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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구Q] '살림남2' 이외수, 위암-폐기흉-유방암 극복 후 아내 위해 앞치마 두른 72세 소설가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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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구Q] '살림남2' 이외수, 위암-폐기흉-유방암 극복 후 아내 위해 앞치마 두른 72세 소설가의 매력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7.07.0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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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류수근 기자] 이외수는 첫 등장부터 색달랐다. 컬러풀한 점퍼와 모자를 쓰고 들판에서 휴대폰으로 포켓몬을 잡는 모습으로 첫선을 보였다. 역시 SNS 대통령이라고 불릴 만했다.

5일 밤 방송된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2')에서는 새로운 살림남 멤버로 소설가 겸 감성마을 주민 이외수가 처음 등장해, 자신만의 좌충우돌 욜로(YOLO) 살림법을 선보였다. 

현재 강원도 화천에 거주하고 있는 이외수는 방송 시작부터 "자취 13년" 경력을 강조하며 살림에 자신만만함을 보였다. 하지만 금세 살림 천연남의 허당스러운 모습으로 바뀌어 큰 웃음을 선사했다. 

소설가 이외수 [사진=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방송 캡처]

이외수는 1975년 등단해 그동안 41권의 저서를 출판했고 800만부를 판매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유명 작가다. 거기에 SNS 팔로워가 수백 만명에 이를 정도로 SNS를 이용한 독자와의 소통으로 SNS대통령이라는 명성을 얻었다. 

이외수는 자연과 어우러진 큰 집에서 살고 있었다. 예술성이 묻어나는 외관의 집이었다. 이외수는 집 앞에서 30년 된 장독대라며 자랑을 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쓸 만한 된장이 보이지 않았다. 허당 요리사의 기운은 이때부터 느껴졌다.      

이외수는 72세에 앞치마를 두르고 부엌에 섰다. 예전같지 않은 아내를 위해서였다.

그러나 첨단 SNS대통령의 이미지와는 달리 살림은 너무나 서툴렀다. 부엌에 들어서본 지가 아주 오래된 듯 보였다. 냄비를 못찾고 가스불도 못켜고 전기밥솥도 열 줄 몰랐다. 메추리알을 삷는데도 고전했다. 칼질은 위태로웠다.  

아내를 위해 아귀탕을 만들고 있는 신인 살림꾼 이외수 [사진=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방송 캡처]

하지만 아내를 향한 사랑은 그윽하게 깊었다. 이날 방송에서 처음으로 시장에 장을 보러 나선 이외수는 아픈 아내를 위해 아구를 사다가 첫 요리인 아귀탕에 도전했다. 아내가 중요한 조리 과정은 다 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부인 전영자 씨는 남편이 어이 없는 실수를 해도 낯빛이나 말투 한 번 흐리지 않고 "글쓰는 사람이에요"라고 이해하며 일일이 조곤조곤 가르쳤다. 그러면서 남편이 서툰 솜씨에도 작은 결과라도 내면 "기특하네!"를 연발했다.

세상 이치에는 밝아도 세상 물정에는 어두운 이외수. 그러나 "용돈이 부족한 것만큼은 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요리 도중 하모니카를 꺼내 불며 "즐겁게 요리를 하면 음식이 더 맛있어지지 않을까"라는 자신만의 괴짜 요리법도 선보였다.  

이외수 작가의 아내 전영자 씨는 미스 강원 출신이다. [사진=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방송 캡처]

이외수가 이처럼 살림에 익숙치 않은 이유는 아내 전영자 씨가 그동안 남편이 소설가로서 글쓰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뒷바라지 해 왔기 때문이다.

아내의 남편에 대한 배려는 엄마 품처럼 넓었다.  이외수의 서툰 칼질에도 "진짜 셰프처럼 잘한다"며 아이같은 남편의 기를 살려주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전영자씨는 남편의 서툰 살림 걸음마를 지켜보며 "혼자 있을 때가 없겠지만 모를 일이잖아요. 혼자 살아갈 수 있는 법을 더 많이 가르쳐줄 것"이라고 남편을 향한 애틋한 정을 드러냈다.

전영자 씨는 미스 강원 출신으로 23살의 꽃다운 나이에 이외수와 결혼했다. 올해로 41년을 해로하고 있다.  

이날 '살림남2'에 등장한 이외수는 헤어스타일이 낯설었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긴 머리가 짧은 머리로 바뀌어 있었다. 병마와 오래 싸운 탓이었다. 

이외수 작가는 3년간 긴 병마와 싸웠다고 밝혔다. [사진=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방송 캡처]

이외수는 그간의 투병생활을 설명했다. 먼저 위암판정을 받고 위 절제수술을 했고, 폐기흉으로 세 번의 수술도 받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폐기흉 극복 후에는 유방암까지 생겼다고 했다.

병마와 싸운 3년이었다. 그간 20kg이나 빠졌지만 투병생활 중에도 집필을 멈추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인 전영자 씨는 "(위 절제술로) 다 도려냈다는 얘기를 듣고 나도 쇼크를 받았다"며 남편 없는 세상을 어떻게 살까 막막했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병마를 이겨낸 남편에 감사하며 메추리알을 비롯, 소식으로 짜여진 식단을 정갈하고 푸짐하게 차렸다. 

41년 세월을 함께한 이외수 - 전영자 씨 부부 [사진=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 방송 캡처]

이외수의 아내를 생각하는 마음도 돋보였다. 아내가 심장도 안 좋고 콩팥도 안 좋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너무 무관심하지 않았나"라며 앞으로는 살림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날 첫 출연이었지만 병마를 이겨내고 건강을 회복해 제 2의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이외수의 건강하고 행복한 일상은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과 따뜻한 감동을 함께 선사했다.

햇병아리 살림남 이외수의 좌충우돌 살림도전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 살림과 관련한 예측 불허의 일들이 펼쳐지는 동시에 행복한 황혼 부부상도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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