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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넥센히어로즈 '개그맨' 윤영삼, 이젠 야구로 미소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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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넥센히어로즈 '개그맨' 윤영삼, 이젠 야구로 미소를 드립니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7.06.21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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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NC전 4이닝 무실점 이어 20일 한화전도 1이닝 쾌투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윤영삼(25·넥센 히어로즈)은 2014년 5월 7일 목동 NC 다이노스전만 떠올리면 아찔하다. 1군 데뷔전이었는데 4이닝 11피안타(3피홈런) 6볼넷 4탈삼진 12실점으로 처참히 깨졌다. “그땐 마운드에서 울 뻔 했다. 비가 내려 차라리 다행”이라고 농담하는 웃픈 기억이다.

“NC가 두려웠다”는 고백은 취재진을 수차례 웃게 했다. “에릭 테임즈한테는 도저히 던질 곳이 없었다”, “이호준 선배님은 고양(NC 2군)에서 만날 때마다 괜찮냐, 미안하다 하셨다“, ”(김)준완이 형, (임)정호 형 등 친한 NC 선수들이 더그아웃에서 일부러 자극해 악을 품었다“, "하도 긴장을 해서 온 몸에 알이 배겼더라" 등 걸쭉한 입담으로 좌중을 압도한 윤영삼이다.

▲ 넥센 윤영삼은 1군 2경기 5이닝 무실점으로 서서히 이름을 알리고 있다.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2011년 삼성 라이온즈의 2라운드 13순위로 지명된 프로 8년차 우완 투수 윤영삼은 ‘웃기는 선수’다. 넥센 관계자는 “개그 콘서트에 나가도 손색이 없을 만큼 재밌다”고 귀띔한다. 그간 야구를 못 해 인터뷰할 일이 없었지만 지난 15일 고척 스카이돔 NC전에서 4이닝 59구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고선 주목을 받게 됐다.

20일 대전 원정 한화 이글스전은 큰 의미가 있다. 닷새 전엔 0-5로 뒤진 4회초 2사 1,3루에 마운드에 올랐는데 이번엔 달랐다. 5-6으로 뒤진 8회말 장정석 넥센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그만큼 코칭스태프로부터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뜻. 윤영삼은 양성우, 최재훈(이상 삼진), 오선진(3루수 뜬공) 등 만만치 않은 타자들을 14구 만에 처리했다.

직전 이닝에 마운드에 오른 ‘스타’ 조상우보다 훨씬 잘 던졌다. 안타 3개를 맞고 1실점한 그와 달리 윤영삼은 편안해 보였다. 1135일 만에 밟은 1군 마운드에서 고비를 넘겨서인지 타이트한 상황인데도 ‘칠 테면 쳐보라’는 식으로 과감하게 던졌다. 이날 3안타 불방망이를 휘두른 양성우를 삼진 처리한 장면은 압권이었다.

윤영삼의 목표는 소박하다. “여기(1군)에 오래 있는 것”과 “2차 드래프트로 팀을 옮기지 않는 것”이다. 팔꿈치 내측측부인대(MCL) 파열로 재활이 길었고 2차 드래프트로만 삼성에서 NC로, NC에서 넥센으로 두 차례나 이적했으니 이젠 안정적으로 야구에만 전념하고 싶다는 게 그의 설명. "주변에서 또 가는 거 아니냐고 걱정한다"면서 "넥센에 뼈를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장정석 감독은 “윤영삼에게서 간절함이 보인다. 군대도 다녀왔고 아픈 것도 털었다. 야구만 잘 하면 되는 시기”라면서 “구속은 덜 나오지만 공 끝이 좋다는 게 포수들의 평가다. 잘 하고 싶을 텐데 스스로 기회를 잡으려 하니 기특하다. 마운드에서 즐겨보겠다 한다. 자신감도 보인다”고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윤영삼은 “재활을 열심히 했다. 주변에서 도와주셔서 많이 올라왔다. 부족하지만 후회 없이 던지려 한다”며 “포수 (박)동원이 형, 마정길 코치님께서 공이 괜찮다고 격려해주신다. 140㎞ 언저리의 구속을 끌어 올리고 커브 같은 느린 변화구를 개발하겠다”고 다짐했다.

2경기 5이닝 무실점. 윤영삼의 야구 인생에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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