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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파문 서민식탁 비상? 철원서도 피프로닐 추가 검출...유통된 살충제 달걀은 얼마나 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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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파문 서민식탁 비상? 철원서도 피프로닐 추가 검출...유통된 살충제 달걀은 얼마나 될까? .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7.08.1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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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류수근 기자] 살충제 달걀 대란이 현실화되나? 서민 식탁이 위협받고 있다.

전날 경기도 남양주와 광주 농장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된 데 이어, 강원도 철원과 경기도 광주 산란계 농장에서도 살충제 계란이 추가로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6일 전국 산란계 농장 1456곳에 대한 살충제 전수검사 1차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는 피프로닐 추가 검출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강원도 철원에 있는 5만5000마리 규모 농장에서 생산한 계란에서 사용 금지된 피프로닐이 0.056㎎/㎏ 검출됐다. 국제 기준인 코덱스 기준치(0.02㎎/㎏)도 훨씬 웃돈다.

경기도 광주에 있는 2만3000마리 규모 농가의 계란에서는 비펜트린이 기준치 0.01㎎/㎏를 초과한 0.07㎎/㎏ 검출됐다.

피프로닐 살충제는 벼룩이나 진드기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되나 닭에게는 사용이 금지된 약제다. 국제보건기구(WHO)는 다량 섭취할 경우 간장, 신장 등 장기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비펜트린은 닭에 기생하는 진드기(일본명 와구모)를 제거하는 살충제로, 허용 기준치 범위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15일부터 살충제 계란 전수검사에 들어갔으며, 20만 마리 이상 대규모 농가 47곳을 포함한 총 243곳을 검사한 결과를 이날 1차로 우선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부적합 농가들을 식품의약안전처와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하고, 생산·유통 계란에 대해 유통 판매 중단 조치에 들어갔다.

반면, 나머지 적합 판정을 받은 241곳에 대해서는 이날부터 증명서를 발급해 정상 유통할 방침. 이들 농가는 전체 물량의 25%를 차지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적합 판정을 받은 241곳의 계란을 유통하면 전체 계란공급물량의 약 25%가 풀리는 것"이라면서 "당초 계획대로 17일까지 모든 산란계 농장에 대한 전수검사를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 '살충제 계란'은 얼마나 유통됐을까?

국내 농가에서 '살충제 계란'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과연 얼마나 많은 양이 유통됐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가 유통 경로 추적에 나섰지만 얼마나 유통됐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정부는 최대 수백만 개 유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뉴시스가 보도했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맹독성 살충제인 피프로닐(Fipronil) 성분이 코덱스 기준치인 0.02mg/kg 보다 많은 0.036mg/kg이 검출된 경기 남양주시 A농장은 8만마리를 사육해 하루 평균 2만5000개의 계란을 생산한다. 이 계란은 도매상격인 중간유통상 5곳에 납품해왔다.

농식품부는 A농장에서 이달 9일 시료를 채취했으며, 엿새가 지난 14일 오후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을 통해 살충제 검출 결과를 통보받았다.

그런데 16일 강원도 철원과 경기도 광주 산란계 농장에서도 살충제 계란이 추가로 검출되면서 살충제 달걀 유통양을 추정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 앞으로 다른 곳에서도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이 있어 결국 전수조사가 모두 끝난 후에야 어느정도 근접한 추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발표된 남양주시 A농장의 경우, 단순 계산하면 엿새 동안 계란 15만개가 생산된 셈이다. 정부가 현장조사에 나갔을 때 창고에 남아있던 계란은 2만4000개였다.

계란은 거의 매일 출하가 이뤄진다. 따라서 이 A농장에서만 피프로닐에 오염된 계란이 최소 12만6000개가 유통됐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여기에 지난 3월 검사에서 별다른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가 이달에야 검출됐다. 살충제 사용 시점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터라 5개월여 동안 생산·유통된 계란의 안전성도 완전히 보장할 수 없다.

그러나 오염된 계란이더라도 생산과 소비 주기가 빠른 신선식품 특성상 이미 상당량은 소진됐을 가능성이 크다.

비펜트린(Bifenthrin)이 검출된 계란까지 합하면 오염된 계란의 총량은 훨씬 더 불어난다.

첫날 발표된 경기 광주시 B농장의 경우, 비펜트린이 기준치 0.01mg/kg 보다 많은 0.0157mg/kg 검출됐다. 이 농가의 산란계 사육 규모는 6만마리이며, 하루 1만7000개를 생산한다. B농장 창고에 보관돼 있던 계란은 5만1000개 뿐이었다.

전북 순창의 C농장에서도 비펜트린이 검출됐으나 기준치 미만인 0.006mg/kg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게 정부 측 판단이다. 비펜트린에 오염되고도 시중에 유통되는 것이다.

이처럼 15일 발표된 농장들의 살충제 달걀만 계산해도 그 수치는 추정하기조차 어렵다. 그런데 16일에 추가로 발견됐고, 앞으로도 추가로 발견될 가능성이 있어, 그간 유통된 살충제 계란의 숫자는 수백만, 수천만개로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달걀 대란이 우려된다. 지난 겨우내 조류독감(AI) 여파로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달걀값이 급등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살충제 달걀 파동이 일어나며 당분간 계란값이 요동 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으로는 살충제 계란의 여파로 달걀 자체에 대한 기피 현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계란은 저렴한 단백질원으로서 서민 식탁에 공헌도가 대단히 높았다. 이런 점에서 달걀값 대란이 오면 결국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층은 서민이 된다.

또한 계란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제빵업계 등에 대한 타격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살충제 계란 파동이 서민 생활경제에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살충제 계란의 여파를 보는 소비자들은 닭고기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의심하고 있다. 당장 학교 급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국 이른 시일 내에 멀쩡한 계란과 살충제 검출 계란을 정확히 분리해 내고, 유통 경로를 투명하게 추적해 불신을 없애고, 근본적인 대책을 신속히 수립하고 철저하게 시행하는 노력만이 이번 살충제 계란 사태를 조기에 안정화시키는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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