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큐) 이두영 기자] 이등병의 편지, 사랑했지만, 바람과 나, 변해가네,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너무 아픈 사랑이 아니었음을, 서른 즈음에,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 그녀가 처음 울던 날...... 

지난 90년대에 요절한 가수 김광석의 주옥같은 노래들입니다. 그의 일대기와 노랫말에 얽힌 사연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김광석’이 8월 30일 극장에서 개봉됩니다. 영화 상영과 더불어 애틋하고 정감 있는 노랫말과 더불어 타살 의혹이 다시 관심을 끌 것으로 보입니다.

김광석이 태어난 대구를 찾아가 보았습니다. 그의 고향은 대구광역시 중구 방천시장 부근입니다. 1945년 광복 이후 일본과 만주 등지에서 돌아온 사람들이 모여들어 장사를 시작한 지역이지요. 그 옆의 ‘신천’은 대구 도심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개천입니다. 

방천시장은 신천 제방을 따라 형성됐다는 뜻이며, 신천을 가로지른 12개의 다리 중 하나인 수성교 옆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방천시장과 제방 사이에는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김광석거리)’이 조성돼 있습니다.

사실 김광석은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만 대구에서 살았고, 초등학교부터는 서울에서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대구 사람들은 이곳 중구 대봉동 골목을 김광석과 관련한 각종 자료를 벽화 등으로 형상화해, 문화의 거리로 변신시켰습니다.

  방천시장 상권 쇠퇴에 따라 음침해진 골목을 변화시키고 지역경제를 살리려는 시도는 적중해, 이제 찾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우범지대를 방불케하던 골목도 환해졌습니다. 6.25전쟁 이후 북한 실향민 등이 몰려와 삶의 터전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부산 감천동 문화마을과 비슷한 데가 많네요. 

김광석 골목에는 그의 사진과 노랫말, 꽃 및 화분, 하트·창문 모양의 조형물 등이 전시되거나 그려져 있습니다. 또 카페, 레스토랑,전통 맛집 등 식당과 옷가게, 갤러리, 공방 등이 시장골목과 맞물려 늘어서 있습니다.

요즘 대구 김광석길과 방천시장은 특히 젊은 여행자들 사이에서 대구 경북 지역의 가볼만한 곳으로 크게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유명한 관광지에 비해 조용하고 분위기가 있다는 점이 강점입니다. 

 대구 여행코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김광석 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는 방법도 쉽습니다. 대구지하철 2호선 경대병원역에서 수성교 방면으로 5분만 걸으면 됩니다. 제방 도로 옆 골목으로 들어서면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로 이어집니다. 떠오르는 여행지로서 손수운전자를 위한 주차공간은 여의치 않지만 80여대를 주차할 수 있는 대봉동 공영주차장이 곧 마련될 예정입니다. 요즘은 대백프라자 야외주차장(노상공영주차장)에 무료로 주차할 수 있습니다. 도보로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볼거리와 함께 먹을거리도 중요한데, 사실 대구에는 딱히 별미라고 추천할 만한 음식이 거의 없습니다. 방천시장,칠성시장,교동시장, 서문시장 등 재래시장이 좋습니다. 방천시장에는 배우 최불암의 ‘한국인의 밥상’에도 소개된 방천찌짐집의 빈대떡을 비롯해 바비큐, 닭갈비,족발, 막걸리 등을 다양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그중 뚜뿔갈비와 청도동곡막걸리가 인기가 꽤 많네요.

중구 동성로에 위치한 교동시장도 전통 재래시장으로 유명한데, 요즘 ‘교동 도깨비야시장’으로 더 많은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이곳에도 곱창볶음,팟타이, 토스트 등 먹을거리가 풍부합니다. 수성구 신청동에 있는 신천시장에도 막창,곱창,떡볶이,연어 등 안주거리를 내놓는 술집과 맛집이 즐비합니다. 지난해 늦가을 큰불이 난 서문시장도 야시장이 활성화된 먹거리 관광명소이며 특히 단팥빵이 유명합니다.

김광석 거리의 주변 관광명소로는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 달성공원, 야간 데이트코스와 불빛축제로 널리 알려진 두류공원 이월드, 야경이 아름다운 수성구 수성못, 단팥빵 먹는 곳으로 잘 알려진 대구근대골목과 대구근대역사관 등이 있습니다. 

특히 대구 근대골목투어를 단체로 신청하면 동산 청라언덕, 3.1만세운동길(쌈지공원),계산성당(커피명가 입구), 이상화고택,약령시 한의약박물관, 마당 깊은 집,종로.진골목, 대구시간여행(공감게스트하우스) 등 근대문화골목의 역사적 장소들을 설명 들으며 둘러볼 수 있습니다.

그밖에 자연풍광을 좋은 대구 여행지로는 가을에 단풍축제가 열리며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팔공산이 으뜸이지요. 동화사,부인사,진불암,원효암 등 사찰과 암자, 팔공산 갓바위 등 기도처, 케이블카가 있고 등산코스도 잘 가꿔져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입니다.

또 도동서원, 대구방짜유기박물관, 대구수목원,진달래 군락지인 비슬산,대구광역시 달성군 화원읍 본리리 ‘마비정 벽화마을’, 동구 지저동 금호강에 있는 ‘아양기찻길’ 등도 대구관광코스에 넣을 만한 장소들입니다. 특히 하중도는 봄 유채꽃과 청보리, 가을 코스모스 및 해바라기꽃 등이 화려하게 피어 8~9월에도 스마트폰이나 카메라를 들고 인증샷을 찍기에 좋습니다.

대구의 야영장으로는 팔공산 파계사 오토캠핑장, 베이스 캠프, 금화관광농원캠핑장 등이 있습니다.

대구의 여관(모텔)이 몰려 있는 곳으로는 동대구역 인근과, 수성구 황금네거리, 범어역 1번출구 부근, 동촌유원지 일대입니다. 특히 동촌유원지 일대는 폭넓은 금호강을 끼고 있어 풍광이 좋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초가을. 팔공산 단풍잎이 물들기 전에라도, 김광석의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를 들으며 대구의 구석구석을 구경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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