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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잔혹사에도 '팀 퍼스트' 외치는 정영삼 투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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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잔혹사에도 '팀 퍼스트' 외치는 정영삼 투혼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1.24 0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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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SK전서 부상 당하고도 출전 강행…23일 KGC인삼공사전 22점 폭발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인천 전자랜드 가드 정영삼(30)이 팀을 위해 남다른 책임감으로 부상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심각한 부상 속에서도 출전을 강행하며 팀의 4연승을 견인했다.

팀 내 최고 연봉자로서 헌신해야 한다는 마음이 강하다. 정영삼의 ‘팀 퍼스트’ 정신이 전자랜드를 깨웠다.

전자랜드는 23일 인천삼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2라운드 안양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경기 종료 1분여 전 결정적인 3점슛을 터뜨리는 등 22점을 폭발한 정영삼의 활약에 힘입어 72-68로 이겼다.

9연패 후 파죽의 4연승을 내달린 전자랜드는 7승10패를 기록, 단독 5위로 뛰어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4위 고양 오리온스와 격차는 4.5경기다.

▲ 정영삼(오른쪽)이 23일 KGC인삼공사전에서 점프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4연승 이끈 3점슛, 반등의 신호탄

올시즌 네 번째로 한 경기 20점대를 기록했다.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정영삼은 1쿼터 2분 38초를 남겨둔 상황에서 차바위 대신 코트를 밟았다.

출전시간이 적었기 때문에 점수를 올리지 못했지만 정영삼은 2쿼터부터 본격적인 득점 사냥을 시작했다.

2쿼터 3점슛 1개 포함 9점을 몰아넣은 정영삼은 3쿼터에서도 3점슛 2개 포함 8점을 뽑아내며 훨훨 날았다. 정영삼 덕에 전자랜드는 한때 12점차까지 벌어졌던 격차를 모두 줄이며 4쿼터를 맞을 수 있었다.

4쿼터에서는 스틸과 어시스트가 인상적이었다. 경기 종료 4분 2초를 남겨두고 가로채기에 성공한 정영삼은 직접 레이업 슛을 성공하며 63-63 동점을 만들었다.

결정적인 득점은 경기 종료 58초 전에 터졌다. 왼쪽 3점 라인 바깥에서 포웰의 패스를 받은 정영삼은 수비수가 달려드는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3점슛을 성공시키며 70-66을 만들었다. 승리를 확신한 정영삼은 포웰과 기쁨의 세리머니를 펼쳤다.

세 경기 연속 한 자릿수 득점의 아쉬움을 날린 활약이었다. 팀이 연승을 달리던 중에도 4점, 7점, 7점에 머물렀던 정영삼은 지난 12일 서울 SK전 이후 4경기 만에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팀의 9연패 기간에도 부침이 심했던 정영삼은 이날 다득점으로 앞으로 꾸준한 활약을 펼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 정영삼이 23일 KGC인삼공사전에서 3점슛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부상 중에도 팀이 먼저, 남다른 희생정신

정영삼은 전자랜드에서 누구보다 부상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선수다.

그의 부상 잔혹사는 지난해 6강 플레이오프 5차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자랜드와 KT는 4차전까지 2승2패를 기록했고 마지막 5차전에서 4강에 진출하는 최종 승자를 가려야 했다.

팀 우승에 대한 열망은 적극적인 공수 가담으로 이어졌지만 뜻밖에 찾아온 부상을 막지는 못했다.

정영삼은 자신의 진영 오른쪽에서 KT 오용준의 돌파를 막는 과정에서 갑자기 발목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한참을 일어나지 못하던 정영삼은 트레이너와 동료 선수들의 부축을 받으며 코트를 빠져 나갔다. 부상 정도가 심해 다시 코트에 들어설 수는 없었다.

정영삼이 빠지자 전자랜드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공격이 포웰 위주로만 진행돼 다양성을 찾기 어려웠다. 결국 전자랜드는 KT에 22점차 패배를 당하며 탈락의 쓴맛을 봤다. 벤치에서 팀 패배를 지켜본 정영삼은 고개를 숙였다.

비록 5차전에서 불의의 부상을 당했지만 전자랜드는 시즌 후 자유계약(FA) 선수가 된 정영삼에게 그동안 공로에 합당한 대우를 해줬다. 정영삼은 보수총액 4억원에 5년 계약을 맺고 전자랜드 유니폼을 계속 입었다.

FA 원년이자 지난해 아쉬움을 만회하기 위해 칼을 간 정영삼은 올시즌 첫 두 경기에서 29점, 26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그 힘으로 전자랜드는 시즌 초반 4승1패를 거두며 상위권을 유지했다.

▲ 정영삼이 16일 삼성전에서 코트에 쓰러진 뒤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하지만 지난달 23일 고양 오리온스전 석패 이후 9연패의 내리막길을 걸은 전자랜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 와중에 정영삼도 다시 부상을 당했다. 이번에는 팔꿈치였다. 그는 12일 SK전에서 왼쪽 팔꿈치 인대 부상을 당했다. 인대가 약 3㎝ 파열된 부상이었다.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

그러나 정영삼은 수술대에 오르지 않았다. 자신보다 팀이 먼저였기 때문이다. 그는 동료들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않고 코트에 섰다. 팀의 중참으로서, 그리고 구단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선수로서 책임감을 보인 정영삼이다.

자신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정영삼의 헌신이 전자랜드의 반등을 이끌고 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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