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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두산베어스 니퍼트, '니느님'의 모든 가치 보여준 122구 역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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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두산베어스 니퍼트, '니느님'의 모든 가치 보여준 122구 역투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8.08 2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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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진 부담 덜어주는 이닝 소화력, 2위 노리는 두산 상승세의 원동력

[잠실=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왜 야구팬들이 ‘니느님’ 더스틴 니퍼트(36)에 열광하는 지를 알 수 있었다. 니퍼트가 ‘혼신의 122구 역투’로 이닝이터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니퍼트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프로야구) 홈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122구를 던져 5피안타 4볼넷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8-1로 앞선 8회초부터 김명신에게 공을 넘긴 니퍼트는 불펜진이 실점 없이 리드를 지켜내며 시즌 12승(6패)째를 따냈다. 개인 시즌 5연승.

이로써 두산은 이날 SK 와이번스에 패한 2위 NC 다이노스와 승차를 0.5경기로 좁혔다. 가을야구도 장담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던 두산이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노릴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

두산은 후반기 승률 0.889(16승 1무 2패)로 이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다. 지난 7월부터 마이클 보우덴이 합류하며 마운드에 안정감이 실렸고 타선도 지난해의 힘을 되찾은 덕분이다. 그러나 니퍼트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니퍼트는 시즌 초반부터 기복 없이 꾸준한 활약을 보였다. 7월 이후 이날 전까지 나선 5경기에서 4승을 거뒀고 모두 6이닝 이상을 책임졌다. 이날은 7월 이후 가장 많은 7이닝을 소화하며 불펜진의 부담을 덜어줬다.

1회초 선두타자 이용규에게 2루타를 맞은 니퍼트는 정근우의 희생번트와 송광민의 유격수 땅볼로 선취점을 내주며 경기를 시작했지만 이후 6회까지 큰 위기 없이 경기를 이끌어갔다.

철저히 속구 위주의 피칭을 했다. 122구 중 68구가 빠른 공이었다. 최고 시속 155㎞에 달할 만큼 위력적인 공에 한화 타자들은 공략법을 찾지 못했다. 이날 속구로 잡아낸 삼진은 단 2개에 불과했지만 이는 반대로 속구의 위력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했다. 한화 타선은 니퍼트의 빠른 속구만을 대비하고 있는 듯 보였다. 날카롭게 휘어져 나가는 슬라이더와 속구와 같은 궤적으로 오다가 떨어지는 체인지업에 완전히 타이밍을 빼앗겼다. 니퍼트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으로 삼진 3개씩을 낚았다.

위기관리 능력도 빛났다. 안타 5개와 볼넷 4개를 내주고도 1실점에 그칠 수 있었던 이유다. 7회가 투구의 백미였다.

6회까지 96개의 공을 던진 니퍼트는 팀이 8-1로 크게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도 7회초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최재훈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2사 1루에서 이용규에게 좌전 안타, 정경운에게 볼넷을 내줬고 2사 만루에서 송광민을 만났다.

1-2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은 니퍼트의 공이 연달아 스트라이크 존을 살짝 벗어났다. 2사 만루 풀카운트. 승부구는 역시 빠른 공이었다. 니퍼트는 시속 152㎞ 빠른 공을 스트라이크 존 한복판에 꽂았고 송광민의 방망이는 허공을 갈랐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니퍼트는 야수 한 명 한 명을 끌어안으며 고마움을 표했다. 실력은 물론 인성까지도 뛰어난 니퍼트의 진면모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경기 후 소감을 통해서도 니퍼트의 겸손함을 읽을 수 있었다. 그는 “최근 두산다운 야구를 하고 있다”고 만족스러워 하며 “선수들이 작년 같은 경기력을 보여준다. 오늘도 공격에서 아주 좋은 조화가 이뤄지며 승리투수가 될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김태형 감독은 “선발 니퍼트가 이번주 첫 경기에서 상대 타선을 잘 막아줬다”고 말했다. 나무랄 데 없는 인성까지 갖춘 KBO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투수를 보유한 김태형 감독. 어찌 미소 짓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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