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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도민준으로 살았던 3개월 '김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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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도민준으로 살았던 3개월 '김수현'
  • 이희승 기자
  • 승인 2014.03.06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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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도민준으로 살았던 3개월은 치열하고 행복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신드롬을 일으킨 김수현(26)은 자신보다 373세가 많은 도민준을 '형'이라 부르며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오랜 시간 지구에 머물러왔기에 상처를 많이 간직한 인간으로 이해하며 다가갔다. 그의 초능력 가운데는 순간이동능력을 가장 갖고 싶다고 꼽았다. 스케줄 바쁜 초특급 스타니까. 천송이와 같이 발랄한 여자라면 언제든지 '여친'삼고 싶어하는 혈기왕성하고 엉뚱한 20대 청년은 소속사 사장인 '욘사마' 배용준을 능가하는 한류스타가 되고 싶은 '욕망'을 무럭무럭 키워가고 있다.

 

▲ 김수현 [사진=키이스트]

[스포츠Q 글 이희승기자]

◆ 도민준 순간이동능력 가장 부러워...'갖고 싶은 남자'로 표현하려 노력

외계인에게 이토록 마음을 빼앗긴 건 'E.T' 이후 처음이 아닐까 싶다. 냉정히 말해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주인공은 천방지축 톱스타 천송이(전지현)가 아니라 400년간 지구에서 살아온 외계인 도민준(김수현)이다.

늙지 않는 외모, 시간을 멈추거나 순간이동을 하는 등 가공할 초능력을 지닌 도민준을 보고 반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으랴. 대한민국을 넘어 아시아권까지 접수한 ‘도 매니저’ 혹은 ‘도교수’의 매력은 김수현이 가진 평소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그는 “뭔가에 꽂히면 ‘올인’하는 성격이나, 잘 우는 것은 완전히 판박이”라고 했다.

지구에서 400년을 살아온 외계인 역할은 드라마 역사상 없었기에 배우로서 많은 준비와 도전이 필요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캐릭터가 살아온 오랜 세월을 표현하는 것이었다. 조선시대 분장과 개화기의 옷차림은 재미있었지만 세월의 연륜을 드러내기란 김수현에게도 버거웠다.

“제일 먼저 대본을 읽고나서 든 생각은 그렇게 오래 지구에 있었다면 인간세상에 대한 호기심 단계는 지났고, 살아가면서 점점 감정을 누를 수밖에 없었을 거란 결론에 도달했어요. 인생을 살면서 인간에 대한 상처를 받았을 테고, 그러면서 마음이 닫히는 건 외계인이라고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고 본거죠.”

자신보다 373세가 많은 도민준 캐릭터를 친근하게 ‘형’이라고 부르는 김수현은 똑똑하고 지적인 역할을 맡았기에 유독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고 고백했다. 유일한 공통점으로 ‘삶에 대한 진지한 태도’를 꼽을 정도로 분석적인 대답을 내놨지만, 가장 탐나는 초능력을 묻자 바쁜 일상을 보내는 20대 청춘스타다운 반응이 돌아왔다.

“시간을 멈추는 초능력도 좋지만 당연히 공간 이동능력이 탐나요. 집에도 빨리 가고 어디든 갈 수 있으니까 유용하죠. 영화 ‘타짜’의 정마담(김혜수) 대사 중에 고니(조승우)를 향해 ‘이 남자 가질 수 없는 건가?’라는 게 있는데 도민준이 바로 그런 남자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겉멋처럼 보일지는 몰라도 개인적으로 그런 남자야 말로 최고의 남자가 아닌가 싶어요.”

 

▲ 김수현 [사진=키이스트]

◆ 인연 소중히 여기는 성격, 정 많은 캐릭터에 반영...인기에 책임감 배가

대한민국에 '별그대 신드롬' '도민준 신드롬'을 일으켰지만 아역 배우 출신인 김수현이 겪었던 수많은 설움을 기억하는 이들은 별로 없다. 10대 후반부터 배우의 길을 갈망하고, 배도 곯아 봤으며 무대에서 잠을 자는 경험을 거쳤기에 지금의 환호와 인기에 더욱 책임감을 느낀다.

배우로서 타고난 조건으로 평가받는 가늘고 긴 '기럭지'와 여배우 전지현보다 작아보이는 얼굴은 집안 유전이라고 소개했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 보통 사람 얼굴 크기(?)가 됐지만 아버지의 젊은 시절과 판박이라고 덧붙였다.

외아들인 그는 스스로를 ‘애정결핍’이라고 밝혀왔을 정도로 학교 선배와 후배들을 가족으로 생각하며 허물 없는 학창시절을 보냈다. 지금의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들도 ‘식구’라고 부를 만큼 끔찍이 챙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제가 맡은 캐릭터들은 모두 정이 많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어느새 현지인들과 정이 든 스파이(영화 ‘위대하게 은밀하게’)나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세자(드라마 ‘해를 품은 달’)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편히 여는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건 아마도 그런 제 성격에서 나왔을 거예요. 한번 인연을 맺으면 끝까지 가야하는 본성을 버릴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일까. ‘별에서 온 그대’에는 김수현과 친분 두터운 카메오들이 대거 출연했다. 배우 유준상, 류승룡, 김수로, 박영규를 비롯해 박정아, 달샤벳의 세리와 수빈, 미쓰에이 수지 등 영화계와 가요계 톱스타들이 줄줄이 나와 그를 지원 사격했다.

“류승룡 선배님 때문에 너무 웃어서 촬영이 안될 정도였어요. 훈훈함을 자아낸 카메오는 아무래도 수지죠. 카메라 감독님이 거의 눈을 떼시지 못한채 촬영하시더라고요. 질투날 정도로. 하하. 개인적으로는 ‘해를 품은 달’의 정은표 선배님을 다시 만난 게 뿌듯해요. 다른 방송국에서 만나니 더 새롭더라고요.”

 

▲ 김수현 [사진=키이스트]

◆ 개인적으로 '별그대' 새드엔딩 원해...천송이처럼 발랄한 여친이라면 'OK'

작품 속에서 미녀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지만 정작 실속은 없었다. 뭇 남성들의 로망인 전지현과 두 차례(영화 '도둑들', 드라마 '별그대')나 만났고, ‘첫사랑 아이콘’ 한가인과도 애틋한 러브신을 펼쳤지만 공교롭게 두 사람 모두 ‘미시 스타’였기 때문이다.

과거 결혼 계획 질문에 "36세나 37세에 결혼할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못 지킬 것 같다. 41세에 21세 여성과 결혼하고 싶다"고 농담처럼 말했다가 팬들을 멘붕에 빠트렸던 기억이 났다. 콕 집어 ‘천송이 같은 여친’은 어떠냐고 물어봤다.

“대본을 보면서 천송이가 하는 대사나 행동이 얼마나 귀엽던지 정말 사귀고 싶었어요. 이런 발랄한 여자친구가 있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물론 피곤하기도 하겠지만. 크크. 아마도 도민준이 아니라면 감당하기 힘들 타입이긴 해요. 솔직히 말하면 지금은 뭘 따지기 보다는 (누군가)있기만 해도 좋겠어요.”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은 김수현에게 ‘한류스타’라는 수식어를 안겼다. 오는 5월까지 잡혀있는 아시아 투어는 모두 매진된 상태고, 국내 팬미팅 티켓은 일찌감치 동나 지금은 무려 10배가 넘는 가격의 암표상이 등장했을 정도다. 하지만 김수현은 철저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기한 만큼 아쉬운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엔딩 장면을 촬영할 때까지 모르고 있었어요. 솔직히 새드 엔딩을 바랐거든요. 정말 눈물 콧물 다 빼고 싶었는데 행복하게 마무리가 돼 실감이 안 났죠. 시한부 사랑을 하는 결말이 더 어울린다고 봤는데 결국엔 훈훈하게 마무리되더라고요. 후후. 마지막 키스신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영화제 레드카펫 현장에 시간을 정지시키고 나타나는 것까진 좋은데 3년 만에 만난 천송이와 키스할 때 '분명 도민준이라면 기절할 테니 뻣뻣하게 하자'란 생각을 했는데 감독님이 '감탄이 튀어나올 정도로 아름다워야 한다'고 해서 더 진하게 했죠. 사실 뭐, 그래서 더 좋긴 했지만요. 하하.”

 

▲ 김수현 [사진=키이스트]

[취재후기]
김수현이 지구인임을 깨닫게 해주는 요인은 20대 특유의 혈기왕성함 그리고 엉뚱함이다. 울면 마음이 개운해져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그는 '별그대'에서 우는 장면이 많았는데 안약 한번 사용하지 않은 채 매끄럽게 소화했다. 톡 건드리기만 해도 우는 남자다. 멋진 외모, 흥행파워, 인기를 모두 갖춘 그가 “로맨틱 코미디 캐릭터로 굳어진다 해도 당분간은 잘할 수 있는 부분을 하고 싶다. 그렇다고 내 도전 정신이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라고 말했을 때는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중국에서의 남다른 반응에 “이왕이면 일본의 배용준 선배님을 능가하고 싶다”고 했을 때야 장난이 아니구나 싶었다. 배용준은 그의 소속사 사장이 아니던가. 하지만 거침 없음은 20대의 특권이니까. 김수현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ilove@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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