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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옥자' 호평 후기 일색? 봉준호·안서현이 만들어낸 '현실 동화', 꼭 봐야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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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옥자' 호평 후기 일색? 봉준호·안서현이 만들어낸 '현실 동화', 꼭 봐야하는 이유는?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7.06.29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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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자 리뷰 UP&DOWN

UP
- 믿고보는 봉준호의 연출력, 이번에도 '해냈다'!
- 미자 그 자체, 아역배우 안서현의 발견
- 아름다운 영상미와 소녀·동물의 관계, 지브리 애니메이션 같다구요?

DOWN
- 다 좋은데… 볼 수 있는 상영관 어디 있어요?

[사진 = 영화 '옥자' 포스터]

[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영화 산업의 존폐론까지 불거지게 만들었던 넷플릭스 투자 제작의 '옥자'. '옥자'가 드디어 극장에서 개봉을 통해 관객을 만난다. '옥자'의 정체부터 칸 영화제에서의 논란, 국내 멀티플렉스들의 보이콧 등 개봉 전부터 이슈몰이를 했던 영화 '옥자'다. 그렇다면 영화 '옥자'는 기대 만큼의 수작일까?

'대작' 영화들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감은 때로 부담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 '기대만큼 아니다'라는 평가를 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옥자'는 해외 언론은 물론 국내 언론에서도 호평 후기 일색이다. 그렇다면 이토록 많은 이들이 '옥자'를 호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봉준호의 세상을 보는 시니컬함, 유쾌한 연출… '옥자'에도 있다

봉준호는 평단의 호평과 대중들의 호평을 모두 얻은 몇 안되는 영화 감독이다.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감독인 봉준호는 영화를 통해 아이러니한 현실을 유쾌하게 풍자해왔다. 

이번 '옥자'에서도 사회를 보는 봉준호의 시니컬한 시각을 엿볼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우리 삶을 지배하는 현재, '동물식 축산업'이라는 복잡한 문제를 봉준호는 소녀 미자와 슈퍼돼지 옥자의 관계를 통해 풀어낸다. 다소 동화 같을 수 있는 미자와 옥자의 우정 이야기는 현실을 교묘하게 비튼 '미란도 기업'과 옥자를 둘러싼 인간의 욕심과 대비되며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옥자' 틸다 스윈튼, 안서현 [사진 = 영화 '옥자' 스틸컷]

봉준호는 영화 '괴물'에서 시스템의 부재, 사회의 부조리함을 한강에 괴물이 나타났다는 비일상적인 사건으로 꼬집었다. 한강의 괴물이라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국가와 시스템은 부재했고 생존하기 위해 선량한 개인들은 고군분투한다. 

영화 '옥자' 역시 선량한 개인인 미자가 거대 자본주의의 부조리함과 몰인간성에 맞서 싸우는 영화이다. '괴물'이 처절한 괴물들과 주인공들의 싸움으로 사회의 부조리함을 꼬집었다면 '옥자'는 아름다운 미자와 옥자의 사랑 이야기로 자본주의 사회의 비인간성을 폭로한다.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녹여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봉준호의 '이야기꾼' 기질은 이번 '옥자'에서도 발휘되며 관객들에게 감동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한다.

# '옥자'의 발견은 안서현, 눈빛이 잊혀지지 않아

'옥자'는 할리우드 스타 스티븐 연, 틸다 스윈튼, 제이크 질렌할의 합류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쟁쟁한 배우들 만큼이나 화제를 모은 작은 소녀가 있다. 바로 아역배우 안서현이다.

안서현은 영화 '하녀', '몬스터' 등 다양한 작품으로 꾸준히 연기 활동을 해왔다. 그런 안서현이 영화 '옥자'에서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압도적인 에너지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안서현의 강점은 눈빛이다. '옥자' 속 미자의 강인함이 담겨있는 안서현의 눈빛은 봉준호의 전작 '괴물'의 배두나를 떠올리게 한다. 유독 강한 여성 캐릭터를 사랑하는 봉준호 감독인 만큼 이번 '옥자'에서도 안서현이 맡은 미자는 마치 슈퍼 히어로 같은 강인함을 뽐낸다.

'옥자'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안서현 [사진 = 스포츠Q DB]

어린 소녀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지킴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옥자'에서 안서현은 옥자를 지켜내는 슈퍼히어로 면모를 뽐내며 감독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안서현은 2100:1의 경쟁률을 뚫고 '옥자'에 캐스팅 됐다고 알려졌다. 봉준호 감독은 '옥자' 인터뷰에서 "2100:1은 잘못된 정보다. 200여명의 아역 배우들과 오디션을 가졌다. 물론 안서현 배우는 오디션 전부터 꾸준히 봐온 배우다"라고 말했다. 

2100:1이던 200:1이던, 숫자는 상관 없을 것이다. 안서현의 눈빛은 극장을 방문한 당신의 심장을 저격하기에 충분하다.

# 봉준호의 첫 '러브스토리', 미야자키 하야오의 지브리 애니메이션 떠올라

봉준호는 '옥자' 제작 보고회 당시 '옥자'를 러브스토리라고 표현했다. 그동안 다소 어두운 주제의 영화들을 만들어 온 탓일까? '옥자'가 봉준호 최초의 러브스토리라는 말은 영화 팬들의 궁금증을 더욱 불러일으켰다.

영화 '옥자'는 옥자와 미자의 종을 초월한 우정, 거대 자본주의 권력과 싸우는 고결한 미자의 모습 등을 보여준다. 산골 소녀 미자는 옥자를 구하기 위해 강원도 산골을 떠나 미국 맨하탄으로 향한다. 옥자를 구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옥자'의 이야기는 일반적인 성장 서사다.

영화 '옥자'는 소녀의 성장을 동화적 연출로 다뤘다는 점에서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떠오르게 한다. [사진 =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모노노케히메'(원령공주) 포스터]

지브리 애니메이션은 소녀의 모험과 성장을 소재로 다룬 영화가 많았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치히로는 집을 떠나 기묘한 모험 끝에 부모님을 구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간다.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에서는 숲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여주인공 산의 강인한 면모가 돋보인다.

영화 '옥자'를 보고 지브리 애니메이션이 떠오르는 이유는 강인한 소녀의 성장기를 다뤘기 때문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알렉사 65 카메라를 사용해 아름다운 화면을 담고자 노력했다는 봉준호의 '영상미 집착'은 지브리의 아름다운 동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 정말 다 좋은데… 아쉬운 건 '상영관 수' 뿐?

매력이 가득한 영화 '옥자'. 그러나 아쉬운 점은 분명 존재한다. 인터넷 스트리밍 사이트 넷플릭스 투자로 제작이 된 '옥자'인 만큼 국내에서 멀티플렉스는 '옥자'의 극장 상영을 반대하고 있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세 극장에서 '옥자'를 볼 수 없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옥자'는 서울 대한극장, 서울극장, 씨네큐브 등 소수의 극장에서만 개봉한다. 지방에서도 멀티플렉스가 아닌 소규모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그런 만큼 영화 팬들이 집 근처 극장이 아닌 '옥자'를 보기 위해 먼 극장까지 원정을 떠나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물론 '옥자'를 넷플릭스를 통해 볼 수도 있다. 넷플릭스는 한달 만원 안팎의 금액으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휴대폰과 컴퓨터 모니터의 작은 화면으로 영화 '옥자'를 보는 것보다 극장의 생생한 영상미를 원하는 관객들이 더 많다.

영화 외적인 논란이 많았던 '옥자'다. 개봉 이후에는 영화 자체로 평가받을 수 있을까? 영화 팬들의 숱한 호기심을 낳았던 영화 '옥자'는 29일 넷플릭스와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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