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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김호남 결승포, '호남축구' 승격 기운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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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김호남 결승포, '호남축구' 승격 기운 살리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1.22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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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챌린지 준PO] 비겨도 안되는 절체절명 위기에서 김호남의 선제 결승골, 강원에 1-0 승리

[스포츠Q 박상현 기자] 2012년까지 K리그 구단 가운데 '막내'였던 광주FC는 승강제 도입 원년에 K리그 챌린지로 강등됐다. 상주 상무가 당시 후반기부터 경기를 보이콧하며 최하위를 '자처'했기 때문에 사실상 광주가 승강제 원년에 떨어진 첫 팀이 됐다.

그런 광주가 K리그 클래식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올 시즌 K리그 챌린지에서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여주긴 했지만 남기일 감독대행의 지도 아래 한 팀으로 똘똘 뭉친 광주가 첫 관문을 넘었다.

광주는 22일 원주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챌린지 준플레이오프에서 후반 8분 임선영의 도움을 받은 김호남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잘 지켜내며 1-0으로 이겼다.

K리그 챌린지 4위 자격으로 준플레이오프에 올라 3위 강원을 맞았기 때문에 반드시 이겨야만 플레이오프로 진출할 수 있었던 광주는 귀중한 한 골로 2위 안산 경찰청과 K리그 챌린지 플레이오프를 치를 수 있게 됐다.

광주가 오는 29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안산과 경기에서도 승리한다면 K리그 클래식 11위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된다.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면 2012년 이후 세 시즌만에 K리그 클래식에 복귀하게 된다.

▲ 광주 김호남이 22일 원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과 K리그 챌린지 준플레이오프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승리가 필요해 공격적이었던 광주, 수비 후 역습으로 맞선 강원

강원과 광주는 처한 위치답게 경기 운영도 판이하게 달랐다. 강원으로서는 비겨도 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선 수비 후 역습으로 나섰고 광주는 계속 강원의 골문을 두드리려 애썼다.

그러나 양팀 모두 정확한 슛은 나오지 않았다. 전반 내내 강원은 6개, 광주는 5개의 슛을 기록했지만 유효슛은 양팀 각각 1개에 그쳤다.

강원은 볼 점유율을 계속 높게 가져가면서 광주를 거세게 몰아붙이기보다는 수비를 튼튼하게 하면서 역습을 하는 작전으로 나섰다. 수비의 핵심인 배효성이 경고 누적으로 빠진 부담도 강원의 선 수비, 후 역습 작전 원인이기도 했다.

하지만 광주의 노력은 끝내 후반 8분 결실을 맺었다.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에서 찔러준 임선영의 패스는 정확하게 김호남에게 향했다. 그는 수비수 최우재의 수비를 받으면서도 침착하게 골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공을 때렸다. 김호남의 오른발 슛은 그대로 골망 오른쪽 상단을 흔들었다.

광주의 선제골이 터지자 급한 쪽은 강원이 됐다. 후반 11분 오른발 중거리 슛 외에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알렉스를 후반 14분에 교체시키고 김영후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후반 22분에는 정찬일 대신 알미르를 내보내 사실상 3명의 공격 자원을 뒀다.

강원은 후반에만 7개의 유효슛을 때렸지만 광주의 굳게 닫힌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광주는 후반 31분 조용태를 빼고 송승민을 투입한데 이어 후반 45분 김호남, 후반 추가시간 디에고를 빼고 윤상호와 안성남을 내보내 수비를 강화했다. 안성남이 투입되자마자 주심의 휘슬이 울렸고 광주는 승격을 위한 첫 관문을 넘어섰다.

▲ 광주 선수들이 22일 원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과 K리그 챌린지 준플레이오프에서 김호남의 결승골로 1-0으로 이기고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은 뒤 서포터스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남기일 감독대행 "부담주기 싫어 한 골만 넣고 이기자고 했다"

승리라는 결과가 필요했던 남기일 감독대행으로서는 강원전이 무척이나 어려웠다. 올 시즌 네 차례 맞대결에서 2승 1무 1패를 거두긴 했지만 무승부가 곧 패배로 직결되는 준플레이오프는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남 감독대행은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기 싫었다. 전반에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막으면 후반에 기회가 난다고 봤다"며 "전반에 잘 막고 후반에 기회가 나면 단 한 골만 넣자고 했다. 2골, 3골이 필요한 경기가 아니니까 하나만 넣고 이기자고 한 것이 선수들의 부담을 덜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남 감독대행은 "올 시즌 강원을 상대로 좋은 기록을 남겼기 때문에 자신은 있었다"며 "오히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는 안산 경찰청과 경기가 관건이다. 그래서 포커스를 안산전에 맞추고 있다는 호기를 부려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제 광주는 안산과 만난다. 안산은 올 시즌 K리그 챌린지에서 2위를 차지한 팀이다. K리그 클래식에서 주전으로 활약했던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남 감독대행은 "올 시즌 안산을 상대로 이겨본 기억이 없다. 그래서 꼭 안산과 한 번이라도 다시 한번 격돌하고 싶었다"며 "안산과 경기에서 이겨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가는 것이 첫 목표다. 강원전을 치르고 나니 머리가 아파오는데 일주일 동안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아직 광주의 경기력은 완전하지 않다. K리그 챌린지에서도 어렵게 경기를 풀어왔다. K리그 챌린지 플레이오프에서 이긴다고 하더라도 홈 앤 어웨이 방식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가장 먼저 강등의 칼날을 맞았던 광주에 처음으로 찾아온 승격의 기회는 절대 놓칠 수 없다.

광주는 안산과 K리그 챌린지 플레이오프 역시 무조건 이겨야 한다. 무승부는 곧 패배다. 광주가 단 한번도 이겨보지 못했던 안산을 상대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아진다. 광주 선수들은 "절대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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