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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상대로 '합천 인질극', 24시간만에 자수...그 인면수심 사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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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상대로 '합천 인질극', 24시간만에 자수...그 인면수심 사례는?
  • 정성규 기자
  • 승인 2017.07.05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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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정성규 기자] 24시간 만에 막을 내린 합천 인질극.

경남 합천군 황매산터널에서 ‘전처를 불러달라’고 요구하며 초등생 아들을 상대로 '엽총 인질극'을 벌였던 40대 남성이 총기를 버리고 경찰에 자수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5일 경남경찰청은 오후 4시께 A(41)씨가 무장을 해제한 상태로 차 밖으로 나와 설득작업을 벌여온 현장의 경찰에 투항했다. 경찰은 A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미성년자약취유인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A씨는 4일 오후 10시20분께 인질로 잡고 있던 초등생 아들(9)을 풀어줬으나 '이혼한 전처를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하며 엽총을 10차례 가량 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대 교수와 경찰수사연구원 교수, 광역수사대 협상요원 등 6명이 A씨를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무장을 해제하고 자수했다"며 "A씨가 쏜 탄환으로 차량 일부에서 피해가 있지만 부상자는 없다"고 말했다.

A씨의 전 부인은 4일 오후 합천에 도착했으나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우려해 A씨와 만나지 않도록 만류했다.

접근 시 자살하겠다고 위협한 A씨는 밤새도록 엽총을 자신의 가슴에 겨눈 채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차량 주변에 특공대 등 231명의 경력을 배치해 이틀째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왔다.

앞서 A씨는 지난 4일 오전 9시30분께 경남 고성의 초등학교에 있던 아들을 데리고 나와 자신의 트럭에 태운 후 오전 10시23분께 진주의 한 지구대에 보관 중이던 엽총을 갖고 나와 합천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유해조수포획단원이어서 엽총을 소유할 수 있었다.

A씨는 전 부인과 자신의 집에서 전화로 말다툼을 벌인 후 "아들과 함께 죽을 것"이라는 문자메시지를 자신의 어머니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어머니와 아들 담임교사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해 합천군 황매2교 인근에서 A씨의 트럭을 막아서자 A씨는 "전처를 데려오지 않으면 아들과 같이 죽을 것"이라고 위협하며 오후 5시께부터 인질극을 벌여왔다.

경찰은 A씨가 아들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인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인질극에서 자신의 가족, 그것도 자녀의 생명을 걸고 협박하는 ‘인면수심’의 인질 사건은 매우 드물다.

국내에서는 2009년 7월 대전서 아내와의 재결합을 위해 친자식을 내세워 인질극을 벌인 사건이 발생했다. 합천 인질극과 닮은 것은 친아들이 인질이라는 점. 당시 보도에 따르면 30대 B씨는 이혼수속 중인 아내에게 다시 합칠 것을 요구하다 뜻대로 안 되자 휘발유 40리터를 사들고 와 “애들에게 뿌리고 같이 죽겠다”며 아내를 협박했다.

경찰은 심야 대치 끝에 경찰특공대가 인질극 현장인 B씨 집 화장실 창문을 뜰고 들어가 B씨를 제압해 체포했다. B씨는 아내와 2000년 결혼해 10살과 9살인 딸 둘과 6살 아들을 두고 지내던 중 성격차이 등으로 범행 두 달 전 가정법원에 협의이혼을 신청, 수속을 밟고 있던 중이었다.

해외에서는 2013년 미국 LA 인근 산타모니카 시에서 장모와 아들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이던 40대 남성이 자살을 선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남성은 부부싸움 끝에 앙심을 품고 86세 된 장모와 15세 아들을 상대로 총기 인질극을 벌이다, 대치 끝에 경찰특공대가 급습하기 전 자신만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으로 인질극을 끝냈다.

2008년 12월엔 역시 미국에서 유명 아역배우 출신 남성이 아들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이다 경찰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LA 동부 엘몬테 시에서 아역배우 출신의 매뉴엘 베니테즈가 한 중국식당에서 6세 된 아들을 인질로 잡고 경찰과 대치극을 벌이다 경찰과의 총격전 도중 총에 맞아 현장에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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