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국민타자’ 이승엽(41‧삼성 라이온즈)의 은퇴투어 첫 행선지는 대전이었다. 대전을 연고로 하는 한화 이글스가 이승엽에게 의미 있는 선물 세 가지를 건넸다.
한화 구단 임직원과 선수단, 팬들은 1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KBO리그 2017시즌 마지막 홈경기를 앞두고 선수로서 마지막으로 대전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 이승엽에게 작별인사를 전했다.
이날 이승엽의 은퇴투어 행사는 어린이 사인회와 은퇴투어 기념식으로 진행됐다.
한화는 “이날 KBO리그 사상 첫 은퇴투어 행사를 새로운 기념 행사문화 창출 시도의 기회로 삼는다는 목표로, 기존 관행처럼 진행되던 선수단 도열, 행사 도우미, 꽃다발 전달을 생략했다”고 전했다.
또 “은퇴투어 문화를 처음으로 받아들이는 홈 팬들의 정서를 고려해 ‘과하지 않으면서도 서운하지 않은’ 행사를 치른다는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이승엽과 대전, 한화의 연결고리를 찾아 그 의미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경기가 열리기 전인 오후 5시 30분부터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홍보관에서는 한화 이글스 키즈클럽 회원 36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사인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한화 어린이 팬들은 이승엽과 가벼운 인사를 나누고 셀피를 찍는 등 KBO리그의 전설로 기억될 선수와 추억을 남겼다.
이어 6시부터 그라운드에서 은퇴투어 공식 행사가 약 10분 동안 진행됐다.
야구장을 찾은 팬들은 전광판의 기념 영상과 함께 그라운드에 입장한 이승엽에게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주장인 송광민을 비롯한 박정진, 김태균, 배영수, 정근우, 이용규 선수 등 한화 선수 6명은 이승엽이 수없이 밟으며 활약한 베이스에 응원메시지를 손수 적어 넣은 기념품을 제작, 은퇴를 앞둔 레전드에게 선물했다.
또 박종훈 한화 단장과 이상군 감독대행은 이승엽의 등번호와 현역시절 대전과 청주경기에서 달성한 기록이 담긴 현판을 기념품으로 증정했다.
아울러 한화의 레전드 투수이자 프로야구 통산 210승의 주인공인 송진우 전 한화 투수코치가 깜짝 등장해 이승엽에게 보문산 소나무 분재를 전달했다.
이 보문산 소나무 분재에는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
한화의 공격 시 응원 중에 ‘날려버려~ 보문산으로~’라는 구호가 있다. 실제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를 품고 있는 보문산 정상(해발 473m)에 타자의 공이 닿기까지의 거리는 약 2600m로, 비거리 115m의 홈런 23개가 필요하다.
이승엽은 현역 시절(10일 기준) 대전구장에서 총 28개의 홈런을 때려 비(非) 한화 선수 중 유일하게 홈런으로 보문산 정상을 넘겼다.
이에 한화는 보문산의 상징이자 대전의 시목인 소나무 분재를 특별 선물로 준비하게 됐다.
10여분의 행사를 끝으로 양 팀은 냉정한 승부를 준비했지만 한화는 한 가지 이벤트를 더 준비했다.
한화 장내 아나운서가 이승엽의 등장을 소개한 것. 이는 원정팀 선수에게 이례적인 현상이기에 깜짝 이벤트라 할 수 있었다. 이를 끝으로 이승엽의 대전 은퇴투어는 모두 마무리됐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사상 첫 은퇴투어가 국내 팬들에게는 생소할 수밖에 없다. 이에 팬 정서를 고려하면서도 이승엽의 마지막 대전 경기라는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며 “경기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도 가장 먼저 고려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은퇴투어가 선수와 팬들이 즐거운 분위기로 축하해 줄 수 있는 좋은 문화로 자리 잡아, 아름다운 은퇴를 꿈꾸는 많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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