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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기자회견 발언과 충돌하는 대한축구협회 김호곤, 진실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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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기자회견 발언과 충돌하는 대한축구협회 김호곤, 진실은 어디에?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9.1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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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대혼란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71) 전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충격적인 발언을 했고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이에 또다시 반박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히딩크 감독은 14일 오후 6시(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한국 취재진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한국 축구를 위해서, 국민들이 원한고 필요로 한다면 어떤 형태로든, 어떤 일로든 기여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서 논란이 된 내용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2연전에서 모두 0-0으로 비겼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따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실망스러운 경기력에 축구 팬들의 실망은 컸다.

이 시점에서 히딩크 재단 측을 통해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 감독직에 관심이 있으며 이러한 의사를 이미 3개월 전에 축구협회 관계자에게 전달했다고 밝히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온라인 상에서는 ‘히딩크 바람’이 불었다. 신태용 감독을 내려앉히고 히딩크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맡겨 월드컵 본선을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이에 김호곤 위원장은 불쾌함을 표하며 “그것이 정말 히딩크 감독 입에서 나온 건지 궁금하다”며 “히딩크 감독님이 명장 아니냐.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분이다. 그런 제의를 할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제안을 들은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의 이야기는 달랐다. YTN 보도에 따르면 히딩크 감독은 이미 3개월 전인 6월 대표팀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대표팀 감독 혹은 기술 고문으로 한국 축구에 기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대리인을 통해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계획은 돈과는 전혀 사관이 없고 자신의 오랜 월드컵 경험을 공유하고 싶은 순수한 마음이었다고 힘줘 말했다.

또 당시 히딩크 재단의 히딩크 감독의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는 대리인이 핸드폰 메시지 어플을 통해 기술위가 남은 최종예선 2경기를 맡을 임시감독을 선임하고 본선 진출 후 지원자 중에 새 감독을 뽑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고도 말했다. 이에 김호곤 위원장은 본선 진출 확정 이후 이야기하자고 대응했다고 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두 가지 사실이 확인되는 셈이다. 하나는 히딩크 감독 측이 월드컵 본선진출이라는 전제 하에 대표팀 감독을 맡겠다고 했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김호곤 위원장이 이 같은 히딩크 측의 이야기를 듣고도 신태용 감독 선임을 밀어붙였다는 것이다.

김호곤 감독은 히딩크 감독의 기자회견 발언을 정면으로 받아쳤다. 뉴시스에 따르면 김호곤 위원장은 “히딩크측으로부터 그런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며 “왜 그런 주장을 하는 지 잘 모르겠다”고 억울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둘 중 한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이날 3개월 전 대리인과 김호곤 감독이 메시지 어플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고 이는 대화 내용을 공개하면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히딩크 감독이 직접 나서 언론에 알려진 사실을 인정하면서 ‘히딩크 바람’은 폭풍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게다가 이날 이회택, 황보관, 김주성, 김진국 등 축구협회 전현직 임직원들이 법인카드를 사적 용도로 썼다는 이유로 불구속 입건되는 일까지 있었다. 안 그래도 낮았던 축구협회를 신뢰도는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을 정도로 추락했다.

이어 김호곤 위원장 경질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현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이라면 경질은 당연한 일이다. 혼란한 상황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메시지 공개 등 사실 규명을 해야 할 때다.

또 축구협회는 히딩크 감독의 기자회견 이후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한국축구와 우리 축구대표팀에 대한 히딩크 감독의 관심과 사랑에 감사드린다. 내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이 좋은 성과를 거두는데 히딩크 감독이 많은 도움을 주시기 바란다. 기술위원회 및 신태용 감독과 협의하여 히딩크 감독에게 조언을 구할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요청하겠다.”

히딩크 감독의 발언과는 고맙게 받아들이되 그 역할은 조언자로 국한하고 신태용 체제로 월드컵 본선을 준비하겠다고 못을 박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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