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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브이아이피'와 '당신이 잠든 사이에'… 배우 이종석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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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Q] '브이아이피'와 '당신이 잠든 사이에'… 배우 이종석의 두 얼굴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7.09.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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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자 Tip] 패션계에서 주목받는 모델에서 이제는 여심을 사로잡은 청춘 스타로… 하얀 피부에 소년 같은 인상의 이종석의 별명은 '만찢남'이다.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그의 비주얼은 최근 영화 '브이아이피'와 만나 화제를 모았다. '소년적' 이미지를 보여줬던 그가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악역 연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브이아이피' 이후 달콤한 러브스토리인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로 돌아오는 이종석. 그가 말하는 '배우 이종석'은 어떨까?

[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시사회 이후 영화를 본 기자가 "무서워요"라고 말하자 이종석은 만족한 듯 웃으며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브이아이피'는 언론시사회부터 개봉 이후까지 '호불호'가 갈렸던 영화다. 그러나 영화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배우 이종석이 보여준 연기는 기존의 그가 보여줬던 연기와는 또 다른 연기였다.

배우 이종석은 영화 '브이아이피'에서 사이코패스 악역, 김광일 역으로 연기변신을 했다. [사진 = 호호호비치 제공]

◆ 영화 처음 봤을 때 느낌은?

"속이 시원했다. 보고 나니 스스로 '애 썼다'라는 느낌이다. 제가 가지고 있던 무기가 영화 '브이아이피'에서 잘 드러난 것 같다.

◆ '브이아이피'로 연기변신, 압박감은?

"압박감이라기 보다 욕심이다. 남자 배우들은 이런 배역 한번 쯤 하고 싶어한다. 박훈정 감독님 표 느와르가 드라마틱한 느낌이 많이 들어서 기대가 됐다. 이종석이라는 배우가 기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다른 느낌을 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제 소년 같은 이미지가 저의 장점이고 무기라고 생각한다. 물론 장동건 선배님 같은 남성적인 이미지에 대한 동경도 있다. 제가 느와르에서 담배를 무는 장면과 장동건 선배님이 하시는 것은 차이가 있다. 연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런 부분들이 부러운 것 같다."

◆ 캐스팅 과정은?

"제가 중국드라마 촬영할 때였다. 매니저가 시나리오를 읽고있길래 저도 읽어봤다. 바로 박훈정 감독을 찾아뵙고 제가 해보면 안되겠냐고 했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는 장동건, 김명민 선배 투톱이라고 생각했다. 김광일이란 캐릭터는 '브이아이피' 속 장치라고 생각하고 조연이라도 상관 없다고 말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제가 맡은 역할이 타이틀롤이라고 해서 놀랐다."

◆ '브이아이피'는 말 그대로 '쎈' 영화다. 부담감은?

"제 욕심에 했는데, 다 찍고 나니 걱정이 됐다. 팬들의 반응도 걱정이 되고 영화 개봉 이후 멜로 드라마가 방영되어 걱정됐다. 팬들의 경우, 어린 팬들이 많다. '브이아이피'를 보고 상처를 받거나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최근 SNS에 팬에게 쪽지가 왔다. 어린 팬인 것 같은데 '오빠 저 '브이아이피' 너무 보고 싶은데 청소년 관람 불가예요. 몰래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봐도 될까요?'라는 질문이었다. 답장을 보냈다. 응원 해줘서 고마운데, 어른이 되면 봐달라고. 영화가 너무 어린 친구들이 보면 안 좋을 것 같아 그렇게 말했다.(웃음)"

배우 이종석 [사진 = 호호호비치 제공]

◆ 선배 배우들과 작업했다. 각각 조언을 해준 부분은?

"장동건 선배님이 멘탈 케어를 많이 해주셨다. 제 촬영이 끝나고 조언을 구하면 선배님들은 다 코멘트를 해주신다. 장동건 선배님은 괜찮았다고 조언해주셨다. 김명민 선배님은 추상적인 게 아닌 실제적인 조언을 해주신다. 표정까지 원 포인트 레슨으로. 선배님들에게 많이 배워 너무 감사했다."

◆ 극중 영어로 연기하는 장면이 나온다. 어려웠던 점은 없었는지.

"정말 수천 번 연습했다. 녹음파일을 듣고 연습했는데 생각한 대로 잘 안되더라. 대신 북한말은 제가 자신이 있었다. 영화 '코리아'와 드라마 '닥터 이방인' 하며 북한어를 선생님에게 수업받기도 했다. 그런데 박훈정 감독님이 원한 것은 김광일이 북한보다 외국에서 더 오랜 시간을 지냈으니 세련된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박희순 선배님의 톤이 좋다고 하셔서 벤치마킹해서 연습했다."

◆ 비슷한 장르 영화중에 '브이아이피'를 위해 참고했던 장면이 있다면?

"감독님이 추천했던 작품은 '아메리칸 사이코'와 '세븐'이었다. 추천만 해주셨다. 참고는 하지 말랬고…."

◆ 평소 드라마 보는 것이 취미라고 했다.

"요새는 외출을 조금 한다. 어제도 가로수길에서 커피를 마셨다. 드라마 보는 건 여전히 좋아한다.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을 혼자 따라하기도 한다. 한동안은 tvN 드라마 '비밀의 숲'의 조승우 선배를 따라했다. "

◆ 앞으로 하고싶은 연기는?

"저는 꾸준히 다작을 해왔다. 앞으로도 제가 가진 이미지, 연기 톤을 최대한 많이 소비할 생각이다. 다 소비해 버린 후 제 스스로 새로운 무기를 찾지 못하면 소멸해 버리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왜, 작가들도 마감 시간이 정해져 있으면 뭐든 해내는 그런 게 있지 않나. 저도 배우니까 제가 가진 것을 다 소비하고 나면 대본도 덜 들어올 테고, 그러면 스스로도 절박해 새로운 것을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닥터 이방인'을 할 때, 슬럼프가 왔다. 그때는 연기 칭찬도 많이 받았는데 제 성격과 캐릭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충돌했다. 그래서 스스로 연기하는 것이 힘들었다. 20부를 힘들게 연기해 내는데 7부 쯤 됐을 때 송강호 선배님이 문자를 해주셨다. '아주 잘하고 있다. 그렇게 하는거야' 라고. 정말 그 문자가 감사해서 슬럼프를 극복하고 드라마도 잘 마칠 수 있었다.

이후 쉬어야 겠다고 생각했고, '피노키오'를 하고 1년 간 공백을 가졌다. 스스로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돌파구로 영화 '브이아이피'를 선택했다. 캐릭터 자체에 공감할 수 없고 나랑 완전히 다른 캐릭터. '브이아이피' 연기하고 스스로에게 칭찬을 안하는 편인데 '고생했다'고 칭찬해줬다.

배우 이종석 [사진 = 호호호비치 제공]

◆ 캐릭터가 아닌 인간 이종석의 성격은?

"저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부끄러워한다. 감정 기복도 심하고 대체로 우울한 편이다. 그래서 요새는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 연기를 잘하고 싶은 욕심에 강박이 생겼다. 이종석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촬영과 연기가 일상이 되니 무기력하고 우울해지기만 하더라. 최근에는 초등학교 동창들도 만나고 친구들과 수영장도 다녀왔다."

◆ '브이아이피'로 듣고 싶은 평가는?

"'얘가 연기 욕심이 있구나. 이런 연기도 하는구나' 이런 평가 하나면 될 것 같다"

[취재후기] 하얗고 나른한, 이종석이 가지고 있는 소년 이미지는 그의 말대로 언제나 그에게 '무기'가 됐다. 그러나 배우 이종석이 가지고 있는 힘은 비단 소년적 이미지 뿐만은 아닐 것이다. 자신의 강점을 모조리 소비하고자 열심히 일한다는 이종석의 다음 작품 '당신이 잠든 사이'는 그가 어떤 새로운 무기를 보여줄까? 이종석의 새로운 연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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