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무의식적인 행위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나오는 행동이 그 사람의 진면목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때가 있다.
이런 면에서 봤을 때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김민성(29)은 동업자 정신이 투철한 선수라 볼 수 있다.
김민성이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배려심 깊은 행동으로 야구팬들의 팬심을 훈훈하게 달궜다.
18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 KIA 타이거즈의 KBO리그(프로야구) 맞대결. 이날 넥센이 3-4로 뒤진 연장 10회말 2사 1루에서 김하성이 1루 파울 지역에 뜬공을 쳤다. 그 순간 KIA 1루수 김주찬과 포수 한승택이 공을 잡기 위해 함께 달려들었는데, 대기 타석에 있던 김민성이 눈 깜짝할 사이에 동료애를 발휘했다. 포수 한승택이 배트링(배트에 끼워 중량을 더하는 기능을 하는 것)을 밟을 것을 우려해 이를 발로 치워준 것. 수비방해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에 매우 빠르게 치웠다.
KIA 팬들은 팀이 승리를 확정짓는 상황 속에서도 이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경기 후 한 KIA 팬은 포털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김민성 호감도 높아지는 소리 들린다. 배려심 좋다”, “승패도 중요하지만 이것이 동업자 정신이 아니겠나. 어린 선수들이 이 장면 보고 많이 배웠으면 좋겠다” 등 김민성을 칭찬하는 글을 올렸다.
김민성이 투철한 동업자 정신을 발휘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25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 1회말 2사 1, 2루에서 자신의 강습 타구에 얼굴을 맞은 김명신에게 곧장 달려간 것. 안타를 친 그의 발걸음은 1루가 아닌 마운드를 먼저 향했다. 김명신의 부상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민성은 김명신이 병원으로 후송돼 수술을 받은 뒤에도 수차례 병문안을 가 그와 그의 가족들에게 사과했다. 고의는 아니었지만 자신이 친 타구로 인해 야구를 수개월 쉬어야 하는 후배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런 모습을 보여줬던 김민성이기에 팬들은 그의 이번 행동이 더 빛났다고 칭찬하고 있다.
잊을 만하면 빈볼 등 비매너 플레이가 나오는 KBO리그다. 이날 김민성의 이타적인 플레이는 그를 보며 프로의 꿈을 키우는 유소년 선수들에게 큰 귀감이 됐을 터. 아울러 프로에서 뛰는 어린 선수들에게도 무언의 메시지를 던진 대목이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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