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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 홈구장, 60년 만에 이름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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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마드리드 홈구장, 60년 만에 이름 바뀌나
  • 박현우 기자
  • 승인 2014.11.20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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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장 명명권' 매각설 부각, 아부다비 왕족 매입나서

[스포츠Q 박현우 기자]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은 1955년 구단의 전설적인 선수이자 회장이었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이름을 구장 이름으로 사용하며 그의 업적을 널리 기렸다. 하지만 베르나베우 회장의 업적은 아랍 석유회사의 이름과 함께 섞이게 될 듯하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20일(한국시간) "레알의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이름이 바뀔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의 근원은 플로렌티노 페레스(67) 레알 마드리드 회장이다.

페레스 회장은 20일 마이크로소프트와 신규 스폰서 계약식에 참석했다. 그런데 행사 도중 마드리드시 관계자와 운영계획에 대해 대화하던 장면이 방송 카메라에 잡혔다.

페레스 회장의 발언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는 IPIC 베르나베우, 또는 CEPSA 베르나베우가 될 것이다"였다. 경기장의 명명권을 판다는 의미였다.

IPIC은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국제석유투자공사의 약자이며 CEPSA는 IPIC이 운영하는 스페인 석유회사다. 그리고 아부다비는 맨체스터 시티 구단주인 만수르의 가문 알 나얀 가문의 본거지이다.

즉,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명명권을 목표로 하는 세력은 축구에 관심이 많은 아부다비의 왕족인 셈이다.

매체는 "이들이 레알에 5년간 4억 유로(5570억원)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구장 명칭 사용권을 구입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6억 유로가 넘는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레알로서는 거절하기 힘든 조건이다.

그러나 유럽 축구 구단들이 중동의 석유 부호들에게 계속해서 매입되며 이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60년간 레전드의 이름으로 지켜온 홈구장의 이름이 중동의 석유 부호에 의해 바뀐다면 많은 반발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레알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사용에 대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마드리드시 사이의 부동산 스와프 문제가 걸려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레알의 단독 결정으로 이름을 바꾸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페레스 회장에 의해 우연히 레알의 계획이 알려지면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의 명칭 변경이 어떤 식으로 마무리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parkhw8826@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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