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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프로야구 전반기 이슈 결산] ⑧ 결국 투자가 답? '3년째 불통'인 kt위즈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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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프로야구 전반기 이슈 결산] ⑧ 결국 투자가 답? '3년째 불통'인 kt위즈 마법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7.1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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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결국 투자가 답일까. ‘마법사 군단’ kt 위즈의 마법이 3년째 통하지 않고 있다. 시범경기부터 정규시즌 초반까지는 무서운 돌풍을 달리다가도 조금만 지나면 제자리를 찾아가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13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을 9-8로 승리하며 가까스로 8연패 사슬을 끊었지만 kt는 부동의 꼴찌다. 28승 56패 승률 0.333. 3연전을 기준으로 한 번밖에 이기지 못하는 야구를 하고 있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두산 베어스와 격차는 15.5경기. 현실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렵기 때문에 일찌감치 내년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 피어밴드(왼쪽)는 선발진에서 제 몫을 해내고 있지만, 고영표(오른쪽) 등 나머지 투수들은 기대 이하의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사진=kt 위즈 제공] 

허나 KBO리그(프로야구) 막내 구단으로서 2년차까지는 어느 정도 용인될지 몰라도 3년차인 올해까지 압도적인 꼴찌에 머문다면 야구팬들은 더 이상 kt에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낼 수 없을 것이다.

kt의 2017시즌 몰락은 오프시즌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2013년 두산을 이끌고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던 김진욱 감독을 새 사령탑에 앉혔지만 거물급 FA(자유계약선수)를 단 한 명도 잡지 못했다. 특히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는 공개적으로 관심을 표현했지만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외국인 선수의 영입도 ‘특급’과는 거리가 있었다.

마운드와 타선 모두 주전들 간 나이차가 큰 것도 kt가 올 시즌 고전한 이유에 속한다. 이진영, 유한준, 이대형 등 30대 중반을 넘어가는 선수들이 중심을 잡아주고 있고, 20대 중반이 채 되지 않은 선수들이 그 뒤를 따라가는 모양새다. 다시 말해 베테랑과 영건들을 이어주는 ‘실력 있는’ 중간층이 없다는 게 뼈아프다. 특히 kt 투수들은 3년째 많은 기회를 부여받고 있음에도 경험 부족을 드러내고 있다.

팀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영건들이 많지만 kt 선수단의 평균 연령은 28세로 높은 편이다. 평균 연차도 8.4년으로 리그 평균 7.36년보다 높다. 전성기가 지난 베테랑 선수들이 많기에, 2~3년 뒤엔 리빌딩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 6월 28일 한화 이글스와 원정경기에서 승리한 뒤 하이파이브 하고 있는 kt 선수들. 후반기에는 자주 웃을 수 있을까. [사진=kt 위즈 제공]

부족한 경기력은 기록으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마운드와 방망이, 수비 모두 리그 최하위권이다.

시즌 초반 리그 최강의 불펜을 자랑했던 kt는 팀 평균자책점 10위(5.82)에 머물며 전반기를 마감했다. 피안타율 10위(0.300), 피홈런 최다 1위(104개), 실점 최다 2위(512개) 등 안 좋은 기록은 모조리 가져갔다.

선발진 중에서는 외국인 투수 라이언 피어밴드(2.95)만이 평균자책점 리그 10걸 안에 들어가 있다. 초반에 돌풍을 일으켰던 고영표(평균자책점 5.29)는 지난 5월 13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4승째를 따낸 뒤 두 달 동안 6패만 떠안았다. 또 다른 외인 투수 돈 로치(2승 8패 평균자책점 5.72)의 전반기 퍼포먼스도 처참하기 짝이 없다.

타선도 다른 팀들과는 꽤 격차가 난다. 타율 9위(0.266), 홈런 9위(57개), 안타 10위(759개), 타점 10위(331개), OPS(출루율+장타율) 10위(0.708)다. 홈런 1위 팀 SK 와이번스(153개)보다 무려 96개 적은 아치를 그렸고, 타점도 1위 팀 KIA 타이거즈(560개)보다 229개나 적다. 경기 당 3.94타점(4.19득점)을 뽑는다는 이야긴데, 팀 평균자책점이 5.82인 점을 고려하면 kt는 처음부터 승산이 없는 싸움을 하고 있는 것과 같다.

▲ 심우준(왼쪽)은 kt에서 가장 많은 14개의 실책을 범했다. [사진=kt 위즈 제공]

그렇다고 수비가 견고한 것도 아니다. kt는 NC보다 단 2개 적은 68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이 부문 10위 넥센 히어로즈보다 15개나 많이 범했다. 심우준(14개), 박기혁(7개), 박경수(4개), 이해창(4개), 장성우(4개), 김동욱(4개) 등 내야가 많이 어수선했다. 수비율도 0.978로 끝에서 두 번째다. 도루 저지율 역시 27.6%로 10개 구단 중 유일한 20%대이자 꼴찌. 1군 최하위 수준의 방어력을 보였다.

결국 매 시즌 그랬듯 투자가 답이 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전반기 막판 윤석민을 트레이드한 효과를 누리고 있다. 윤석민 못지않은 실력을 갖춘 알짜 FA가 많이 풀리는 오프 시즌에 공격적인 투자를 해야만 다음 시즌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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