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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효진, 승리해도 웃을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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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효진, 승리해도 웃을 수 없는 이유?
  • 신석주 기자
  • 승인 2014.03.05 2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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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흥국생명전 승리의 주역 현대건설 양효진

[수원=스포츠Q 신석주 기자] 양효진(26·현대건설)은 최고의 만점 활약을 펼치며 소속팀의 5연패를 끊는데 일조했지만 웃을 수 없었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일찌감치 사라졌기 때문이다.

양효진은 5일 수원체육관에서 벌어진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20득점을 올리며 3-0 완승을 이끄는 주역이 되며 인터뷰장에 들어왔다. 양효진은 인터뷰장에 들어오자마자 "어, 왜 이렇게 많이 오셨어요?"라는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양효진은 5연패에서 탈출한 기분이 어떠냐는 질문에 "힘들다. 경기에서 승리해도 이상할 만큼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는다. 한 번 떨어진 분위기가 계속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동안 현대건설은 플레이오프의 단골이었다. 하지만 올시즌 일찌감치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양효진에게는 상당히 낯선 순간이다

▲ [수원=스포츠Q 이상민 기자] 양효진이 수원체육관에서 6일 벌어진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속공을 펼치고 있다.

양효진은 "그동안 플레이오프에 못 나간 것이 세번째인데 올해는 특히 힘들다"며 "한동안 계속 진출하다보니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탈락하고 나니 남은 시즌 기간이 너무나 어렵다. 분위기도 계속 다운되고 선수들도 분위기에 휩쓸려 좋은 결과를 만들지 못한다"고 말했다.

패배가 익숙해지는 것 같은 지금 상황이 싫다고 말하는 양효진은 "성적이 계속 안 나오니까 너무 힘들다. 계속 이기다보면 내가 못해도 묻혀 갈 수 있는데 잘하는 데도 지면 내가 더 잘해야 이긴다는 이상한 부담감이 생긴다"며 "이기고 있는 경기를 해도 계속 질까봐 불안해 하는 마음도 크다"고 말했다.

양효진은 팀 성적은 좋지 않지만 개인 성적만큼은 리그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양효진은 현재 블로킹, 공격, 속공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기록이라는 것은 한 경기 한 경기 잘 하다보면 달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연연해하지 않는다. 전 리그를 길게 보고 하는 것보다 오늘 경기에서는 이만큼 하면 되겠다는 목표로 게임에 임한다"고 말한 양효진은 "목표에 대해 너무 크게 하면 경기가 다 끝나고 '왜 세트 당 블로킹이 1개가 안 되지?'라고 후회하게 된다. 지금도 목표는 잊고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수줍게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양효진은 시즌 100번째 블로킹을 성공했다. 올시즌 블로킹 부분에서 2위와 30여개 차이가 날만큼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는 그에게 블로킹에 대한 비결을 물었다.

양효진은 "다들 키를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만약 키가 중요했다면 전 노력을 안해도 됐다. 하지만 키만 가지고는 안된다. 위치, 타이밍 모두 중요하기 때문에 그만큼 노력이 필요하다"며 "노력을 안 하면 바로 티가 나는 스타일이라서 항상 스스로 자만하지 않고 더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얼렁뚱땅해서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무엇이든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chic423@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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