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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리듬감 넘치는 액션영화의 진수 ‘빅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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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리듬감 넘치는 액션영화의 진수 ‘빅매치’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4.11.2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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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연말 극장가에 쏟아질 한국영화 기대작들 가운데 포문을 열 ‘빅매치’(제작 보경사)는 상업영화의 오락성과 액션영화의 쾌감을 황금빛 선율로 실어 나른다.

촉망받는 국가대표 축구선수였으나 그라운드 폭행사건으로 제명된 뒤 종합격투기 MMA 선수로 거듭난 최익호(이정재)는 코치이자 친형인 영호(이성민)가 납치당한 뒤 계좌에 거액을 입금한 경기 프로모터 살인용의자로 체포되기까지 한다. 이 모든 사건을 치밀하게 기획한 천재적인 악당 에이스(신하균)는 VVIP들만을 위해 설계한 게임판에 익호를 경주마로 끌어들인 뒤 단계별 미션을 내린다. 게임의 룰은 ‘멈추면 죽는다’. 익호는 목숨보다 소중한 형을 에이스의 마수로부터 구해내기 위해 경찰서 유치장을 탈출하면서부터 도심 곳곳을 누비며 질주하기 시작한다.

 

‘후아유’ ‘사생결단’ ‘고고70’의 최호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담당한 ‘빅매치’는 기획력이 빤짝거린다. 파이터를 주인공으로 한 증강현실 게임을 영화로 불러들여 격투기 선수인 익호, 도심을 게임판으로 설계하는 에이스의 대결로 영리하게 구현한다. 관객은 3D 증강현실 게임을 즐기는 기분에 빠져들게 된다.

최 감독의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브로맨스 정서는 형제애로 더욱 진해졌고, 남녀의 사랑은 애틋한 교감으로 엷어졌다. 익호와 미션 안내자 수경(보아)의 관계는 연민과 관심 선에서 머무른다. 액션영화에 충실하려는 의도로 읽혀진다. 그리고 그 선택은 설득력이 있다.

액션장면에선 괄목할 만한 성과가 두드러진다. 경찰서 안 탈출 장면에서 펼쳐지는 액션은 꽤 긴 시퀀스임에도 지루할 틈 없이 흘러간다. 너무 프로페셔널해서 ‘비인간적인’ 액션에 물린 관객에게 격투기 선수라는 캐릭터를 활용, 틈틈이 실수도 나오는 ‘인간적인’ 액션은 웃음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축구경기가 열리는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익호가 시도하는 고공 낙하신은 국내 액션영화 사상 명장면으로 기록될 만하다.

 
 

‘빅매치’는 모션캡처 프리 비주얼을 도입, 다양한 앵글에서 액션장면을 바라보는 재미와 생생한 타격감을 맛보게 해준다. ‘아저씨’의 박정률 무술감독이 일궈낸 성과다. 영화 전체적으로 액션은 리듬감 넘치게 펼쳐진다. 심장이 요동치는 강렬한 비트의 일렉트로니카 곡을 눈으로 듣는 느낌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주연배우 이정재의 매력이다. 2012년 ‘도둑들’ 이후 ‘신세계’ ‘관상’을 연달아 히트시키고 있는 그는 40대 남자배우로서 적당한 카리스마와 위트, 능글거리는 매력으로 자기만의 영역을 단단히 구축했다. 이번 영화에선 ‘단순’ ‘열혈’ 캐릭터에 방점을 찍는데 코믹하며 귀엽기까지 하다. 축구선수, 파이터, 형을 구하기 위해 나서는 동생의 변화하는 외모와 내면을 너무나 유연하게 그려낸다. 식스팩 몸매는 보너스다. ‘빅매치’는 이정재의 원맨쇼이자 객석을 향해 회심의 일격을 가하는 빅매치다.

 

국가대표 레슬링 선수 출신이라는 설정에 걸맞게 뭉개진 귀까지 디테일하게 표현한 영호 역 이성민의 중후한 연기를 비롯해 배성우, 라미란, 김의성의 유머러스한 연기도 좋다. 반면 에이스 역의 연기파 신하균은 다소 아쉽다. ‘배트맨’의 조커 등 천재성과 악마성, 유아적인 호들갑스러움을 겸비한 악당 캐릭터의 레토릭에 갇힌 느낌이 들어서다. 중간중간 덜컹거리는 스토리 연결이 거스르기도 하지만 ‘빅매치’는 ‘잘빠진’ 상업영화이자 '느낌 충만한' 액션영화임에 분명해 보인다. 2시간이 훌쩍 넘는 영화가 즐비한 상황에서 러닝타임은 감상에 딱 좋은 1시간52분이다. 11월27일 개봉.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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