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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못 살린 홍성진호, 세터 육성에 미래 달렸다 [2017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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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못 살린 홍성진호, 세터 육성에 미래 달렸다 [2017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7.3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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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먹기 좋은 밥상이 차려지지 않자 ‘여자배구 호날두’ 김연경(29·상하이)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이 폴란드에 무릎을 꿇었다.

홍성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31일(한국시간) 체코 오스트라바에서 열린 폴란드와 2017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2그룹 결승전에서 세트스코어 0-3(19-25 21-25 21-25)로 완패했다.  준우승 상금으로 4만 달러(4492만 원)을 챙겼다.

전날 세계랭킹 13위 독일을 상대로 기분 좋은 역전 드라마를 쓴 한국(공동 10위)은 랭킹 22위 폴란드를 상대로 우승을 노렸다. 예선에서 2연승을 거뒀기에 낙승이 예상됐다.

▲ 김연경(오른쪽 위)이 31일 폴란드와 2017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2그룹 결승전에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사진=FIVB 제공]

예선 2경기에서 폴란드에 단 한 세트만 내줬던 한국은 세터들의 부진 속에 공격에서 활로를 찾지 못했다. 반면 폴란드는 이전과 달리 강력한 수비로 한국을 당황케 했다.

김연경은 양 팀 최다인 15득점(서브에이스 3개)으로 분투했지만 홀로 경기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날 세터 이소라(한국도로공사)의 안정적 토스를 지원받아 43.4%(23/53)의 공격 성공률을 보였던 김연경은 이날 세터 염혜선(IBK기업은행), 이소라의 동반 부진 속에 전체 공격의 28.6%(10/35)만을 적중시켰다.

황민경이 45%(9/20)의 성공률로 선전했지만 주포 김희진은 19%(4/21)의 공격만을 성공시키는 등 전체적으로 팀 공격이 수월하게 풀리지 않았다.

시원시원한 스파이크를 날릴 기회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았다. 전날 부진에도 다시 선발 출전 기회를 잡은 염혜선의 컨디션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독일과 준결승에서 깜짝 활약한 이소라도 전날의 기세를 잇지는 못했다.

반면 한국에 2연패를 당한 폴란드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왔다. 전날 독일은 염혜선의 볼 배급에 효과적으로 대처해 한국을 당황케했지만 이소라의 다양한 토스까지는 예상치 못해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폴란드는 두 세터의 다른 움직임에도 큰 흔들림이 없었다.

▲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준우승 상패를 받고 미소짓고 있다. 대표팀은 준우승으로 4만 달러를 챙겼다. [사진=FIVB 제공]

1세트에 이어 2세트까지 내준 한국은 3세트 대반격에 나섰다. 어려움을 겪던 김연경이 연속 서브에이스를 꽂아 넣으며 분위기를 살렸다. 양효진도 블로킹 벽을 세우며 힘을 보탰다. 한국은 세트 초반 7-1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그러나 뒤집히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한국은 좋은 흐름을 살려가지 못했고 속공과 이동 공격 등에 당하며 추격하는 폴란드의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결국 13-13 동점을 이뤘고 역전까지 허용했다. 막판 20-20으로 기세를 올렸지만 힘을 잃은 김연경의 연속 공격이 모두 막히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번 대회 전부터 세터 문제는 예견된 일이었다. 2016년 리우 올림픽 8강 진출 이후 한국은 세대교체에 나섰다. 김사니는 코트를 떠났고 이효희(한국도로공사)는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염혜선이 주전 세터 자리를 맡았지만 8승 1패로 승승장구한 예선에서도 세터의 토스는 불안함을 남겼다.

더욱 문제는 염혜선과 이소라보다 확실히 우위에 있는 대체 자원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대한배구협회의 부족한 지원은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한 번 도마에 올랐다. 한국 여자배구가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만큼 세터 양성에도 더욱 많은 힘을 쏟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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