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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스페셜] 아듀! '인간탄환', 우사인볼트가 세계육상에 남긴 것은?10년만에 막 내린 '볼트천하'…그의 후계자는 누구일까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8.15 08:00 | 최종수정 2017.08.15 01:2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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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신장 195㎝의 거구가 경련이 일어난 오른쪽 다리를 부여잡고 넘어진 순간,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일제히 탄식을 내질렀다.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7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년간 세계 육상을 쥐락펴락한 ‘인간탄환’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에겐 너무나도 아쉬움이 남는 무대였다.

그의 별명처럼 총알 같은 질주를 기대했던 팬들은 ‘100m 3위’, ‘400m 계주 완주 실패’라는 성적이 믿기지 않았을 것이다.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200m 레이스는 아예 뛰지 않았다. 정상을 지키는 동안 그도 아팠으며, 흐르는 세월을 막을 수 없었다.

▲ 볼트가 13일 자신의 선수생활 마지막 레이스를 마친 뒤 열린 은퇴식에서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선수생활 마지막 레이스가 미완으로 끝났기에 볼트 역시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400m 계주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지금 떠나야 한다는 게 정말 슬프다”라고 속내를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복싱 영웅 무하마드 알리도 마지막 경기에선 졌다. 선수로서 뛰는 동안 내 실력을 입증해왔다”며 런던 대회에서 부진을 자책하진 않았다.

“그간 많은 이들이 은퇴를 번복하고 돌아오며 스스로를 부끄럽게 만든 사례를 봐왔다”는 그의 말에서 현역 복귀는 없을 듯하다. 오랫동안 바라왔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해 축구선수로서 제2의 인생을 펼칠 수도 있다.

▲ 작별의 키스.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이 볼트의 선수생활 마지막 무대가 됐다. [사진=AP/뉴시스]

◆ 올림픽-세계선수권 '쌍끌이 제패', 지옥훈련 없었다면 불가능한 업적

마이클 펠프스(32‧미국)가 지난 10년간 수영계를 지배했다면, 볼트는 같은 기간 육상계 원톱 자리를 지켰다. 21세기 올림픽을 상징하는 스타라는 점에서 둘은 공통점을 가진다.

스포츠 역사를 통틀어 10여 년 간 이 정도로 강력한 임팩트를 남긴 운동선수는 매우 드물다. 더군다나 새로운 강자가 계속 나타나는 기초종목에서 정상을 지키는 건 보통 노력으로 이뤄낼 수 없다.

하루 11km 정도를 수영하는 펠프스처럼 볼트도 엄청난 연습벌레다. 일주일 중 무려 6일간 훈련에 임하는데, 이는 자신의 신체 능력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함이다. 최고 스프린터가 되는 과정이 험난한 것을 알기에 “내 자식이 트랙에 서길 원치 않는다면 육상선수를 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볼트의 엄청난 훈련량은 선천적으로 앓고 있는 척추 측만증과도 연관이 있다. 그는 고질병을 고치기 위해 강도 높은 근육 강화 훈련과 재활 훈련에 매진했다. 그 결과 약점이 강점으로 승화됐다. 어깨와 골반이 평행을 이루지 못해 발의 움직임에 방해를 받자, 오히려 어깨를 더 크게 흔들고 보폭을 넓혔다. 이것이 레이스 중반 가속도와 맞물려 상당한 시너지를 일으켰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이상적인 체구도 그를 최고로 만드는 데 한몫했음은 물론이다.

그 이후의 일은? 우리 모두가 아는 대로다. 볼트는 올림픽에서 금메달 8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휩쓸었다. 그리고 100m 9초58, 200m 19초19(이상 세계기록)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볼트가 성인무대에 데뷔하기에 앞서 23년간 100m 세계기록이 0.16초 단축됐는데, 그는 고작 4년 만에 0.19초를 줄였다(2005년 아사파 파월 9초77, 2009년 볼트 9초58).

▲ 13일 400m 계주 레이스가 끝난 뒤 볼트의 은퇴식이 열렸다. 세바스찬 코 IAAF 회장과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 조각'을 떼어 액자에 담았다. 그리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볼트가 뛴 레인인 '7'을 새겨 선물했다. 볼트는 이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사진=AP/뉴시스]

◆ 약점 있는 볼트, '인간한계'의 물음을 던지다

‘단거리 최강자’ 볼트가 세운 ‘넘볼 수 없는 기록’은 세계육상에 심오한 물음을 던졌다. ‘인간의 한계는 과연 어디까지인가?’라는 질문이었다.

볼트가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9초58의 세계기록을 세웠을 때 인간의 한계가 9초35로 측정됐다. 100m를 구간별로 10m씩 나눠 가장 좋은 기록을 취합한 결과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볼트의 세계기록에 개선이 가능한 부분이 많다고 봤다.

볼트는 스타트에서 약점을 갖고 있는데, 베를린 세계선수권 당시 출발이 가장 빨랐던 리처드 톰슨(0.119초)에 비해 0.027초 느렸다. 역으로 보면 그만큼 당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새로운 육상 트랙이나 초경량 러닝화 개발 등도 기록을 단축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러닝화를 1온스(28.35g) 가볍게 하면 1마일(1.6㎞)을 달릴 때 24.75㎏의 무게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퍼펙션 포인트’라는 책을 보면 이런저런 요인을 고려해 100m 달리기의 인간 한계를 8초99로 본다. 참고로 100m 한국기록은 김국영(광주시청)이 갖고 있는 10초07. 볼트보다 단거리에 더 적합한 신체조건을 갖춘 이가 나타나면 꿈의 8초대 기록을 세울 수 있다는 주장이다.

‘끝판대장’ 볼트는 트랙과 작별을 고했고, 현 단거리 세계 챔피언 저스틴 게이틀린(미국)도 곧 선수생활을 마무리한다. 춘추전국시대가 될 가능성이 높은 ‘가장 빠른 남자’를 가리는 대결에서 누가 새로운 지배자가 될까. 볼트를 능가하는 스프린터가 머지않은 미래에 또 나올 수 있을까.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이세영 기자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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