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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터뷰] TOP FC 김한슬㊦ “비판과 응원 모두 소중한 에너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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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인터뷰] TOP FC 김한슬㊦ “비판과 응원 모두 소중한 에너지원”
  • 박성환 기자
  • 승인 2014.11.16 23: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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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MMA 라이징스타] (2) 김한슬, “다음부터는 더욱 적극적인 경기를 선보일 것” 다짐

[스포츠Q 박성환 기자] 2013년 6월, ‘남자들의 진짜 승부’를 모토로 하는 TOP FC 첫 대회가 열렸다. 김한슬은 팀 매드가 내놓은 신인 전영준과 메인 매치에서 시작과 동시에 돌진해 오는 전영준의 펀치 세례를 막지 못한 채 패하고 만다. 생애 첫 K.O 패배였다.

"제 경기 영상들은 아마와 프로를 막론하고 모두 인터넷에 공개되었지만 저는 상대의 아마추어 시절 영상을 구할 수가 없었어요. 갓 데뷔전을 갖는 신인급이다 보니 정체가 베일에 가려져 있었죠. 그가 인파이터 복서 스타일인지, 레슬러 스타일인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습니다. 그저 '팀 매드의 고유 스타일인 그래플링 전략으로 나오겠지' 짐작만 한 채 시합 준비를 했어요."

"그런데 시작과 동시에 저에게 주먹을 쏟아내며 닥공(닥치고 공격)해오는 겁니다. 깜짝 놀랐죠. 보통 펀치 러시를 즐기는 선수들도 초반에 탐색전은 갖게 마련이거든요. 그런데 시작 공 소리가 울리자마자 덤벼들어오는 상황은 처음 겪었어요. 당황한 나머지 그대로 당했습니다."

▲ 김한슬은 2연패 뒤 찾아온 자책감 탓에 한 때 선수 생활을 그만 둘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 [촬영 장소 협조= 고양시 어메이징 컴플릿 팀]

불행은 연말에 열린 TOP FC 내셔널리그1 대회에서도 이어졌다. 당시 익스트림 컴뱃 소속이던 손성원과 맞붙은 김한슬은 1라운드에 상대방을 펀치로 넘어뜨리는 등 점수에서 앞섰다는 생각에 나머지 라운드는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하지만 이 작전은 패착이었다.

“전영준 선수에게 당한 프로 첫 K.O패가 제겐 트라우마로 남아있었나 봐요. 과거 저의 장기였던 본능적인 싸움 스타일을 버리고 전술적인 움직임으로 풀어가는 훈련을 했습니다. 그런데 판정 결과는 손성원 선수의 승이었어요. 저와 세컨드를 봐준 탑 팀 형들은 당연히 제가 이긴 경기로 생각했거든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어요. 하동진 감독님을 끌어안고 펑펑 울면서 물어봤어요. ‘감독님, 저 이제 UFC 못 가는 겁니까’ 라고요.”

순식간에 2연패를 당한 김한슬은 선수 생활을 포기할 생각을 하게 된다. 자신의 전적이 UFC 기준에서 멀어졌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보통 UFC 진출 선수들은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대회의 체급별 챔피언 출신인 경우가 많다. 챔프가 아니더라도 패배보다 승리 횟수가 압도적인 선수들이 진출한다.

▲ PXC 44 계체량 행사에서 상대인 에릭 파우트와 마주 선 김한슬.

실의에 빠져 지내던 김한슬을 일으켜 세운 건 팀 식구들이었다. ‘누구나 질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는데 넌 겨우 두 번 졌을 뿐이다. 앞으로 더 많이 이기면 되지 않겠느냐’는 조언에 힘을 얻었다. 그동안 흘렸던 피와 땀도 아까웠다.

“지난 6월 여름에 PXC 44 대회에서 초청장이 날아왔어요. 메인 매치에 설 수 있는 기회였죠.”

이번에는 편하게 여행을 떠난다 생각하며 개최지인 괌으로 향했다. 그래야만 긴장하지 않고 시합을 소화해낼 수 있을 것 같아서다. 물론 탑 팀 특유의 지옥 훈련만큼은 이 악물고 버텨냈다.

▲ 코리안 탑 팀의 송세민 수석코치(우)가 에릭 파우트와 경기를 앞둔 김한슬의 주먹에 밴디지를 감아주고 있다.

“상대인 에릭 파우트가 1라운드 시작하자마자 로우킥을 차더군요. 그 타이밍에 맞춰 카운터 펀치를 안면에 적중시켰는데 ‘빠각!’하는 소리가 크게 났어요. 바닥에 쓰러졌다가 허둥지둥 일어나길래 ‘됐다, 승리의 여신은 내게 웃었다’라는 직감이 왔어요.”

그렇게 김한슬은 3라운드 내내 에릭 파우트를 일방적으로 유린했고 3: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 로우킥을 차던 에릭 파우트의 안면에 김한슬이 카운터 펀치를 꽂아넣고 있다.

악몽 같았던 연패의 사슬을 끊은 김한슬은 11월 15일, TOP FC4 대회 메인 매치에 모습을 드러냈다. 상대는 경험과 관록에서 앞서는 허민석(34. 동천백산)이었다. 일본 MMA의 특급 스타 미노와 맨과 대등한 일전을 벌였던 선수로 유명하다.

“제가 분석한 허민석 선수는 굉장히 원초적인 스타일로 싸우는 편입니다. 외모도 마초적인데다 묵직한 펀치력도 갖췄죠. 투우사들은 소의 돌진을 온몸으로 막지 않고 빨간 천으로 흘려보내잖아요. 그런 작전이 저에게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2연패를 끊고 2연승 가도를 달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기에 최대한 전략적으로 움직이자고 다짐했죠.”

▲  에릭 파우트와 경기에서 승리한 후 코리안 탑 팀의 하동진 감독(좌), 송세민 수석코치와 함께 기뻐하고 있는 김한슬.

김한슬은 치밀한 작전을 세웠다고 한다. 허민석의 지난 경기 영상들을 달달 외울 정도로 보고 또 봤다. 습관과 단점들도 세밀하게 파악했다. 그리고 시합 당일, 저돌적인 허민석의 러시를 김한슬은 연거푸 흘려보내며 카운터 펀치와 플라잉 니킥으로 점수를 쌓았다. 심판진은 3:0 전원일치로 김한슬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아웃 복싱으로 지루한 경기력을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과거처럼 화끈한 난타전을 기대하던 팬들은 그의 경기력에 실망했고, 김한슬은 팬들의 질타에 상처를 받았다.

“2연패 당한 후에 제가 심리적으로 위축된 감은 있어요. 더 이상 패하면 안 된다는 절박함 때문에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했고 승리도 따냈지만 팬들이 원했던 건 그런 게 아닌가 봐요. 다음 시합 때는 좀 더 김한슬다운 경기로 돌아올게요. 터프함과 야성미를 갖춘 경기력만이 팬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걸 느꼈네요. 격투 팬 여러분, 재미없는 시합 보여드려서 죄송해요.”

▲ 김한슬은 TOP FC 4 에서 관록의 허민석을 맞아 판정승을 거뒀다. 팬들로부터 지루했다는 평가를 받은 김한슬은 "다음부터는 더욱 적극적인 경기를 선보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한슬은 아직 성장 중이다. 완성된 격투가가 아니기에 시행착오가 따를 수밖에 없다. 신중을 기해 세운 전략이 대중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건 축구, 야구 등 모든 스포츠의 공통된 애로사항이다.

하지만 김한슬은 비판과 응원 모두 소중한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고 여긴다.

"옳다고 생각했던 제 작전이 비판을 받으니 사실 아쉽기는 해요. 하지만 이런 꾸짖음조차도 받을 기회 없이 언론과 여론에 소외된 선수들도 많잖아요. 비판이 무플보다는 나은 것 같아요. 사실 제 기사에 아무런 댓글조차 없다면 ‘정말 사람들이 내게 무관심하구나’ 싶어서 더 속상했을 겁니다."

"그리고 저 아직 20대 중반이에요. 다른 스포츠와 달리 격투가의 전성기는 30대 초반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이 배우고 반성하며 깨닫겠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 나중에 저에겐 큰 자산이 되겠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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