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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스페셜' 한국판 '메멘토', 단기기억상실증 주연이와 '항NMDA수용체 뇌염' 소리의 기억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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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스페셜' 한국판 '메멘토', 단기기억상실증 주연이와 '항NMDA수용체 뇌염' 소리의 기억 찾기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7.09.03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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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류수근 기자] 3일 밤 11시 5분에 방송되는 'SBS 스페셜' 486회의 부제는 '오늘을 잊지 마-사라진 25살의 기억'이다. 

이날은 영화 '메멘토'의 주인공처럼 한 순간에 기억을 잃고 자신의 과거를 모두 잊어버린 두 기억장애 주인공의 고통스런 삶을 추적할 예정이다. 

영화 '메멘토(Memento)'는 2000년 영국 출신의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연출한 영화다. 아내의 살인사건을 겪은 후 그 충격으로 10분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희귀한 증상에 시달리는 한 남자가 살인범을 찾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한국판 메멘토, 5분만 기억하는 주연이 [사진= 'SBS스페셜' 제공]

'memento'라는 단어는 본래 사람이나 장소를 기억하기 위한 기념품이나 기념물을 뜻하는 단어다.

가이 피어스가 맡은 주인공은 레너드 셀비는 전직 보험수사관으로, 아내가 강간당하고 살해되던 날 후로 기억을 10분 이상 지속하지 못하는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가 된다. 

그의 기억 속에는 단지 자신의 이름, 아내가 강간 살해 당한 사실, 범인이 '존 G'라는 것만 남아 있다. 셀비는 새로운 기억들을 이어가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다 활용한다. 그때그때 메모로 남기다 못해 자신의 몸에 문신으로까지 기억을 새긴다. 관객들의 안타까움을 절로 자아낼 정도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영화같은 기억상실이 현실에서 겪는다면 얼마나 힘든 삶일까? 그런데 현실에 '메멘토'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면 어떨까? 

이날 'SBS 스페셜'에서는 인생의 절정기인 꽃다운 나이 25살에 기억상실증에 걸린 두 명의 주인공을 만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 명의 주인공은 '한국판 메멘토, 5분만 기억하는 주연이'의 이야기다. 

주연 양은 단기기억상실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학습과 기억에 관여하는 해마 손상으로 새로운 기억이 제대로 입력되지 않는 증세라고 한다.

주연 양은 2014년 세월호 참사 관련 소식이 몇 달 동안 뉴스에 나오고 있을 무렵, TV를 틀 때마다 "너무 불쌍해. 어떻게 저렇게 된 거야?'라고 엄마에게 물었단다. 그런데 그녀의 머릿속에는 기억이 단 5분만 남아 있다. 그 외에는 그 무엇도 기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제 더이상 친구를 만날 수도, 학업을 이어갈 수도 없다. 누구를 만나면 아는 사람인지 아닌지 알 수 없기에 모르는 사람이 인사를 해도 인사를 한단다. 주연 양은 결국 대학 2학년 때 자신의 꿈을 포기해야 했다. 그렇게 주연 양은 동일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또 한 명의 주인공은 '인생이 송두리째 사라진 3살의 기억을 가진 소리'다. 

 3살의 기억을 가진 소리 [사진= 'SBS스페셜' 제공]

소리의 기억장애는 '항NMDA수용체 뇌염'를 앓고 있다.

NMDA수용체란 세포의 사멸과 정상세포 간의 신호전달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경수용체이다. 여기에 장애가 생기면, 과거에 대한 기억 내용들은 뇌의 어딘가에 저장은 돼 있지만 새로운 기억을 만들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굴 만났는지 소리 양의 기억 속에는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다고 한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소리 양은 불과 8개월 전까지만 해도 대학을 졸업하고 남들처럼 평범하게 직업을 찾기 위해 노력하던 취준생이었다는 사실이다. 

소리 양은 지난 겨울 갑자기 헛소리를 하고 고열과 호흡곤란 증세를 겪으며 혼수상태에 빠진 후 3개월만에 의식을 회복했다. 그런데 의식만 돌아왔을 뿐 그녀의 기억은 단 한 줄도 남아 있지 않았다. 사람에 대한 기억은 물론 기초적인 지식들마저 거의 사라져 버렸다는 것. 

이처럼 깡그리 기억을 잃어버린 사람들도 힘들지만 그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가족들의 답답함과 안쓰러움은 얼마나 극심할까?

이날 SBS 스페셜 '오늘을 잊지마-사라진 25살의 기억' 편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기억의 소중함과 의미를 새삼 일깨워 주는 뜻깊은 시간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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