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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바르셀로나 레전드 매치] 박지성-다비즈 자존심 대결, 진지해서 더욱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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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바르셀로나 레전드 매치] 박지성-다비즈 자존심 대결, 진지해서 더욱 빛났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7.01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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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소속의 박지성(36)은 두려울 게 없었다. 박지성이 현역 시절 영광의 기억으로 남아 있는 바르셀로나 홈구장 캄프 누를 다시 한 번 원 없이 누볐다.

박지성은 1일(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열린 맨유와 바르셀로나의 레전드 매치에 선발 출전해 여전히 왕성한 활동량을 과시하며 1도움을 기록, 맹활약했다.

박지성의 분전 속에 맨유가 바르셀로나의 레전드를 3-2로 꺾었다.

바르셀로나와 캄프 누는 박지성에게 특별한 기억이다. 박지성이 마지막으로 이곳에서 경기를 치른 것은 2008년 4월 2007~200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당시 맨유는 방문경기를 득점 없이 비기고 홈에서 폴 스콜스의 통렬한 중거리포 덕에 1-0으로 승리했다. 박지성은 2경기 내내 바르셀로나 에이스 리오넬 메시를 괴롭히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활약에도 첼시와 결승에서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은 박지성을 스쿼드에서 제외시켰다. 이는 박지성에게는 물론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충격적이었다.

물론 퍼거슨에게도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퍼거슨은 지난 3월 맨유 공식 채널인 MUTV와 인터뷰를 통해 당시 박지성을 제외했던 것을 두고두고 후회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지성은 9년 2개월 만에 캄프 누를 찾았다. 선발 출장으로 피치를 밟았다.

박지성의 캄프 누 방문은 맨유로서도 반가운 기억이었다. 경기 전 맨유는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오랜 만에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는 박지성의 맨유 시절 활약을 떠올리게 하는 여러 장의 사진을 올리며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레전드 매치였지만 ‘진지왕’ 박지성에게 모든 경기는 다 똑같았다. 이벤트 경기임에도 최선을 다했고 이러한 면이 오히려 더욱 향수를 불러일으키게 만들었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박지성과 에드가 다비즈의 매치업이었다. 박지성은 오른쪽 측면 수비를 맡았고 다비즈는 바르셀로나의 왼쪽 측면 공격으로 나섰다. 열정과 활동량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다비즈는 경기 초반부터 의욕적으로 공격에 나섰지만 박지성이 걸림돌이 됐다.

다비즈가 공격 작업을 전개하려고 할 때마다 번번이 박지성에게 막혔다. 이벤트 경기임에도 자존심이 상한걸까. 전반 막판에는 모처럼 공격에 나선 박지성을 다비즈가 강하게 마크했다. 다비드가 몸을 날려가며 막아섰지만 박지성은 넘어진 뒤에도 곧바로 일어나 돌파를 시도했다. 이벤트 경기 답지 않은 치열한 다툼에 관중들은 둘에게 박수를 보냈다.

호나우지뉴와 충돌은 웃음을 자아냈다. 바르셀로나의 공격 작업을 이끌던 호나우지뉴는 박지성과 경미한 충돌 후 과장된 액션을 펼치며 넘어졌다. 박지성은 헐리우드 액션이라는 듯한 억울한 표정을 지었고 호나우지뉴도 웃으며 박지성과 대화를 나눴다.

공격에서는 여전히 이타적인 면을 내보였다. 전반에는 몇 차례 공격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동료들에게 넘겨줬지만 깔끔한 마무리로는 연결되지 못했다. 후반엔 달랐다. 1-0으로 앞서가던 후반 12분 박지성이 오른쪽 측면에서 페널티 지역 정면으로 패스를 찔렀다. 카렐 포보르스키가 밀어 넣어 맨유는 2-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맨유와 바르셀로나의 레전드들은 이후 한 골씩을 더 주고받았고 경기는 3-1 맨유의 승리로 끝났다.

지난달 열린 마이클 캐릭 헌정경기에서 현역 못지않은 기량을 뽐냈던 박지성은 이날 경기에서도 돋보이는 플레이를 펼쳤고 많은 관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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