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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의 '최애' 기성용, 벤치에 있어도 빛나는 '묵직한 캡틴'의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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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의 '최애' 기성용, 벤치에 있어도 빛나는 '묵직한 캡틴'의 존재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8.14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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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신태용 축구에 맞다면 경기에 못 뛰어도 뽑겠다.”

지난달 4일 위기의 축구 대표팀 사령탑에 오른 신태용(47) 감독이 내세운 선수 선발 원칙 중 하나다. 소속팀에서 경기를 뛰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팀 운영 철학에 부합한다면 선발하겠다는 뜻이었다.

빈말이 아니었다. 오는 31일 이란, 다음달 5일 우즈베키스탄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전에 나설 명단 발표에 나선 신태용 감독의 리스트에는 기성용(28·스완지 시티)의 이름이 자리하고 있었다. 기성용은 신 감독의 '최애(최고로 애정한다는 표현)'였다.

▲ 부상에서 회복하고 있는 기성용(왼쪽)이 오는 31일 이란, 다음달 5일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전에 나설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사진=스포츠Q DB]

기성용은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23경기에 나서는 데 그쳤다. 선발 출전은 단 13회에 불과했다. 톰 캐롤과 르로이 페르는 팀의 허리를 든든히 지키며 기성용보다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그럼에도 태극마크만 달면 기성용은 다른 선수가 됐다. 팀에서 그에게 기대는 정도 차이도 컸다. 대표팀에서 기성용의 존재감은 절대적이었다. 주장의 책임감까지 더한 기성용은 팀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매 경기 번뜩이는 패스 센스와 강력한 슛 등으로 제 몫을 해냈다.

그러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6월 14일 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 원정경기 이후 무릎에 불편을 느꼈고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폴 클레멘트 스완지 감독은 지난 6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기성용은 9월 이후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말대로라면 기성용의 이란전 출전은 힘든 상황이다. 신 감독도 이를 인정했다. 14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한축구협회 회관에서 열린 대표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신 감독은 "마지막 경기에는 출전할 수도 있다. 재활을 잘 하고 있다"며 "기성용은 벤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훈련을 같이 하면서 경기에도 나서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이동국(38·전북 현대), 염기훈(34·수원 삼성), 이근호(33·강원FC) 등 경험 많은 선수들이 합류했다. 그러나 최근 대표팀의 터줏대감 기성용이 해줄 수 있는 역할이 분명 존재한다고 신 감독은 믿었다.

신 감독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기성용을 계속 지켜봤지만 1차전부터 8차전까지 주장을 하면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새롭게 발탁된 선수들과 5월 이후 명단이 많이 바뀌어 잡아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소속팀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를 뽑는 경우는 있지만 부상으로 몸이 완전치 않은 선수를 뽑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걱정스러운 부분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기성용의 존재를 귀하게 여기는 신태용 감독의 생각을 잘 읽을 수 있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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