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결국 투자가 답일까. ‘마법사 군단’ kt 위즈의 마법이 3년째 통하지 않고 있다. 시범경기부터 정규시즌 초반까지는 무서운 돌풍을 달리다가도 조금만 지나면 제자리를 찾아가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13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을 9-8로 승리하며 가까스로 8연패 사슬을 끊었지만 kt는 부동의 꼴찌다. 28승 56패 승률 0.333. 3연전을 기준으로 한 번밖에 이기지 못하는 야구를 하고 있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두산 베어스와 격차는 15.5경기. 현실적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렵기 때문에 일찌감치 내년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허나 KBO리그(프로야구) 막내 구단으로서 2년차까지는 어느 정도 용인될지 몰라도 3년차인 올해까지 압도적인 꼴찌에 머문다면 야구팬들은 더 이상 kt에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낼 수 없을 것이다.
kt의 2017시즌 몰락은 오프시즌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2013년 두산을 이끌고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던 김진욱 감독을 새 사령탑에 앉혔지만 거물급 FA(자유계약선수)를 단 한 명도 잡지 못했다. 특히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는 공개적으로 관심을 표현했지만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 외국인 선수의 영입도 ‘특급’과는 거리가 있었다.
마운드와 타선 모두 주전들 간 나이차가 큰 것도 kt가 올 시즌 고전한 이유에 속한다. 이진영, 유한준, 이대형 등 30대 중반을 넘어가는 선수들이 중심을 잡아주고 있고, 20대 중반이 채 되지 않은 선수들이 그 뒤를 따라가는 모양새다. 다시 말해 베테랑과 영건들을 이어주는 ‘실력 있는’ 중간층이 없다는 게 뼈아프다. 특히 kt 투수들은 3년째 많은 기회를 부여받고 있음에도 경험 부족을 드러내고 있다.
팀의 미래를 책임져야 할 영건들이 많지만 kt 선수단의 평균 연령은 28세로 높은 편이다. 평균 연차도 8.4년으로 리그 평균 7.36년보다 높다. 전성기가 지난 베테랑 선수들이 많기에, 2~3년 뒤엔 리빌딩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부족한 경기력은 기록으로 고스란히 드러났다. 마운드와 방망이, 수비 모두 리그 최하위권이다.
시즌 초반 리그 최강의 불펜을 자랑했던 kt는 팀 평균자책점 10위(5.82)에 머물며 전반기를 마감했다. 피안타율 10위(0.300), 피홈런 최다 1위(104개), 실점 최다 2위(512개) 등 안 좋은 기록은 모조리 가져갔다.
선발진 중에서는 외국인 투수 라이언 피어밴드(2.95)만이 평균자책점 리그 10걸 안에 들어가 있다. 초반에 돌풍을 일으켰던 고영표(평균자책점 5.29)는 지난 5월 13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시즌 4승째를 따낸 뒤 두 달 동안 6패만 떠안았다. 또 다른 외인 투수 돈 로치(2승 8패 평균자책점 5.72)의 전반기 퍼포먼스도 처참하기 짝이 없다.
타선도 다른 팀들과는 꽤 격차가 난다. 타율 9위(0.266), 홈런 9위(57개), 안타 10위(759개), 타점 10위(331개), OPS(출루율+장타율) 10위(0.708)다. 홈런 1위 팀 SK 와이번스(153개)보다 무려 96개 적은 아치를 그렸고, 타점도 1위 팀 KIA 타이거즈(560개)보다 229개나 적다. 경기 당 3.94타점(4.19득점)을 뽑는다는 이야긴데, 팀 평균자책점이 5.82인 점을 고려하면 kt는 처음부터 승산이 없는 싸움을 하고 있는 것과 같다.
그렇다고 수비가 견고한 것도 아니다. kt는 NC보다 단 2개 적은 68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이 부문 10위 넥센 히어로즈보다 15개나 많이 범했다. 심우준(14개), 박기혁(7개), 박경수(4개), 이해창(4개), 장성우(4개), 김동욱(4개) 등 내야가 많이 어수선했다. 수비율도 0.978로 끝에서 두 번째다. 도루 저지율 역시 27.6%로 10개 구단 중 유일한 20%대이자 꼴찌. 1군 최하위 수준의 방어력을 보였다.
결국 매 시즌 그랬듯 투자가 답이 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전반기 막판 윤석민을 트레이드한 효과를 누리고 있다. 윤석민 못지않은 실력을 갖춘 알짜 FA가 많이 풀리는 오프 시즌에 공격적인 투자를 해야만 다음 시즌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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