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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 이란 넘어야 하는 '3대 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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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틸리케호, 이란 넘어야 하는 '3대 명제'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1.17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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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앞두고 마지막 A매치, 사실상 베스트 멤버 총출격…아시안컵 기선 제압 의미도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구원 관계'인 이란과 원정 A매치를 갖는다. 여태껏 단 한 차례도 이겨보지 못한 지옥의 테헤란 원정이다. 태극전사들도 '이번만큼은'이라고 벼른다.

울리 슈틸리케(60)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 오후 9시55분(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1위 이란과 역대 28번째 A매치 맞대결을 벌인다.

하지만 한국 축구는 여태껏 이란 원정 A매치에서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역대 A매치 9승 7무 11패 가운데 2무 3패를 기록했다. 이란 원정에서 가장 최근에 이겨본 것이 올림픽 대표팀이 10년 전인 2004년 3월 17일 아테네 올림픽 최종예선 1-0 승리였다.

게다가 슈틸리케호는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앞두고 있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치러지는 A매치라는 점에서 이란전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절대 승리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 이젠 베스트 정할 때, 유럽리거 총출동

선수들의 무한 경쟁과 기회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베스트를 일찍 정하는 것은 경쟁력을 약화시키긴 하지만 아시안컵까지 2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임을 생각한다면 어느 정도 주전들에 대한 밑그림을 그릴 시기다.

더구나 한국은 개최국인 호주 등과 A조에 속해 경기 일정도 다른 나라에 비해 이르다. 1월 10일이 오만과 첫 경기다.

다음달 공식 A매치 일정이 없다는 점도 아시안컵에 나갈 대표팀의 밑그림이 완성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아시안컵을 앞두고 한차례 평가전 일정을 잡아볼 수는 있겠지만 이 경기는 선수들의 기량 평가가 아닌 전력을 끌어올리고 조직력이나 전력을 점검하는 차원이기 때문에 이란전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은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 그리고 유럽리거들을 중심으로 팀을 꾸릴 계획이다. 사실상 아시안컵의 베스트 멤버로 봐도 무방하다.

좌우 측면 공격의 경우 손흥민(22·바이어 레버쿠젠)과 이청용(26·볼턴 원더러스)이 붙박이로 설 것으로 보이고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에 기성용(25·스완지 시티)도 확정적이다. 박주호(27·마인츠)나 윤석영(24·퀸즈 파크 레인저스), 차두리(34·FC 서울) 등도 이란전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나머지 자리들이다. 요르단전의 김영권(24·광저우 에버그란데)-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 중앙 수비 조합이 불안정하다. 특히 김영권은 너무 앞에서 수비하다가 두 차례나 상대 공격을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이를 고려하면 김영권 카드보다 곽태휘(33·알힐랄)카드가 더 안정적일 수 있다. 곽태휘는 이미 지난달 A매치 당시 안정적인 수비력으로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적이 있다. 장현수(23·광저우 부리) 카드도 생각해볼 수 있다.

기성용과 더블 볼란치를 이룰 선수도 관심이다. 이미 기성용과 호흡을 여러 차례 맞춰봤던 한국영(24·카타르SC) 카드가 유력하긴 하지만 박주호도 무시할 수 없다. 박주호는 인천 아시안게임을 통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이미 합격점을 받았다. 기성용-박주호 조합을 실험할 가능성도 있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구자철(25·마인츠)과 남태희(23·레퀴야)를 놓고 고민을 해야 한다. 구자철은 아직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확실한 검증을 받지 못했다. 반면 남태희는 슈틸리케 감독이 치른 A매치에 모두 출전하며 신뢰를 받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보면 베스트 멤버의 윤곽이 대략 드러나거나 선수들에 대한 마지막 평가가 이번 이란전에서 이뤄져아 한다.

◆ 브라질 월드컵 예선전 2연패, 설욕이 중요하다

이란은 현재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원국 가운데 51위로 순위가 가장 높다. 일본이 52위로 그 다음이고 65위 우즈베키스탄과 66위 한국이 그 뒤를 잇고 있다. FIFA 랭킹만 놓고 본다면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4강이 가장 유력한 팀들이다.

공교롭게도 네 팀은 모두 다른 조에 있다. 한국은 A조, 우즈베키스탄은 B조이고 이란과 일본은 각각 C조와 D조에 위치해있다. 만약 이들 네 팀이 각 조 1위로 진출하게 된다면 이들의 만남은 4강에서 이뤄진다. 그러나 어느 한 팀이라도 2위를 차지하게 된다면 8강에서 미리 만날 수도 있다.

하나 확실한 것은 네 팀은 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이란전은 아시안컵 기선 제압의 의미에서 중요하다.

역대 아시안컵에서 한국 축구는 이란과 구원관계가 있었다.

1972년 5월 19일 방콕에서 열린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1-2로 지면서 역대 세번째 우승에 실패했던 한국 축구는 1996년 12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렸던 아시안컵 8강전에서 2-6 참패를 기록하기도 했다. 2004년 중국 아시안컵 8강전에서도 치열한 공 골방 끝에 3-4로 졌다.

역대 이란과 A매치 전적에서도 9승 7무 11패로 밀린다. 2011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서 이란에 1-0으로 이기면서 9승 7무 9패로 균형을 맞췄지만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두 경기를 모두 0-1로 졌다.

게다가 지난해 6월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졌던 최종예선전에서는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의 '주먹감자' 사건까지 있었다. 이래저래 이란전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이런 중요성을 잘 알고 요르단전에 주전 멤버들을 모두 쉬게 하거나 몸을 푸는 정도로 경기에 내보냈다.

◆ 역대 원정 2무 3패, 아자디 징크스 끊을 때가 됐다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은 원정팀에게 '지옥'으로 통한다. 10만 관중을 수용하는 경기장으로 유명한 아자디 스타디움에 들어서면 일방적으로 이란을 응원하는 홈팬들의 열광적인 함성에 원정팀들은 저절로 주눅이 든다.

현재 공식적인 아자디 스타디움의 수용 규모는 8만4412명. 하지만 한국 축구와 재격돌이라는 점에서 다시 한번 10만 관중이 들어찰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자디 스타디움은 관중들이 한꺼번에 함성을 지르면 그 울림이 그라운드 안에 있는 선수들에게 그대로 전해지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져 원정팀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

실제로 이란의 아자디 스타디움 전적도 좋다. 129번 경기를 치러 87승 27무 15패로 승률이 68%에 이른다. 여기에 288골을 넣고 77골을 내줬다. 골득실차만 무려 200골이 넘는다.

이런 이유로 한국 축구 역시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단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다. 5번 경기를 치러 2무 3패다. 한국 축구가 역대 아자디 스타디움 경기에서 이겨본 것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예선전 뿐이다. 당시 이천수(32·인천)가 귀중한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아자디 스타디움이 원정팀의 지옥인 것은 비단 이란의 열성적인 응원 때문만은 아니다. 해발고도 1200m의 고지대라는 점도 원정팀을 힘들게 한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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