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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로까지 밀려난 김선영, 집념의 부활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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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로까지 밀려난 김선영, 집념의 부활포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1.23 1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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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유일한 우승컵 2011 컵대회 MVP, 리베로 굴욕 딛고 15득점 맹활약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한 한국도로공사의 스타팅 멤버를 지켜보는 것은 이번 시즌 여자배구를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다. 레프트 자원들이 돌아가며 고르게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엔 김선영(24)이 반짝반짝 빛났다.

김선영은 지난 20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원정경기 KGC인삼공사전에서 성공률 50%의 순도높은 공격으로 15점을 뽑아내며 도로공사의 3-1(23-25 25-20 25-17 25-14)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15점은 니콜 포셋의 34점에 이어 팀내에서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이었다. 16.88%의 적지 않은 공격점유율에도 범실은 2개밖에 되지 않았다. 블로킹과 서브에이스도 하나씩 보탰다. 특히 1세트에는 5번의 공격을 모두 성공시키는 괴력을 발휘했다.

◆ 리베로까지 밀린 자존심, 어렵사리 찾아온 기회를 잡다 

출발은 산뜻했다. 김선영은 주전 레프트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달 21일 개막전 KGC인삼공사전에서 12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승리 후 도로공사가 2연패를 기록하자 서 감독은 김선영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시켰다.

첫 경기 이후 김선영은 3경기에만 나섰다. 개막전 12득점 이후 2경기에서 올린 득점은 단 2점. 지난 13일 인천 원정 흥국생명전에서는 리베로로 출전했다. 전 경기였던 지난 17일 GS칼텍스전에서는 아예 코트를 밟아보지도 못했다.

서 감독은 김선영의 자존심을 박박 긁었다. 지난 시즌 신인왕 고예림의 리시브가 흔들려도 김선영을 쳐다보지 않았다. 황민경을 투입해 경기를 풀어갔다. 그러나 황민경의 몸상태가 좋지 않자 김선영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선영은 어렵사리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공격력만큼은 자신 있는 그는 강스파이크를 펑펑 날리며 그동안의 한을 풀었다. 그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 “쉬면서 연습을 많이 해 잘 해낼 수 있었다”며 “내가 포인트를 내면 다같이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는 수훈선수 소감을 밝혔다.

◆ 도로공사의 두 번째 우승컵도 내 손으로 

대구여고를 졸업한 김선영은 2008년 10월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4순위로 도로공사에 입단했다. 데뷔 첫 해 오른쪽 무릎이 좋지 않아 수술을 받았고 2년차 때부터 경기에 나섰다. 180cm, 71kg은 그는 빠른 공격을 잘 하는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2010~2011 시즌 경기당 6.2점을 올리며 차츰 자리를 잡더니 2011년 외국인 선수 없이 치르는 컵 대회에서 경기당 16.6점을 기록하며 도로공사에 창단 첫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는 영광까지 누렸다.

지난 2시즌, 그는 큰 어려움 없이 스타팅으로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판세가 바뀌었다. 황민경, 고예림의 기량이 몰라보게 좋아졌고 라이트에서 레프트로 돌아선 문정원까지 등장했다. 서 감독은 최근 서브가 좋은 문정원을 고정으로 두고 나머지 선수들을 치열하게 경쟁시키고 있다.

절박했던 김선영은 좋은 기억이 있던 KGC인삼공사를 제물로 자신의 존재감을 십분 발휘했다. 이번 시즌 올린 29점 중 27점이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낸 것이다.

세터 이효희와의 호흡은 일품이었다. 김선영은 빠르고 낮게 깔려오는 이효희의 토스에 춤을 췄다. 그는 “언니한테 나를 믿고 달라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며 “연습할 때 잘 됐던 것이 좋은 결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김선영이 MVP에 올랐던 2011 컵 대회를 제외하고는 아직 한 번도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6개 구단 중 V리그에서 유일하게 우승을 못해본 팀이다. 김선영은 “팀 우승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는 말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V1'을 향한 도로공사는 3연승 신바람을 내달리며 2위로 도약, 선두 IBK기업은행을 승점 1점차로 맹추격하고 있다. 김선영이 레프트 경쟁에 불을 지피며 도로공사의 사상 첫 우승에 추진력을 더하고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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