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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그럴 사람 아니다" 김호곤 위원장 발언, 설득력 실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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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그럴 사람 아니다" 김호곤 위원장 발언, 설득력 실리는 이유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9.07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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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히딩크 감독님이 명장 아니냐.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분이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낸 거스 히딩크의 부임설이 떠돌자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발끈했다.

김호곤 위원장은 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과 함께 귀국해 히딩크 감독 부임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히딩크 감독의 제의는 들어본 적도 없고 그럴 일도 없다는 것이었다.

6일 각종 언론을 통해 거스히딩크재단 관계자의 입을 통해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을 이끌 용의가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이후 온라인 상에서는 히딩크 감독을 데려와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한국 축구가 세계에서 6번째로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뤄냈으나 그 과정에서 아쉬움이 남았기 때문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나고 신태용 감독이 최종예선 2경기를 남기고 대표팀의 소방수를 자처했다. 당초 목표였던 본선진출은 이뤄냈지만 2경기에서 득점 없이 답답한 경기력을 보이자 팬들의 불만은 커졌다.

여기에 히딩크 감독이 몸값까지 낮추며 대표팀을 맡을 의사가 있다고 알려지자 여론의 반응은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 4강 진출 뿐 아니라 한국 축구의 뿌리 깊게 박힌 시스템적 문제까지 지적하며 전환점을 만들어낸 인물이다.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첼시의 소방수를 맡았던 경험이 있어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본선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김호곤 위원장은 히딩크 감독의 부임 가능성을 일축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김호곤 위원장은 “어려운 상황에 선수들이 똘똘 뭉쳐 난관을 극복했는데 하루도 되기 전에 그런 이야기가 나와 어처구니가 없다”며 “본선에서 어떻게 할 지 연구하는 시점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와 불쾌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히딩크의 본심인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는 “그것이 정말 히딩크 감독 입에서 나온 건지 궁금하다”며 “히딩크 감독님이 명장 아니냐.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분이다. 그런 제의를 할 일도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히딩크 감독은 2002년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한국 축구에 대해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히딩크재단을 통해 한국 축구의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팀이 본선행을 확정지은 상황에서 그런 발언을 했다는 것 자체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이다.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잘 해낼 수 있을지 와는 별개로 이는 신태용 감독을 무시하는 처사임이 분명하다. 신태용 감독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까지 팀을 이끌기로 계약이 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덕장으로 잘 알려진 히딩크 감독이 정말 신태용 감독에 대한 배려 없이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이 맞을까. 여러 매체를 통해 다양한 인터뷰가 보도됐지만 정작 이야기가 나온 곳은 히딩크재단의 관계자의 입 뿐이다. 히딩크 감독을 통해 직접 사실 관계가 확인된 일은 없다. 그야말로 관계자의 입에서 나온 ‘카더라’식 발언이 전부다. 한국 축구의 영웅 히딩크 감독이 진정으로 한국 축구를 생각하고 대표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면 언론에 흘리기 식으로 논란을 조장했을까.

히딩크 감독 부임은 김호곤 감독의 일축과 함께 실현 가능성이 사라졌다. 그러나 히딩크에 대한 환상과 신태용 감독과 대표팀에 대한 불신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월드컵 무대를 준비해야 할 대표팀 선수들과 신태용 감독이 받을 상처도 무시할 수 없다. 이번 사태가 유독 안타깝게 느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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