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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의 핵심요건, 걸출한 세이브 전문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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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의 핵심요건, 걸출한 세이브 전문투수
  • 박용진 편집위원
  • 승인 2014.03.06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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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용진 편집위원] 우승을 하려면 걸출한 세이브 전문투수가 있어야 한다.

2014년 한국 프로야구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각 팀 마다 스프링 캠프를 마무리하고 시범경기를 앞두고 있다. 각 팀들은 우승을 목표로 해외 전지훈련에 매진했고 열심히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우승을 하려면 여러 가지 조건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생각해 본다면 세이브 전문투수라 하겠다. 세이브 전문투수란 긴박한 경기 후반에 등판해 팀을 승리로 이끄는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세이브 전문투수라는 기록이 등장한 것은 1920년이 최초이다. 그 당시는 경기를 오후 3시에 시작해 석양 가까이 경기가 계속된 것이 일반적이었다. 야간경기가 없었기 때문에 '쾌속구'를 구사하여 경기를 빨리 끝내는 선수가 구원투수로 환영받았다.

▲ 게임을 마무리짓는 세이브 투수는 경기를 일찍 끝내서 해설위원에게도 고마운 존재다. [사진=박용진 감독 제공]

워싱턴 세너터스의 투수 프레디 마벨리는 1924년에 시즌 50경기에 등판해 쾌속구를 던지는 구원투수로 명성을 날렸다. 1947년에는 죠 페이지란 청년이 양키스에 나타났다. 그의 투구솜씨는 레드삭스와의 어느 경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무사 만루, 3B-0S 절체절명의 볼 카운트에서 유유히 세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울 정도였다. 그래서 그가 천천히 불펜에서 걸어 나오면 타자들은 공포에 젖어들곤 했다.

과거 80년대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도 선동열(51·현 기아 타이거즈 감독)이 몸을 풀기만 해도 타자들이 두려워했던게 생각이 난다. 필자가 MBC 청룡 코치 때, 청룡의 중심타자 중 한 명이 선동열이 후반에 몸을 푸는 것을 보고 하는 말이 ‘오직 삼진 먹는 방법’뿐이라고 말을 해서 둘이서 멋쩍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이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세이브 전문투수의 가치가 매우 높다는 것을 말해준다. 통산 132세이브의 선동열은 해태에서 한국시리즈 6번 우승, 227세이브의 김용수(54)는 LG의 1990, 1994년 우승을 이끌었고 최근에는 277세이브의 오승환(32·한신 타이거즈)이 삼성의 3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또한 양키스의 652세이브의 마리아노 리베라(45·전 뉴욕 양키스)는 월드시리즈 5번 우승과 함께 1998년~2000년까지 3년 연속 월드시리즈 제패라는 큰 족적을 남겼다. 이렇듯 걸출한 세이브 전문 투수가 없이 리그에서 우승을 꿈꾸기란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 LG트윈스 2군감독 시절. 1군에는 김용수라는 걸출한 세이브 투수가 팀의 승리를 지켰다. [사진=박용진 감독 제공]

이 투수들은 이름만 들어도 '우승'이란 글자가 연상될 정도로 강렬한 선수들이다. 이런 투수를 가진 감독은 박빙 상황인 경기 후반에도 든든한 문지기가 버티고 있으므로 결코 두려움이 없다. 따라서 과감한 공격 작전을 소신껏 펼칠 수 있어 승리할 확률을 높이게 된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모든 팀들이 제2의 죠 페이지, 선동열 같은 투수를 원하지만 이런 선수가 쉽게 나타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왜냐하면 이런 선수는 한 세기를 통틀어 나올까 말까하는 투수로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탁월한 세이브 투수를 만나는 것도 감독의 큰 복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어느 팀에서 복덩어리 세이브투수를 얻어 6개월의 대장정에서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인지 함께 지켜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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