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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롯데자이언츠 박세웅에게서 '암흑기 에이스' 손민한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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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롯데자이언츠 박세웅에게서 '암흑기 에이스' 손민한이 보인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6.21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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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박세웅, 패, 패, 패, 패’

요즘 야구 볼 맛 안 나는 롯데 자이언츠 팬들이 푸념처럼 늘어놓는 말이다. 박세웅(22)이 선발로 나올 때만 이길 것 같다는 것. 그 외 선수들은 팬들의 신뢰를 잃었다.

투수는 외로운 직업이다. 마운드에 홀로 올라 많은 타자들과 상대해야 한다. 간혹 포수의 리드가 좋지 않을 때가 있지만 팀의 실점은 고스란히 투수의 책임으로 돌아간다. 특히 선발투수의 투구는 팀 승패와 직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훨씬 막중한 책임감이 요구된다.

▲ 지난 13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에서 투구하고 있는 박세웅.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프로 4년차 박세웅에게는 요즘이 투수로서 외롭게 느껴질 수 있는 시기다. 자신을 제외하고 선발진이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 1선발 브룩스 레일리는 부진의 끝을 보이고 있고 닉 애디튼은 불펜으로 전환됐다. 여기에 송승준은 부상으로 전열에서 빠졌으며 박진형도 불펜으로 내려갔다. 김원중은 최근 3연패 늪에 빠져 있다.

스물두 살 청년에게는 너무나도 무거운 에이스의 책임감. 하지만 박세웅은 보란 듯이 이겨내고 있다. 그는 20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6이닝 7피안타 1실점(비자책) 호투를 펼치며 팀의 10-2 승리를 이끌었다. 벌써 8승(2패)째. 평균자책점도 2.03으로 내리며 이 부문 전체 3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마운드에서 고군분투 하고 있는 박세웅을 보면서 떠오르는 이가 있다. 바로 2000년대 초중반 롯데의 암흑기 시절 에이스 역할을 했던 손민한(42‧은퇴). 당시 성적이 최하위권을 맴돌아 속이 새카맣게 탔던 롯데 팬들에게 손민한은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롯데 암흑기 때 손민한의 포스는 대단했다. 팀이 최하위에 머물렀던 2001년 15승을 따낸 그는 2005년 18승 7패 평균자책점 2.46을 기록하며 리그 MVP에 올랐다. 롯데가 7위에 그쳤던 2006, 2007년에도 손민한은 각각 10승 8패 평균자책점 2.78, 13승 10패 평균자책점 3.34로 제 몫을 했다.

2012년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은 이후로 롯데는 가을야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2010년대 암흑기에 빠진 가운데 박세웅이 홀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수 있다.

야구가 지독히도 풀리지 않는 2017년이지만 롯데 팬들은 박세웅의 쾌투 행진에 희망의 미소를 띠고 있다. 10여 년 전 암흑기 때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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