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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파문 확산...농협, 대형마트 3사 계란 판매 중단, 치킨은 무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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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파문 확산...농협, 대형마트 3사 계란 판매 중단, 치킨은 무사한가?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7.08.1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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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류수근 기자] 설상가상이다. 지난 겨우내 조류독감(AI) 여파로 홍역을 치른 달걀 시장에 '살충제 계란' 파문이 거세게 일고 있다. 국내산 달걀에서도 살충제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달걀은 남녀노소, 귀천 구별없이 즐겨먹는 식재료다. 특히 서민의 저렴한 단백질 공급원이다. 계란이 구매가 자유롭지 못하거나 달걀값이 뛰어오르면 서민들의 삶, 서민들의 식탁에 곧바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인체에 치명적인 성분이 들어있는 '살충제 계란' 공포가 세계적으로 엄습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농가에서 생산된 달걀에서도 살충제가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이 긴급 조사에 들어가고, 농협과 대형마트 3사가 잠정적으로 계란 판매를 금지하는 등 살충제 달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5일 오전 남양주의 농가 1곳에서 피프로닐(Fipronil)이, 광주의 농가에서는 비펜트린(Bifenthrin)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피프로닐은 유럽의 살충제 계란에서 나온 성분이고, 비펜트린은 닭에 기생하는 진드기를 제거하는 살충제다. 피프로닐(Fipronil)은 닭에서 사용이 금지되어 있으며, 개와 고양이의 벼룩·진드기를 구제하기 위해 사용된다. 비펜트린(Bifenthrin)은 닭의 이(와구모)에 대한 사용이 기준치(0.01ppm)이하로 허용되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4일 친환경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일제 잔류농약 검사를 하던 중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의 8만 마리 규모 산란계 농가에서 '피프로닐' 살충제가 0.0363mg/kg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농장은 일 2만5000여 개의 계란을 생산해 왔다.

피프로닐은 벼룩과 진드기 등 해충을 없앨 때 쓰는 화학물질로 사람이 다량 섭취하면, 신장, 간, 갑상선 등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상 증세가 나타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같은 날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6만 마리 규모의 또 다른 산란계 농가에서는 닭 진드기 퇴치제 '비펜트린'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 이 농장의 하루 계란 생산량은 1만7000여 개다.

이와 관련, 정부는 15일 0시부터 전국 모든 3000마리 이상 규모 농가에서 생산되는 계란 출하를 전격 중단하고 전수검사에 들어갔다. 3일 안에 전수검사를 실시한 뒤 합격한 농장의 계란만 출하를 허용할 방침이다.

이같은 살충제 계란 파문은 닭 진드기의 확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에 따르면, 올 들어 이상 고온 현상으로 양계농가에 닭 진드기가 확산되면서 '피프로닐' 계통의 살충제 사용이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지난해 산란계 사육농가 탐문조사 결과 양계농가 61%가 닭 진드기 감염과 관련해 농약을 사용했다는 소비자 관련단체의 탐문조사 결과도 있었다.

농식품부는 그 동안 무항생제 인증농가 대상으로 잔류농약 검사를 지속 실시해 왔으나 피프로닐이 검출된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다. 아직 정부의 잔류농약 전수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문제 산란계 농가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산 계란에서도 맹독성 살충제 '피프로닐' 성분 등이 검출되자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은 15일,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올 떄까지 전국 매장에서 계란 판매를 중지하는 등 식품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는 15일부터 전국 모든 매장에서 계란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대형마트 3사는 국산 계란에서도 유럽 살충제 계란 논란 성분이 된 '피프로닐'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 고객 안심 차원에서 정부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모든 점포에서 계란을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예방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며 당분간 모든 매장에서 계란 판매를 중단한다"면서 "정부 조사 결과가 나오면 판매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형마트 3사 모두 문제 성분인 피프로닐, 비펜트린이 검출된 광주, 남양주 농가 계란은 납품받은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농협도 이날부터 전국의 농협하나로마트에서 계란판매를 일시적으로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전국 농협하나로마트의 계란 판매중지 조치는 정부의 계란농가 전수조사 기간 동안 이뤄진다. 검사 결과 안전한 것으로 판명되는 계란에 대해서만 판매를 재개할 계획이다.

경기 남양주, 광주의 양계농장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사태와 관련, 경기도는 3000수 이상의 산란계 농장 계란을 대상으로 위생검사를 벌인다고 15일 밝혔다.

도는 경기지역 농장의 계란 출하를 중지시키는 한편 10만수 이상을 사육하는 34개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긴급 계란 위생 점검에 나섰다.

경기도는 오는 17일까지 경기지역 3000수 이상 사육농가 237곳의 1435만수에 대한 위생점검도 벌인다. 점검은 경기도 동물위생시험소 직원들이 농장에서 회수한 계란의 살충제 성분 유무를 검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위생검사에서 이상이 없는 계란의 경우, 유통을 재개할 계획이다.

앞서, 벨기에와 네덜란드발 '살충제 오염 달걀' 파장이 유럽 전역을 넘어 세계로 확산했다.

맹독성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에 오염된 달걀이 네덜란드와 벨기에에서 지난달 처음 확인된 이후 이달 7일(현지시간) 독일을 시작으로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전역에서 판매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졌다.

지난 9일에는 벨기에가 '살충제 오염 달걀'을 발견하고도 유럽연합(EU)에 늑장 통보했다는 논란까지 커지면서 벨기에와 네덜란드 당국은 진상규명에 나섰다.

네덜란드 경찰은 지난 10일 EU 경찰인 유로폴의 협조로 피프로닐 살충제를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방역회사를 압수 수색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회사 간부 2명을 체포하고 관련 서류와 은행 계좌 자료를 비롯해 자동차, 사무실 등 자산을 압류했다.

이날 영국을 비롯해 덴마크, 루마니아까지 살충제 달걀이 유통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유럽에서 살충제 달걀이 유통된 나라가 10개국으로 늘었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왔을 정도면 살충제 사료를 먹거나 살충제로 피부가 범벅이 된 닭은 괜찮겠느냐며 '살충제 계란' 공포를 넘어 계육의 안전성에 대한 의심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산란계와 달리 식용으로 쓰이는 육계는 30일 정도로 속성으로 키우고 출하하기 때문에 산란계 농장처럼 기준치 이상이 잔류할 때까지 많이 뿌리지는 못한다고 설명한다. 

또 안전한 닭고기를 공급하기 위한 도계검사에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살모넬라균과 대장균 등 미생물 검사, 중금속, 항생제 검사 등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제로 양계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해외에서 유입된 검정 딱정벌레가 육계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계사를 갉아먹어 육계 사육농가의 피해가 지난해 크게 발생함에 따라 일부 육계농가에서는 계사 깊숙한 곳에서 서식하는 검정 딱정벌레를 퇴치하기 위해 살충제를 뿌려왔다고 전해진다.

뉴시스에 따르면, 한 양계농장 관계자는 "출하 이후 빈 계사에 적정한 수준의 농약을 뿌려야 하는데, 생산성 향상을 위해 무분별하게 살충제를 사용하고 있는 곳도 일부 있을 것"이라며 "이번 '살충제 계란' 사태를 계기로 산란계 농장뿐아니라 향후 육계 농장에도 살충제 사용과 관련된 당국의 지도·감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래저래 살충제 계란 파문이 어디까지 미칠지 걱정이다. 특히 빠듯한 살림살이에 저렴한 달걀을 어린이들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애용해 왔던 서민들로서는 살충제 달걀 문제가 더이상 확산하지 않고 안전하게 해결되기만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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