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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가 뿔났다, 오재원 무엇이 마음에 안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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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가 뿔났다, 오재원 무엇이 마음에 안들었나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6.24 0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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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롯데 자이언츠 부동의 4번타자 이대호(35)가 경기 후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그 화살은 두산 베어스의 오재원(32)을 향해 있었다.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두산의 경기. 이대호의 심기를 건드린 장면은 8회초 롯데의 공격에서 나왔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대호가 볼넷으로 출루했고 대타 이우민이 2루수 오재원 방면으로 땅볼 타구를 날렸다.

이대호는 2루를 향해 뛰었고 오재원은 이대호를 태그하며 이닝을 마쳤다.

▲ 23일 경기 후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왼쪽에서 2번째)가 두산 베어스 오재원(가운데)에게 불만 섞인 표정으로 말을 건네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전혀 문제될 게 없어 보이는 장면. 그러나 이대호의 생각은 다른 것처럼 보였다. 이대호는 2루를 밟고 양손을 허리춤에 갖다 대고는 고개를 갸웃 거렸다.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한 행동이었다.

한 가지 추측해볼 수 있는 것은 오재원의 태그 플레이였다. 타구를 잡아낸 오재원은 굳이 이대호와 접촉하지 않고도 2루 송구를 해 아웃을 잡아낼 수 있었다는 것. 야구 규정을 어긴 것도 아니고 크게 비매너라고 볼 수 없는 행동이었지만 2루로 공을 던져 포스 플레이로 이닝을 마쳤다면 더 깔끔할 법한 플레이기는 했다. 다만 그렇다고 문제삼을 수 있는 부분은 결코 아니었다.

경기를 마친 뒤 이대호는 1루 홈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오재원을 불렀다. 오재원이 롯데 선수들이 도열해 있는 3루 측으로 향했고 둘은 잠시 대화를 나눴다.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위기 상으로는 이대호가 오재원을 훈계하는 것으로 보였다. 게다가 오재원이 이대호에게 고개를 숙인 후 돌아가 이러한 가설에 설득력을 실어줬다.

▲  23일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8회초 이우민의 2루 땅볼 때 1루 주자 이대호(왼쪽에서 3번째)를 태그 아웃 시키고 있는 오재원(오른쪽). [사진출처=KBSN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야구 팬들은 경기 후 포털사이트 댓글과 야구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이대호의 행동에 비판을 가하고 있다.

야구에는 불문율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규정 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선수들 간의 기분 상할 일을 줄이기 위한 매너 플레이에 가까운 행동들이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크게 이기고 있는 경기 후반 상황에서 도루를 하지 않는다는 것 등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오재원의 행동에 국가대표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선배 이대호가 한마디 하는 것을 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려울 수 있다. 다만 양 팀 팬들이 모두 보고 있는 가운데, 심지어 중계방송 카메라에도 잡히는 상황에서 상대팀의 선수를 훈계하는 듯한 행동을 보인 것은 잘못이다. 더구나 오재원은 두산에서 주장까지 지낸 베테랑에 속하는 선수다. 자칫 두산 선수들 전체를 위축시킬 수도 있는 행동이었다.

큰 문제없이 마무리됐기에 하나의 해프닝으로 정리되겠지만 두산 팬들 입장에서 무시 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었다. 더욱 조심스러운 대처가 아쉬웠던 행동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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