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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클래스가 달랐던 해외파, 홍명보 감독도 '흡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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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클래스가 달랐던 해외파, 홍명보 감독도 '흡족'
  • 신석주 기자
  • 승인 2014.03.06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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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이 다른 공격으로 그리스 완파...박주영 우려를 기대로 바꿔

[스포츠Q 신석주 기자] 그리스와의 평가전은 해외파의 클래스를 확인할 수 있는 90분이었다.

한국축구 대표팀은 6일 오전(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카라이스카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그리스와 A매치 평가전에서 박주영(29 왓포드)과 손흥민(22 레버쿠젠)의 연속골로 2-0의 완승을 거뒀다.

대표팀은 지난 브라질, 미국 평가전에서 국내파 위주로 팀을 구성해 좋지 못한 결과를 받아들었다. 축구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던 대표팀은 그리스전만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였다.

때문에 홍명보 감독은 이를 감안해 지난달 19일 그리스전 대표팀 최종명단을 발표했다. 2014브라질월드컵 전 마지막 검증 무대인 그리스전에 해외파를 모두 소집한 것이다. 유럽을 비롯해 중동·일본·중국 등에서 활약하는 해외파 16명을 불러들였다.

그리스전 선발 명단을 보면 골키퍼 정성룡(29 수원)과 수비수 이용(28 울산)을 제외하면 모두 해외파였고 그중 유럽파는 박주영, 손흥민을 포함해 6명이었다.

그리스전에서 해외파들은 흡족한 경기를 펼쳤다. 특히 오랜만에 공격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며 합격점을 받았다.

대표팀은 박주영을 원톱으로 세우고 손흥민-구자철(25 마인츠)-이청용(26 볼턴 원더러스)이 뒤를 받쳤다. 공격진에 4명을 모두 해외파로 세운 것이다. 이들은 지난 미국 전지훈련 당시 답답했던 대표팀 공격력을 한꺼번에 만회하며 월드컵에서의 기대감을 높여줬다.

이번 그리스전은 해외파의 기량과 감각을 엿볼 수 있는 경기였다. 가장 눈에 띈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1골1도움으로 2골 모두 관여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전반 18분 정확한 타이밍의 로빙 패스로 박주영의 대표팀 복귀골을 도왔다. 후반 9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구자철의 패스를 받아 왼발슛으로 그리스 골문을 열였다. 특히 쉽지 않은 각도에서 터트린 골이라서 손흥민의 골 감각을 확인시켜줬다.

손흥민은 골 이외에도 그리스 수비 측면을 수시로 파고들며 괴롭혔고 이청용과의 스위칭으로 공격 활로를 개척하는 등 맹활약을 펼쳤다.

오른쪽 공격은 이청용이 이끌었다. 이청용은 전반 7분 박주영의 패스를 받아 상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만드는 등 특유의 돌파와 활발한 움직임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구자철도 날카로운 침투 패스로 박주영의 공격을 극대화해주고 좌우 측면을 넓게 활용하는 등 공격 활로를 풀어주며 공격의 다양성을 이끌었다.

중원에서는 기성용(25 선덜랜드)의 활약이 컸다. 공수의 연결고리로 존재감을 드러낸 기성용은 그리스와의 초반 주도권 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고 오히려 상대를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공격이 답답할 때는 직접 공격을 이끌기도 했다.

대표팀은 이번 그리스전을 통해 공격의 퍼즐을 어느 정도 맞춘 듯 보였다. 다만 손발을 맞출 시간이 필요한 수비진과 조직력은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전반에만 그리스의 슛이 골문을 3차례나 맞고 나오는 위기가 있었던 만큼 수비 조직력을 높이기 위한 대책은 필요해 보였다.

홍 감독은 대표팀 유니폼 발표회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80%는 틀을 잡았고, 나머지 20%를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80%의 상당수가 해외파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1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박주영은 가벼운 움직임으로 수비수를 흔들었고 킬러 본능은 여전히 살아 있었다.

전반 18분 선제골로 박주영의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발이 느린 그리스 수비의 뒷 공간을 줄기차게 파고든 박주영은 손흥민의 로빙패스를 받아 골키퍼의 움직임을 파악한 후 반 박자 빠른 왼발 슛으로 골을 터트렸다. 볼 키핑, 슈팅, 침투 능력 모든 것이 완벽한 골이었다.

박주영은 그리스전 대표팀 승선 당시 경기력에 대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2012년 올림픽 이후 소속팀에서 제자리를 찾지 못하며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도 “소속팀에서 활약하지 않는 선수를 선발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선발 기준을 세운 터라 이번 그의 선발은 예상외라는 평가와 함께 비난 여론도 있었다.

홍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그의 발탁이 우리 기준과 다르지만, 이번 그리스전이 박주영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해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적절했다. 박주영은 이번 골로 그동안의 우려를 한 번에 불식시켰고 홍명보 감독의 마음 속 짐도 모두 내려놓을 수 있었다. 홍 감독이 그 믿음을 그라운드에서 확인하는데 45분만으로도 충분했다. 박주영은 하프타임에 김신욱으로 교체됐다.

chic423@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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