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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좋다' 최홍림, 내게 남은 8% 신장기능과 사십년 만에 불러보는 '형'과의 치유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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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좋다' 최홍림, 내게 남은 8% 신장기능과 사십년 만에 불러보는 '형'과의 치유의 길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7.09.03 08: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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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류수근 기자] 2015년 2월 설특집 '속풀이쇼 동치미'의 주제는 '나도 위로받고 싶다-요즘 나를 못살게 구는 것은 이것?'이었다. 

당시 개그맨 최홍림은 프로그램의 진행자와 출연자들은 물론 방청객들까지 깜짝 놀랄 만한 사실을 털어놨다. 

"나이들수록 좋은 일만 생긴다"고 서두를 꺼낸 뒤 "늘 좋다보니까 표시가 안나는 신장이 안 좋아져 매주 진료를 받으러 간다"고 말했다.

"4개월 전에 신장기능이 40% 남았다고 했는데 지금은 26%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진=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제공]

당시 최홍림은 신장기능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밝히면서도 주위 사람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친형도 아닌데 '형은 자전거 매일 타서 건강하니까 콩팥 하나 줄게 걱정하지마. 투석은 안 되지 방송도 해야하고 사업도 해야하는데'라고 격려해 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그래서 "저는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후 2년 6개월, 지금 그의 건강상태는 어떨까? 3일 오전 8시에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그 상황을 직접 들을 수 있을 전망이다.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238회의 부제가 "'내게 남은 8%' 개그맨 최홍림" 편으로 예고됐기 때문이다. 

이날 최홍림은 1987년 제1회 대학개그제를 통해 데뷔한 이후 크게 부침을 겪었던 개그맨으로서의 삶, 개그맨 출신 1호 프로골퍼가 된 사연을 공개한다. 또한, 처음 신부전정으로 진단받을 당시 관리만 잘 하면 10년도 쓸 수 있다던 신장기능이 3년만에 8%까지 악화된 건강상태도 알아본다. 지난 2월 검사 당시만 해도 14%가 남았다고 했지만 6개월 정도만에 크게 악화된 것이다.  

최홍림은 개그맨이 된 뒤 초반에는 반짝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곧 설자리가 사라졌고, 2010년 14년만에 방송에 복귀, 제2의 전성기를 누리기까지 장기간 힘들었던 아픈 기억이 있다. 

1990년대 가족들이 있는 미국행을 택하고, 프로골퍼가 된 과정도 방송에 복귀하고 싶은 열망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그런 만큼 지금 제2의 전성기가 너무 즐겁다 주위에서는 이구동성으로 건강이 우선이요 수술이 먼저라고 얘기하지만 방송을 중단할 수 없다. 훌륭한 남편이고 싶고 열심히 방송하는 멋진 아빠이고 싶기 때문이다.   

최홍림은 현재 기러기 아빠다. 아내의 한 식당 사업과 딸의 학업 때문에 부인과 딸이 중국에 살고 있기 때문. 그런 만큼 부인 도경숙 씨와 딸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앞으로 신장기능이 더 저하되면 투석이나 이식수술을 받을 수밖에 없다. 

[사진=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제공]

그런데 신장을 제공하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 이 보다 더 기쁜 소식이 있을까? 그러나 최홍림은 주저하고 있다. 신장 공여 의사를 밝힌 사람은 다름아니라 40년간 의절했던 형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2주전 '속풀이쇼 동치미'의 '인생에서 지우고 싶은 기억' 편에서 최홍림은  말썽꾸리기 형 때문에 어머니를 오랜 기간 오해했던 속내를 털어놨다. 

어린 시절, "남편 복이 없으면 자식 복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우리 막내 홍림이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고 써놓은 글을 본 뒤 어머니가 자신을 버리고 떠나려 한다는 걸로 오해했다는 것. 이후 어머니에 대한 정이 옅처졌다. 그런데 알고 보니 어머니가 집을 떠난다는 게 아니라 이 세상을 떠난다는 이야기였음을 뒤늦게 깨닫게 됐다. 

형을 철들게 하려는 어머니의 푸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여 평생 응얼이로 안고 살았던  것이다.

'사람이 좋다' 예고에 따르면, 어린 시절 최홍림에게 형은 '공포' 그 자체였다. 지독히 가족을 괴롭혔던 형이었기 때문. 최홍림의 기억 속에는 일반적인 '형'의 이미지가 아니라 '원수'로서 남아 있다.

이런 만큼, 최홍림으로서는 세상을 떠난 부모님이 형과 화해시키려고 자신의 신장을 나쁘게 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정도라고 한다. 

따라서, 이날 방송에서는 최홍림이 의절했던 형을 용서하는 과정도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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