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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물오른 골감각 '축구천재' 박주영, 사면초가 대표팀에 힘 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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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물오른 골감각 '축구천재' 박주영, 사면초가 대표팀에 힘 실을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7.17 11: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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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놀라운 반등, 68경기 24골 아시아팀 상대로도 강점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섬세한 볼 컨트롤, 감각적인 마무리 기술. ‘왕년의 축구천재’ 박주영(32·FC서울)의 폼이 심상치 않다. 득점난에 시달리는 축구대표팀 승선에 대한 희망이 살아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떨치던 박주영은 해외 리그에서 명암을 맛 본 뒤 2015년 K리그로 복귀했다. 하지만 올해는 또 다르다. 출전 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다. 그럼에도 꾸준히 유지되는 박주영의 골 감각은 그를 더욱 빛내주고 있다.

▲ 박주영은 올 시즌 줄어든 출전기회 속에도 놀라운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 발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모나코 박코치’가 떠오르는 폼, 박주영이 달라졌다

16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전은 박주영의 가치를 여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선발 출장한 박주영은 전반 10분 아크 부근에서 감각적으로 볼을 띄워 상대 수비를 따돌린 뒤 왼발 발리슛으로 골 망을 흔들었다. 과거 뛰어난 센스로 유명했던 데니스 베르캄프가 떠오르는 멋진 골이었다.

박주영은 K리그 복귀 후 2015년 23경기 7골, 지난해 34경기 10골을 넣었다. 점차 경기력을 보이기는 했지만 서울 재입단 당시 모았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엔 다르다. 상황은 오히려 좋지 않다. 우선 출전 기회가 확 줄었다. 박주영은 2015년 23경기 중 17회, 지난해 34경기 중 21회 선발로 출전했다. 그러나 올해는 출전 시간이 확 줄었다. 20경기 중 절반인 10경기에서만 선발로 출전했다. 그마저도 후반 데얀을 투입해 승부수를 띄우기 전 상대 수비를 괴롭히는 데 역할이 집중됐다.

그럼에도 박주영이 보인 활약은 기대를 훨씬 웃돌았다. 우선 결정력이 더욱 좋아졌다. 지난 2일 선두 전북 현대와 경기는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양 팀이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추가시간 문전 혼전 상황에서 가슴 트래핑 후 날카로운 왼발 논스톱 슛으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지난 5월에는 높은 타점의 헤더로 2경기 연속골을 넣기도 했다. 프랑스 리게앙 AS 모나코 시절 뛰어난 체공력을 바탕으로 피지컬이 뛰어난 유럽 선수들과의 공중볼 경합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던 때의 박주영의 폼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박주영은 올 시즌 팀 상황에 따라 윙어, 중앙 미드필더까지 도맡으며 팀을 위해 뛰었다. 활발한 돌파로 기회를 만드는가하면 뛰어난 패스 능력으로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찔러넣으며 ‘1인분’을 소화해냈다.

▲ 박주영은 대표팀에서 68경기 24골로 뛰어난 득점력을 보였다. 사진은 2014년 11월 요르단 원정경기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박주영.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68경기 24골 명실상부 ‘아시아 킬러’, 신태용 선택에 달렸다

당연히 시선은 대표팀 발탁으로 옮겨간다. 국가대표 박주영은 낯설지 않은 선수다. 폼 하락으로 2014년 11월 이후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지만 그 이전까지 박주영은 대표팀의 에이스였다.

68경기에 출전해 24골을 넣었다. 지난달 카타르와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전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선수들 중 대표팀에서 박주영보다 많은 골을 넣은 이는 없다. 이근호(강원FC)가 19골(75경기),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이 17골(53경기)로 뒤를 잇고 있을 뿐이다.

한국은 아직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을 결정짓지 못했다. 2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신태용 감독을 선임하며 분위기 전환을 노리고 있지만 손흥민, 기성용(스완지 시티), 구자철(FC아우크스부르크)가 모두 부상을 당해 출전이 불투명하다.

박주영은 아시아팀을 상대로 35경기에서 16골을 넣었다. 매우 높은 득점 확률을 보였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는 21세의 나이로 대표팀에 발탁돼 최종예선 3경기에 나서 2골을 넣으며 한국의 월드컵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이 있지만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득점력이 떨어진다. 이근호가 지난번에 뛰어난 존재감을 보이기는 했지만 매끄러운 마무리보다는 활발하게 뛰며 팀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는 데 더욱 특화된 유형이라는 점에서 박주영과는 차이가 있다.

게다가 대표팀은 에이스 트리오의 공백으로 인해 구심점을 맡아줄 만한 선수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월드컵 진출만 세 차례에 대표팀에서 주장까지 맡았던 박주영은 선수단에 많은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신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신태용 축구’와 맞는 선수를 대표팀에 발탁하겠다고 밝혔다. 뽑히든 그렇지 않든 납득 갈 만한 근거는 있다. 박주영의 대표팀 승선은 오로지 신태용 대표팀 감독의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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