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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에서부터 파랑새 찾는 임영희 '식스맨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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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에서부터 파랑새 찾는 임영희 '식스맨 헌신'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1.21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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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VP 출신 우리은행 주장 임영희, 출장시간 줄어도 혼신 다해 팀 6연승 화룡점정

[스포츠Q 이세영 기자] 기본기가 출중한 선수는 어떤 자리에서든 최상의 실력을 발휘한다. 임영희(34·춘천 우리은행)가 바로 그런 선수다.

우리은행은 20일 구리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B국민은행 여자프로농구 구리 KDB생명과 경기에서 16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한 임영희의 활약에 힘입어 70-59로 이겼다.

1라운드 전승에 이어 2라운드 첫 경기도 이긴 우리은행은 개막 6연승을 질주하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통합 3연패를 향해 순항하고 있는 우리은행이다.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임영희는 1쿼터 종료 직전 투입되면서부터 존재감을 발휘했다. 휴스턴의 골밑 득점을 도운 데 이어 수비 리바운드에도 가담하는 면모를 보였다. 코트를 종횡무진 누비는 적극적인 몸놀림이 발군이었다.

▲ 임영희(오른쪽)가 20일 KDB생명전에서 점프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 10년 무명세월 이겨낸 '인동초'

코트 안에서 한 발이라도 더 뛰고 슛 한 번이라도 더 쏘기 위해 노력하는 임영희의 플레이는 그가 10년간 벤치를 지킨 무명선수였기에 가능했다.

1999년 신세계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발을 디딘 임영희는 2008~2009시즌까지 열 시즌 동안 출전 기회가 적었다. 당시 국가대표 선수들이 많았던 신세계에 그가 들어갈 자리는 좁았다.

선수 은퇴를 염두에 두고 2009년 자유계약(FA) 선수 시장에 나간 것이 농구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당시 성적이 안 좋았던 우리은행이 임영희를 선택한 것.

우리은행에 입단한 뒤 출장시간을 늘렸다. 2009~2010시즌 40경기에 출장하며 경기 당 34분 28초를 뛴 임영희는 평균 11.53점 4.33리바운드 3.6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세 가지 기록 모두 커리어 하이였다.

우리은행은 임영희를 영입한 뒤 2011~2012시즌까지는 최하위를 면치 못했지만 2012~2013시즌부터 승승장구했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위성우 감독의 지휘 아래 코트를 누빈 임영희는 2012~2013시즌 경기 당 15.37득점 5.17리바운드 3.31어시스트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를 받은 뒤 챔프전에서도 MVP를 수상, 자신의 전성시대를 활짝 열었다. 2013~2014시즌 챔프전에서도 MVP를 받은 임영희는 우리은행 통합 2연패의 핵심 선수로 우뚝 섰다.

앞서 신한은행의 6연패를 먼발치에서 지켜봐야만 했던 우리은행은 최근 두 시즌을 모두 우승으로 장식하며 왕좌를 이어받았다. 그 중심에는 팀에서 맏언니이자 주장인 임영희가 있다.

▲ 임영희(오른쪽)가 20일 KDB생명과 경기에서 골밑으로 패스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 팀을 승리로 이끈 '3쿼터 연속 8득점'

임영희는 올시즌에도 변함없이 출중한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경기 당 30분 동안 코트를 뛰는 임영희는 평균 10.17점 2.83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우리은행의 6연승을 이끌었다.

다만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나이와 그에 따라 떨어질 수 있는 신체능력 때문에 팀에서 임영희의 출장시간을 조절해 줄 필요가 있었다.

20일 KDB생명전에서 임영희는 1쿼터 1분 40초를 남겨놓고 박언주 대신 코트를 밟았다.

그는 코트에 들어서면서부터 미친 존재감을 과시했다. 휴스톤의 2점슛을 어시스트한 임영희는 값진 수비 리바운드도 잡아내며 팀의 13-11 역전을 이끌었다.

2쿼터에서도 리바운드와 득점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임영희는 3쿼터 막판 8점을 몰아넣으며 위력을 떨쳤다. 팀이 34-35로 뒤진 상황에서 3점슛을 성공한 임영희는 30초 뒤 또 한 번 3점슛을 넣으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임영희는 3쿼터 종료 23초 전 2점슛을 넣으며 점수차를 순식간에 7점차로 벌렸다. 임영희의 활약으로 기세가 오른 우리은행은 4쿼터에서 분위기를 뺏기지 않으며 승리를 챙겼다.

경기 후 임영희는 “상대가 연패를 하고 있던 팀이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며 “벤치에 앉아 있을 때 팀이 잘 안 되는 부분을 보고 있었다. 교체된 뒤 그 부분을 개선하려고 한 게 주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경기를 치를수록 팀이 좋아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추구하는 농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 고무적이다”라고 덧붙였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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