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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kt위즈 류희운의 씩씩투, 박세웅-심재민 추격은 이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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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kt위즈 류희운의 씩씩투, 박세웅-심재민 추격은 이제 시작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6.22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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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이닝 3실점 데뷔 첫 선발승, 6연패-홈 10연패 끊어낸 값진 1승

[수원=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로 거듭나고 있는 박세웅(22), kt 위즈의 필승 계투 심재민(23). 모두 kt 류희운의 입단 동기다. 조금 늦었지만 류희운이 입단 당시 받았던 기대감을 떠올리게 하는 호투로 김진욱 감독과 kt 팬들을 기쁘게 했다.

류희운은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 홈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91구를 던져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10-3으로 크게 이기며 류희운은 프로 데뷔 첫 선발승을 챙기게 됐다. 6연패와 홈 10연패를 끊어낸 소중한 1승이었다.

▲ kt 위즈 류희운이 22일 롯데 자이언츠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 홈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 3탈삼진 3실점으로 데뷔 첫 선발승을 따냈다. [사진=kt 위즈 제공]

경기 후 류희운은 “데뷔 첫 선발승보다도 홈팬들 앞에서 팀 연패를 끊게 돼 너무 기쁘다”며 “결과보다는 이닝을 채우는 것에 집중했고 한 이닝 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후회없이 던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주권이 선발 등판해야 할 차례였다. 하지만 김진욱 감독은 선발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주권의 보직을 불펜으로 전환했고 이 자리를 메우기 위해 류희운이 시즌 3번째로 선발 등판했다.

앞선 2차례 선발 경험은 좋지 못했다. 2경기에서 8이닝 동안 7피안타(3피홈런) 8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1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구원으로 등판해 4이닝 동안 안타 하나만을 내주고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2패)을 거두며 긴 이닝도 책임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역시 선발 투수라는 옷은 류희운에게 잘 어울리지 않는 옷처럼 보였다. 1회초 크게 흔들렸다. 전날 장외 홈런을 3방이나 날린 롯데 타선의 힘에 긴장했기 때문일까. 류희운은 소극적인 피칭을 펼쳤다. 변화구 위주의 피해가는 승부를 했다. 불안함은 폭투로 이어졌다. 결과는 2피안타 2볼넷 2실점.

2점을 내줄 때까지 던진 22구 중 속구의 비율은 50%(11구)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강민호와 황진수를 상대하며 속구의 비중을 높였고 7구 만에 두 타자를 각각 삼진, 1루수 땅볼로 잡아내고 불을 껐다.

벤치와 포수 이해창이 투구 패턴의 변화를 도왔다. 이는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류희운은 “좋은 리드를 해준 (이)해창이 형과 많은 조언해준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공을 돌렸다.

2회부터 류희운은 안정감을 찾았다. 4회 이우민에게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2회부터 5회까지 안타 3개만을 내줬고 이 또한 모두 산발적이었다. 5회에는 이날 경기 첫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투구를 마쳤다.

▲ 류희운은 이날 호투로 선발진이 무너진 kt 위즈에 희망으로 떠올랐다. [사진=kt 위즈 제공]

91구 중 속구 비율이 63.7%(58구)까지 올랐다. 속구를 중심으로 2회에는 슬라이더, 3회부터는 포크볼을 섞어 던져 효과를 봤다.

kt는 선발 마운드가 붕괴됐다. 라이언 피어밴드와 고영표가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돈 로치는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1군에서 말소된 상황이고 주권은 불펜으로 이동했다. 정성곤과 정대현 등도 기대를 밑돌고 있다.

류희운은 팀 창단과 동시에 심재민과 함께 우선지명으로 가장 먼저 선발된 신인 선수였다. 현재 롯데에서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박세웅보다도 먼저 kt의 선택을 받았다. 하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기량을 펼칠 기회도 제대로 갖지 못했다. 2014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고, 2015년에는 재활에 전념하며 시간을 보냈다.

지난해부터 차츰 기회를 얻기 시작한 류희운의 이날 선발 승리는 kt에 1승 이상의 가치였다. 시즌 초반 강한 선발의 힘으로 순위표 상위권에 자리했던 kt지만 최근 마운드의 연쇄 붕괴로 팀 평균자책점이 5.64까지 떨어진 상황이었다. 10개 팀 중 9위.

어려운 상황 속에 류희운의 호투로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채워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웠다. 로치도 머지 않아 복귀가 예정돼 있어 류희운이 선발 공백을 훌륭히 메워준다면 kt에는 큰 힘이 될 전망이다.

김진욱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혼신의 피칭을 해준 선발 류희운에게 고맙다”며 “1회 스타트가 좋지 않았지만 2회부터 본인의 공을 믿고 자신 있게 던져준 게 좋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4타수 2안타 2득점으로 류희운의 어깨를 가볍게 한 주장 박경수도 “내일부터 원정길에 오르는데 홈에서 연패를 끊고 떠나게 돼 다행”이라며 “선발 희운이가 부담이 컸을텐데 씩씩하게 잘 던져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모두가 한 목소리로 류희운을 칭찬하는 이유. 결과 그 자체보다는 앞으로 활약에 대한 기대감의 표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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