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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극 전체를 살리는 배우 김상경 '위대한 희생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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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극 전체를 살리는 배우 김상경 '위대한 희생꾼'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11.17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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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 진정한 배우란 무엇일까? 배우란 대부분 두 부류다. 배우 자신의 개인적 역량을 폭발적으로 발산해서 이름을 남기는 배우와 극 전체를 살려주는 희생정신을 갖춘 배우다. 오늘날에는 전자의 배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후자의 배우는 쉽게 보기도 만나기도 쉽지 않다는 소리다. 하지만 이런 대단한 배우가 분명 대한민국 영화계와 드라마계에서 살아 숨 쉬고 있다. 바로 엘리트 배우 김상경(43)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런 대단한 배우가 새로운 캐릭터를 들고 영화로 찾아왔다.

 

[스포츠Q 글 박영웅 기자·사진 노민규 기자 ] 김상경은 요즘 자신의 연기생활에 커다란 변신을 거듭 중이다. KBS 2TV 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를 통해 그동안 맡아왔던 스마트하고 진지한 이미지 자체를 가벼운 코믹연기로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코믹연기를 하면서 걱정도 많았고 새로운 도전으로 인해 크게 즐거움도 느꼈다고 한다. 이런 그가 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를 통해 안방을 넘어 관객들에게 다시 한 번 코믹연기에 대한 평가를 받을 예정이다. 새로운 도전으로 인해 설레는 모습을 보인 그를 지난 11일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나봤다.

 

◆ 김상경 그의 대단한 연기변신

김상경이라는 배우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엘리트 법조인, 진지한 형사, 여성을 지켜주는 냉철한 남성 등이다. 모두 진지하고 무거운 이미지의 캐릭터다. 이처럼 외모로나 연기스타일로나 코믹과는 전혀 거리가 먼 배우가 김상경이었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도전을 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를 통해 감행했다. 말투부터 범상치 않은 코믹 캐릭터 문태주를 연기한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무려 30%대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고 극 속에서 코믹 캐릭터 문태주를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인지시키는 데 성공했다.

"코믹 캐릭터는 저에게 궁금한 지점 중 하나였어요. 재미와 감동 코드는 내가 안 해본 것이라 도전해본다는 의미도 강했고요. 하지만 처음에는 걱정이 앞서더라고요. 쭉 해오던 연기와 다른 모습이라는 걱정이었죠.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죠. 시청자들이 문태주를 연기하는지를 편하게 봐주시고 무척 좋아해 주시는 것을 직접 느끼기 시작하면서 성공이라는 생각을 들더라고요.

"특히 시청률이 잘 나와서 만족합니다. 일단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된 검증 받은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젠 영화를 통해서도 흥행을 이끌고 또 한 번 검증 받고 싶어요."

 

◆ 드라마를 넘어 이젠 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를 통한 코믹 확장

김상경의 코믹연기 시작의 꽃은 드라마를 통해 피웠다. 하지만 김상경은 이제 영화 '아빠를 빌려드립니다'를 통해 코믹연기의 절정을 그릴 예정이다. 특히 이 영화에는 코믹뿐만 아니라 본인이 가장 잘하던 연기 중 하나인 사회적 코드와 감동코드 또한 집어넣었다.

"뭔가 운명적인 영화예요. 원래 이 영화는 올해 5월에 해야 했을 영화였죠. 하지만 밀리고 밀려서 지금 개봉하게 됐어요, 영화적 운명으로 봤을 데 분명 생명력이 있어요. 영화가 시기적으로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는 소리죠, 제가 이미 TV를 통해 코믹한 이미지를 확실히 잡아놓은 상태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자신이 있어요."

김상경은 '아빠를 빌려드립니다'에서 코믹연기만 강조하지 않았다. 분명 다른 매력 포인트 역시 존재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영화는 아버지를 빌려준다는 특이한 제목처럼 급변하는 현시대 나약해진 아버지의 모습을 기본 틀로 하고 있어요. 전 백수로 나오고요. 하지만 자칫 무겁고 어려운 주제일 수 있는 부분을 코믹으로 제대로 풀어냈죠. 올해 분위기상 우울한 일을 많이 겪은 국민들께 가족을 돌아보고 행복과 웃음을 느끼며 한해를 마무리할 수 있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해요."

 

◆ '김상경' 나는 어떤 배우인가? 전체를 보는 배우

이토록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여전히 변신을 이어가고 있는 김상경이라는 배우 자체가 궁금해졌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캐릭터를 가진 배우 중 한 명이다. 배우로서 자기중심적으로 극을 이끄는 능력보다는 극 전체를 살려주는 그런 배우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김상경은 어떤 배역, 어떤 작품에도 만능으로 끼워 맞출 수 있는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다.

"전 모든 사람들에게 쉽게 제 이름이 기억되는 배우는 아니에요. 큰 성공을 했던 '살인의 추억' 역시 김상경보다는 영화 속 캐릭터로 기억되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오히려 이런 모습에 저는 자신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는 고전적 의미의 배우인 것 같아요, 저도 어릴 적에는 나만 부각해야 겠다는 급한 생각들이 있었어요. 하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 깨닫고 난 이후는 완전히 달라졌죠."

"생각해 보세요. 제가 어떤 배우일까요? 송강호 설경구 같은 느낌도 아니고 정우성과 같이 아주 잘생기지 않은 딱 중간에 끼어있는 배우입니다. 그만큼 저는 나만 욕심부리고, 나만 부각하는 욕심 있는 연기가 아닌 극의 조율자로서 제 역할에 충실한 연기를 해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극 전체를 위한 전체를 보는 배우가 되야하는 거죠."

 

◆ 그의 도전은 계속된다.

극 전체를 살리는 배우라는 김상경. 그의 배우로서의 목표가 궁금해졌다. 특히 나이를 먹어가는 그가 변신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최고로 잘하는 캐릭터를 발전해 갈 것인지가 궁금했다.

"변신을 선택할 겁니다. 늘 다르게 하고 싶어요, 저의 연기 철학 자체도 대학 때부터 배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연기론의 기본'이라는 사상이 뿌리가 됐습니다. 제가 광고나 찍고 하는 스타 배우 이미지가 아닌 이상 이렇게 나의 길로 가는 것이 바르다고 생각합니다. 제 도전은 끝없이 이어질 거예요."

마지막으로 김상경에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그다운 답변을 남겼다.

"보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어떤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보다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그냥 보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리입니다. 오래된 배우. 사람들이 보면 볼수록 보고 싶은 사람. 기분이 좋은 사람 말이죠." (웃음)

 

[취재 후기] 훌륭한 배우란 무엇일까? 바로 김상경을 두고 하는 말 같았다. 김상경은 이름값과 스펙, 경력 면에서 어느 스타 배우 못지않은 화려함이 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극 전체를 살려주는 희생하는 배우로 살고 싶다고 한다. 이런 배우가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드라마와 영화가 발전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김상경이 반드시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되는 배우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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