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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또 피홈런, 좌타에 작아지는 끝판대장 원인은 변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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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 또 피홈런, 좌타에 작아지는 끝판대장 원인은 변화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6.28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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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 대비 슬라이더-체인지업 피안타율 급상승, 변화구 사용 늘어난 것도 원인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끝판 대장이라는 별명이 무색해지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오승환(35)이 또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좌타자만 만나면 흔들리고 있다.

오승환은 2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017 메이저리그(MLB) 방문경기에서 팀이 5-4로 앞선 9회말 등판, 동점 솔로 홈런을 맞고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올 시즌 3번째.

또 좌타자에게 한 방을 허용했다. 이번에도 변화구가 문제였다.

오승환은 MLB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 6승 3패 19세이브 평균자책점 1.92 이닝당 출루허용율(0.92)로 특급 세이브에 가까운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1승 4패 16세이브 3.75을 기록 중이다. WHIP는 1.36으로 평범한 선발투수들과 별 차이가 없다. 참고로 3승 6패 평균자책점 4.30의 성적을 보이는 류현진(LA 다저스)의 WHIP 1.40과도 큰 차이가 없다.

좌타자 피안타율이 크게 높아진 것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오승환의 좌타자를 상대 피안타율은 0.176에 불과했다. 오히려 우타자(0.201)보다 강했다. 그러나 올 시즌엔 0.338까지 치솟았다. 올해도 우타자에게는 0.203으로 강하다는 것을 봤을 때 좌타자에 고전하면서 성적이 나빠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원인은 위력이 줄어든 변화구에서 기인한다. 피안타율이 크게 높아졌다. 슬라이더(0.167→0.315), 체인지업(0.190→0.350). 이 중에서도 슬라이더의 문제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슬라이더의 비율이 체인지업에 비해 월등히 높기 때문.

오승환은 지난해에는 좌타자를 상대로 속구와 함께 무릎 밑으로 떨어지는 종 슬라이더를 구사해 효과를 봤다. 하지만 올해는 슬라이더가 횡으로 움직이며 좌타자를 상대로 쉽게 사용할 수 없게 됐고 체인지업을 사용하다가 장타를 맞는 일이 잦아졌다.

이닝 선두타자 데이비드 페랄타를 상대로 초구 커브를 던진 오승환은 연속으로 속구를 던져 1-2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아냈다. 하지만 4구째로 던진 체인지업이 바깥 쪽 높은 코스에 제구됐고 페랄타가 이를 놓치지 않고 밀어쳐 홈런을 만들었다. 시즌 6번째 피홈런이다.

제구가 잘 되지 않은 것도 아쉬웠지만 구종 선택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앞서 속구에 페랄타가 헛스윙하며 타이밍을 잡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기 때문.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는 올 시즌 오승환에게 변화구를 요구하는 빈도가 잦아졌다. 그러나 이는 좋은 결과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오승환은 이후 뜬공 3개로 이닝을 마쳤지만 팀은 연장 10회말 애리조나에 실점하며 5-6으로 졌다.

변화구의 위력을 한순간에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 볼 배합 변화에 대해 다시 한 번 고심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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