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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삼킨' 영웅군단, 2015 우승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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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삼킨' 영웅군단, 2015 우승 과제는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1.12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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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첫 우승 도전 실패한 넥센, 마운드와 수비에서 보완 필요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영웅, 우승도전’이라는 짤막한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위대한 도전에 나선 넥센이 끝내 삼성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이미 준우승이 확정됐지만 돌이켜보면 너무나도 아쉬운 순간들이 많았다. 넥센의 2014년 한국시리즈는 ‘눈물의 시리즈’였다.

넥센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 삼성과 경기에서 1-11로 졌다. 선발싸움에서 완패했고 수비 실책이 속출했다. 기대했던 타선도 터지지 않았다.

전날 9회말 투아웃까지 다 잡은 승리를 놓친 후유증이 이날 경기에도 계속됐다. 5차전에서 결정적인 실책을 범한 강정호는 트라우마를 이기지 못했고 오재영과 박병호도 수비에서 집중력이 부족했다. 반면 삼성 야수들은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타구를 처리했다. 수비에서 승부가 갈렸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한국시리즈를 통해 부족한 점을 발견한 넥센은 내년 시즌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과 창단 첫 우승을 향해 다시 뛴다.

▲ 넥센 선발 오재영이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 삼성전 3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채태인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은 뒤 마운드에 주저앉아 있다. [사진=스포츠Q DB]

◆ 토종 선발투수 육성 절실

7차전까지 이어지는 장기레이스를 선발투수 3명만으로 운영하는 것은 역시 무리가 있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5차전까지 3선발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끝내 뚜렷한 4선발 요원을 낙점하지 못했다. 부상으로 돌아온 문성현은 구원 등판을 했고 강속구 투수 김영민도 주로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염경엽 감독은 체력에 부담이 되더라도 잘 던지던 투수들을 계속 기용하길 원했다. 앤디 밴헤켄과 헨리 소사, 오재영 모두 LG와 플레이오프에서 호투를 펼쳤고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의 구상은 소사가 흔들리면서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사흘 간격으로 두 차례 마운드에 올랐던 소사는 4일 쉬고 등판한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2⅔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오재영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7일 3차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던 오재영은 불과 3일 쉬고 올라온 6차전에서 2⅓이닝 4실점(3자책)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다소 무리가 따르더라도 3선발로 시리즈를 마치려 했던 염 감독의 구상은 체력적인 한계를 드러낸 선발진의 부진으로 막을 내렸다. 단기전이면서 장기전이기도한 한국시리즈를 치르기 위해서는 확실한 토종 선발진 1~2명을 키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강정호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 삼성전 4회초 이지영의 땅볼 타구를 떨어뜨리는 실책을 저지른 뒤 모자를 만지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반복되는 실책, 혹독한 훈련으로 극복해야

단기전은 선발투수와 함께 수비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이번 시리즈도 수비에서 여지없이 갈렸다.

2승2패로 맞선 상황에서 치른 5차전은 시리즈 최고의 분수령이 된 한 판이었다. 9회초까지 1-0으로 앞선 넥센은 9회말 삼성의 공격만 막는다면 우승에 1승만을 남겨둘 수 있었다.

하지만 뜻밖의 실책이 넥센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강정호가 삼성 야마이코 나바로의 평범한 땅볼을 놓치고 만 것. 이 실책을 발판삼아 삼성은 넥센에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한 번 삐끗한 수비는 6차전에서 손 쓸 틈도 없이 무너졌다. 3회초 무사 1루에서 김상수의 희생번트 타구를 오재영이 한 번에 잡지 못했고 결국 주자를 살려주고 말았다. 득점 기회를 이어간 삼성은 3회에만 대거 4점을 올렸다.

또 전날 실책을 기록했던 강정호는 이날도 공을 떨어뜨리는 실수를 저질렀다. 그는 0-4로 뒤진 4회초 이지영의 땅볼 타구를 잡았다 떨어뜨렸다. 자신감이 현저하게 떨어져 보였다.

여기에 박병호도 6회 무사 주자 1루에서 김상수의 번트 타구를 처리하지 못하는 실책을 저질렀다.

처리하기 어려운 타구가 아니었기 때문에 투수를 포함한 내야수들의 집중력 부족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대부분 결정적인 순간에서 나온 실책이기에 내년 시즌 이런 실수를 줄이기 위해서는 철저한 이미지 트레이닝과 혹독한 수비 훈련이 필요해 보인다.

◆ 자리 비울 강정호 대체자 마련도 시급

올시즌 후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노리는 강정호를 대신할 선수도 필요하다.

한국시리즈에서는 공수에서 부진했지만 플레이오프까지 강정호의 존재감은 실로 컸다. 정규시즌 타율 0.356 117타점을 기록한 강정호는 유격수 최초 40홈런 고지를 밟으며 맹위를 떨쳤다.

플레이오프에서도 4경기 타율 0.533(15타수 8안타) 2홈런 4타점 5득점을 기록한 강정호는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비록 강정호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넥센 입장에서는 그의 공백을 최소화해야만 내년 시즌 패권을 노릴 수 있다. 타격에서는 윤석민이 대체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수비가 좋은 김지수와 김하성이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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