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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2관왕 상승세, 지긋지긋한 악몽 완벽히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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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2관왕 상승세, 지긋지긋한 악몽 완벽히 잊었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6.25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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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마린보이’가 완벽히 부활했다. 자유형 400m에 이어 200m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박태환(28)이 2관왕에 올랐다.

지난 3년은 박태환 수영 인생에서 악몽 같은 순간이었다. 금지약물 네비도를 투약 받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따낸 6개의 메달이 모두 박탈됐고 1년 6개월의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재기가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이처럼 박태환이 2관왕을 성공하며 성공적인 복귀를 할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었다.

게다가 지난해 도핑에서 적발된 선수는 징계 후에도 3년 동안 대표선수가 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리우 올림픽 출전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중재신청을 하고 국내에서도 법정 다툼을 벌인 끝에 박태환은 리우행 비행기에 올랐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훈련에만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었고 기량회복에도 실패해 100m, 200m, 400m에서 모두 예선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400m 금메달 리스트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 그리고 지난해 말부터 달라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아시아선수권 자유형 4관왕(100m·200m·400m·1500m), 12월 캐나다 윈저 쇼트코스 세계선수권 자유형 3관왕(200m·400m·1500m), 지난달 2017 아레나 프로 스윔시리즈 자유형 3관왕(200m·400m·1500m)을 차지했다.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컨디션 조절 차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도 쾌속질주하고 있다.

박태환은 2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 스타디오 델 누오토에서 열린 세테 콜리 국제수영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6초89로 니클라스 그레인저(1분48초30), 던컨 스콧(이상 영국, 1분48초47)을 제치고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전날 자유형 400m에서 3분44초54로 리우 금메달리스트 가브리엘 데티(이탈리아, 3분45초88), 동메달리스트 맥 호튼(호주, 3분47초58)을 제치고 정상에 올라던 박태환은 대회 2관왕을 차지했다.

로마 악몽을 떨쳐 냈다는 것도 큰 의미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 한 뒤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자유형 200m, 400m, 1500m 모두 예선탈락했다.

박태환의 이날 기록은 시즌 세계랭킹 공동 10위에 해당하는 결과다. 아직 세계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올림픽에서 한 종목에서도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반등이다.

트라우마를 극복한 박태환은 2관왕에 오르며 다음달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을 앞두고 기분 좋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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