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7:59 (금)
'FA컵 최후 쟁투' 서울-성남, 호승심 높이는 두 가지 사연
상태바
'FA컵 최후 쟁투' 서울-성남, 호승심 높이는 두 가지 사연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1.20 13: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제대결·동영상 사건, 미묘한 기류 흐른 FA컵 결승 미디어데이 회견 현장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올해 프로·아마축구의 왕좌를 가리는 축구협회(FA)컵 결승전은 두 가지 사연으로 얽힌 두 구단의 맞대결로 정의내릴 수 있다.

1998년 이후 16년만의 FA컵 우승을 노리는 서울과 1999년, 2011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정상에 도전하는 성남의 일전은 김학범 성남 감독, 최용수 서울 감독의 사제대결로 관심을 모은다. 또 양 팀 대표선수들은 일명 동영상 사건으로 얽힌 비화를 털어놓으며 신경전을 벌였다.

서울과 성남은 오는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4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을 치른다.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김학범 성남 감독(오른쪽)이 20일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FA컵 결승 미디어데이에서 최용수 서울 감독에게 필승의 의지를 밝히고 있다.

이 경기를 이기는 팀에는 상금 2억원과 함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이 주어진다.

단 한 경기로 모든 것이 결정 나기 때문에 양 팀 감독과 선수들의 각오가 대단했다. 또 상대적 약팀인 성남이 서울을 상대로 의미심장한 선전포고를 해 경기 당일 불꽃 튀는 혈투를 예고했다.

◆ 18년 전 사제지간, 적으로 다시 만나다

성남 김학범 감독과 서울 최용수 감독은 특별한 인연이 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때 김학범 감독은 코치로서 당시 사령탑이었던 아나톨리 비쇼베츠(우크라이나) 감독을 보좌하고 있었다. 당시 최용수는 팀 내 최고참이었다.

김학범 감독은 최용수 감독이 선수에서 지도자로 훌륭하게 성장한 것에 대해 자랑스러워했다. 그가 본 최용수 감독은 축구를 열심히 연구하는 지도자였다.

김 감독은 “선수 때는 천방지축이었다. 나중에 지도자를 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며 농담을 던진 뒤 “지금은 여우다. 지략도 뛰어나고 내가 배워야 할 것 같다. 그 당시와 지도자 DNA가 확실히 다르고 굉장히 좋은 지도자다. 덩치가 큰 여우라고 표현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이에 최용수 감독은 “오랜 기간 사제의 정을 나눴던 감독님과 물러설 수 없는 승부를 펼치게 돼 기분이 남다르다”고 심경을 전했다.

▲ [스포츠Q 최대성 기자] 성남 박진포가 20일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FA컵 결승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성남 자존심 건드린 서울의 '환호 동영상'

양 팀 선수들 사이에 민감한 부분이 될 수 있는 이야기도 나왔다.

서울 선수들이 FA컵 결승 상대가 성남으로 결정된 뒤 환호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떠돌아 화제가 됐다. 이는 그 장면을 받아들이는 성남 선수들 입장에서 자존심이 상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준결승에서 상주를 꺾고 FA컵 결승행을 확정한 서울은 홈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성남이 승부차기 끝에 전북을 이기고 결승행을 확정짓는 장면을 보자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환호성을 질렀다.

만약 전북이 올라왔다면 서울은 전북의 홈구장인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막강한 화력을 상대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결승 상대가 성남으로 결정되면서 서울이 홈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이는 준결승 대진 추첨 시 부여받은 번호에 따라 결승전 홈경기 개최 여부를 판단하기로 한 규정 때문이었다.

서울이 환호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본 성남 박진포는 “서울이 우리를 만만하게 본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자존심이 상했다”고 말했다.

김학범 감독은 “그런 것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싶지 않다”는 말로 일축했다.

대신 김 감독은 성남이 서울보다 우승횟수가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우리는 서울보다 많은 별 7개를 달았다”며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뒤지지만 단판이기 때문에 경기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면 서울이 생각하는 것만큼 호락호락하게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yl015@sportsq.co.kr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