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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의 진화' 3연성 쌓을 때와 이렇게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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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의 진화' 3연성 쌓을 때와 이렇게 달랐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1.12 2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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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통합 4연패] 외국인 잔혹사 청산-5월부터 일찌감치 독주-팀 도루 1위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최강삼성’이란 응원 구호가 부끄럽지 않다. 삼성이 33년 프로야구 역사에 전무한 통합 4연패를 이뤄냈다.

삼성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선발 윤성환의 6이닝 1실점 호투와 초반부터 타오른 방망이의 힘을 앞세워 11-1 대승을 거두고 대미를 장식했다.

1985년 전·후기 통합 우승 포함 통산 8번째 우승을 차지한 삼성은 이제 타이거즈(해태+KIA)가 세운 10번의 우승을 뛰어넘기 위해 질주할 것이다. 2010년대 들어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4번이나 정상을 차지한 그들은 매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2014년의 삼성은 지난 3년의 삼성과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여름이 돼야 힘을 내던 삼성은 2014년에는 5월 중순부터 독주 채비를 갖추고 승수를 쌓았다.

◆ 외인 잔혹사 청산, 복덩이 3인방 

류중일 감독은 우승 후 가진 인터뷰에서 "그동안 외국인 선수 복이 없었는데 올해는 덕을 봤다“며 ”마틴, 밴덴헐크, 나바로가 잘해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 3연패를 하는 동안 외국인으로 크게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11년에는 라이언 가코와 카도쿠라 켄이 낙제점을 받았다. 류 감독은 “나는 믿을 거야, 가코 믿을 거야”(나믿가믿)라고 외치며 신뢰를 보였지만 58경기에서 0.243, 1홈런 28타점으로 낙제점을 받았다. 2010년 14승을 거뒀던 카도쿠라 역시 무릎 부상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접었다.

2012년 상황은 나았다. 미치 탈보트와 브라이언 고든이 삼성의 2연패에 힘을 보탰다. 탈보트는 14승3패,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하며 류 감독을 미소짓게 했다. 또 다른 투수 고든도 25경기에서 11승3패, 평균자책점 3.94의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에는 릭 밴덴헐크만이 제몫을 했다. 기대를 모았던 아네우리 로드리게스는 일찌감치 방출됐고 대체로 들어온 에스마일린 카리다드(등록명 카리대)는 ‘역대 최고의 먹튀’라는 평가를 받으며 짐을 쌌다.

▲ [잠실=스포츠Q 노민규 기자] 나바로는 정규시즌에서 톱타자로 맹활약을 펼쳤을 뿐만 아니라 한국시리즈에서도 4홈런을 몰아치며 MVP를 수상했다.

이번엔 달랐다. 2루수 야마이코 나바로는 정규리그에서 0.308, 31홈런 98타점으로 만점 활약했고 외국인 선수로는 2001년 타이론 우즈(두산) 이후 13년만에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한국 무대 2년차를 맞은 밴덴헐크는 한층 성숙한 기량으로 13승4패, 평균자책점 3.18의 호성적을 남겼다. 개막 후 다소 늦게 합류한 J.D 마틴 역시 밴덴헐크, 장원삼, 윤성환과 함께 막강 선발진을 구축했다.

◆ ‘여름성’? 5월부터 독주 채비 

‘여름성’. 삼성을 일컫는 말이다.

한국에서 가장 무더운 대구를 홈으로 쓰는 그들은 기온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힘을 낸다. 무더위에 지쳐 다른 팀들이 처지기 시작할 때 삼성은 연승을 거둔다. 야구계 사람들이 ‘매미가 울기 시작하면 삼성이 올라갈 때가 됐다’라고 말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삼성은 2011년에는 6월28일, 2012년에는 7월1일에 선두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2011, 2012년보다 훨씬 이른 5월14일 처음으로 1위에 올랐지만 시즌 종료 시점까지 LG, 넥센과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였다.

올해는 달랐다. 지난 5월16일 1위에 올라선 이후 단 한 차례도 선두를 빼앗기지 않았다. 시즌 중반에는 2위 그룹(넥센, NC)과 격차를 7경기 반까지 벌리기도 했다. 무난한 질주가 예상됐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위기가 찾아왔다. 시즌 막판 5연패에 빠지며 2위 넥센의 거센 추격을 받았다. 다행히 봄부터 벌어놓은 승수 덕에 무사히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수 있었다. 2014년의 삼성은 ‘초여름성’이었다.

◆ ‘거포 군단’ 삼성, 뛰기도 잘 뛴다 

▲ 김상수는 53번이나 베이스를 훔치며 삼성의 발야구를 주도했다. 삼성은 161도루로 팀 도루 1위에 올랐다. [사진=스포츠Q DB]

이만수, 김성래, 이승엽, 심정수, 최형우...

삼성 출신으로 홈런왕에 오른 거포들이다. 이들 외에도 양준혁, 마해영, 찰스 스미스 등이 30홈런 이상을 거뜬히 때려내던 선수들이었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때리는 야구, 화끈한 야구의 이미지가 강한 팀이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최형우(0.356)를 필두로 박한이(0.331), 채태인(0.317), 박석민(0.315), 이승엽(0.308), 나바로(0.308)가 3할을 넘겨 역대 최다인 6명의 3할 타자들을 배출했다. 팀 홈런 역시 넥센(199홈런)에 이은 2위(161홈런)에 올라 공격 야구를 보여줬다.

삼성은 여기에 ‘발야구’를 더했다. 2011년 팀 도루 1위(158개)로 정상에 오른 후 삼성은 2012년 125개(4위), 지난해 95개(8위)로 점차 기동력을 잃었다. 이번 시즌에는 톱타자 배영섭이 경찰청으로 입대했고 특급 대주자 강명구도 부상으로 이탈해 더욱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김상수가 53번이나 베이스를 훔치며 삼성 선수로는 최초로 도루왕에 올랐고 박해민이 36개, 나바로가 25개를 기록하며 팀 도루 1위(161도루)에 올랐다. 적극적인 주루는 득점력 증대로 나타났다. 삼성은 지난해(669점)보다 138점이나 많은 807점을 뽑았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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