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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박재상도 은퇴, 서서히 저무는 SK와이번스 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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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박재상도 은퇴, 서서히 저무는 SK와이번스 왕조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09.03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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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2000년대 후반 SK 와이번스 왕조를 이끌었던 또 한 명의 선수가 현역 유니폼을 벗는다. 외야수 박재상(35)이 그라운드와 작별한다.

SK는 “박재상이 최근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달했다. 구단은 박재상과 대화 끝에 의사를 존중해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SK는 오는 9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벌어지는 넥센 히어로즈와 2017 KBO리그 홈경기에서 박재상의 은퇴식을 거행하기로 했다.

▲ 박재상이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난다.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200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전체 67순위)에 SK 지명을 받고 프로에 데뷔한 박재상은 올해까지 17년간 SK에서만 뛰었다.

17년간 1087경기에 출장해 통산 타율 0.262 65홈런 394타점 135도루 459득점의 성적을 남겼다.

2006년 65경기에 출전,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박재상은 SK가 창단(2000년) 후 첫 우승을 차지한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팀 외야의 한 축을 책임졌다.

박재상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SK 왕조’의 핵심 멤버 중 한 명이었다.

특히 SK가 정규리그 2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2009년 1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5 15홈런 81타점 31도루 84득점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써냈다.

하지만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백업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00안타를 때린 시즌이 단 한 번도 없다. 올해 1군에서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박재상은 결국 은퇴를 택했다.

박재상은 구단을 통해 “길었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게 돼 후련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SK에 입단해 17년간 인천에서만 뛰었다는 점에서 난 행복한 선수생활을 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언제나 나에게 아낌없이 성원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다른 위치에 있겠지만 내가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팬 여러분들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선수로서 은퇴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라고 생각했었고, 구단에서 은퇴식을 마련해 줘 고마운 마음”이라며 “준비해주신 사장님, 단장님 이하 모든 구단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재상의 은퇴는 SK 왕조를 일궜던 멤버들의 퇴장을 의미한다.

SK는 지난해 좌완투수 전병두를 떠나보냈다. 2008년 SK 이적 후 이듬해 49경기 133⅓이닝, 2011년 92⅓이닝을 던지며 팀을 위해 왼 어깨를 바친 전병두는 지난해 10월, 32세에 은퇴식을 했다. 은퇴경기에서 원래 투구폼이 아닌 스리쿼터로 공을 던지는 전병두를 보며 많은 야구팬들이 눈시울을 적셨다.

2012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뒤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한 경기를 제외하고 가을야구를 하지 못한 SK는 투타에서 서서히 세대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당장 3일 kt 위즈전 라인업만 봐도 선발로 나온 타자 중에 여전히 건재한 ‘왕조 멤버’는 최정, 박정권, 나주환 정도다. 한동민, 정의윤, 최승준, 이재원 등 거포 자원들과 노수광, 최항, 정진기 등 신예들이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왕조 재건’이 가능할 전망이다.

막강한 전력을 자랑했던 투수들은 대부분 기량이 쇠퇴했거나 부상 중이다. 수술 후 재활 중인 ‘에이스’ 김광현은 내년을 벼르고 있다.

6년간 막강한 전력을 자랑했던 SK는 이후 적잖은 후유증을 겪고 있다. 그 와중에 왕조를 일궜던 선수들이 하나, 둘 팀을 떠나고 있다. 강팀의 이미지가 다소 약해진 SK가 환골탈태해 다시 리그를 주름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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