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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 '란제리 소녀시대' 응답하라 1979 대구? 차별화 쉽지 않아 보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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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Q] '란제리 소녀시대' 응답하라 1979 대구? 차별화 쉽지 않아 보이는 이유
  • 홍영준 기자
  • 승인 2017.09.12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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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홍영준 기자] ‘란제리 소녀시대’가 첫 방송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기존 드라마와 차별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11일 오후 첫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는 방송 당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 드라마의 주연을 맡은 보나(이정희 역), 채서진(박해주 역), 서영주 (배동문 역)은 인상적인 등장으로 극에 안정감을 선사했다.

‘란제리 소녀시대’가 첫 방송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사진=KBS 2TV 월화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 방송 화면 캡처]

드라마 첫 회에서 비교적 인상적이었던 건 아이돌 그룹 우주소녀 보나의 연기였다. 드라마 방영 전 대구 출신이란 점을 밝힌 보나는 첫 주연작에서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또한 상대역으로 등장한 서영주와 ‘서울 예쁜이’ 채서진의 연기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드라마의 설정과 분위기는 다소 아쉽다. 70년대 후반 대구를 배경으로 했다는 드라마 소개처럼 최근 유행하는 80-90년대 배경의 드라마 아류작이란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지금까지 드러난 바로는 tvN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디테일한 화면 구성을 택하는 대신 시간과 공간만 설정하고 인물 간의 관계를 강조한 드라마일 가능성이 높아 시청자들은 다소 실망스럽단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세 번 모두 엄청난 히트를 기록한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서는 당시 시대상에 맞는 오브제를 적절히 배치해 시대의 분위기를 살림과 동시에 이를 알아본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방영하기 위해 제작진이 들인 시간 및 공이 엄청나다는 건 드라마 이후 알려져 더 큰 호감을 샀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와 비슷한 시대에 비슷한 배경을 빌려 온 ‘란제리 소녀시대’는 완성도 면에 있어 더 높은 평가를 받지 않는 이상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긴 어려워 보인다. 단순히 빵집에서 미팅을 한다든가 선생님께 쫓기듯 혼나는 모습만으로 당시 분위기를 재현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이날 극중 연기자들은 선생님을 ‘쌤’이라 부르며 편하게 대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당시 분위기로선 상상하기 힘든 일이란 걸 제작진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연 캐릭터들이 살아있다면 현재 회자되는 비슷한 류의 드라마와 차별성이 드러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배경과 시대가 아닌 캐릭터를 살려 드라마에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면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와 비교도 사라질 것이다.

첫 방송에서 드라마의 정체성을 확립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란제리 소녀시대’는 식상한 시대 배경이란 설정의 문제 때문에 첫 회에서 높은 관심과 더불어 비슷한 강도의 실망감을 안겼다. 대중들의 부정적인 여론을 극복하고 ‘란제리 소녀시대’가 정체성을 회복해 또 다른 평가를 얻게 될 수 있을지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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