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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좋다' 이현우, 자기중심적 악동서 이타적 '젠틀남'으로 '무엇이 그를 바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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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좋다' 이현우, 자기중심적 악동서 이타적 '젠틀남'으로 '무엇이 그를 바꿨나'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7.09.17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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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류수근 기자] 살다보면 삶의 방향을 바꿀 만한 결정적인 사건이나 인물을 만난다. 중요한 것은 그 계기를 통해 어떻게 자신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키느냐는 것이다. 

때로는 자연 속에서 인생을 즐기고 커피 한 잔에서 여유를 찾을 줄 아는 '젠틀남'으로 통하는 이현우. 그가 바로 그같은 대표적인 인물이 아닐까 싶다. 

17일 오전 8시에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240회에서는 이현우를 변화시킨 ‘그것’의 존재와 무한한 힘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듯하다. 이날 부제는 ‘친절한 현우씨, 가수 이현우’이기 때문.

가수 이현우와 아들. 밝고 친절한 이미지다.  하지만 90년대 그에게는 악동의 이미지가 강했다.  [사진=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캡처]

1990년대 이현우와 2010년대 이현우. 동일 인물이지만 그를 지켜본 사람들은 전혀 다른 이미지의 인물과 만난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와 현재를 여행한다면 그같은 상반된 이미지는 더욱 뚜렷해질 것 같다.

혜성같이 등장해 단기간에 스타덤에 오른 이현우는 좋은 소식보다는 나쁜 소식으로 언론과 여론에 더 많이 오르내렸다. 대마초 사건과 음주운전 등 충격적인 뉴스가 잇따랐다.

하지만 2017년 지금의 이현우에게 그같은 ‘악동’ 같은 이미지는 전혀 찾을 수 없다. 지금 그는 항상 흐트러짐 없는 자세와 말쑥한 차림에 정제된 언어를 사용한다. 서두르지 않고 침착하며 올곧고 똑고른 이미지다. 정말 ‘금석지감’이라는 옛말이 딱 들어맞는다.

‘이현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 사건은 무엇이고, 그 매개 존재는 누구일까? 그리고 그 변화를 줄곧 잇도록 하는 힘은 무엇일까?

바로 그 사건은 결혼이었고, 그를 변화시킨 상대는 지금의 아내였고, 변화를 유지하게 하는 힘은 두 아들이다.

가수 이현우와 아들. 아들을 바라보는 모습은 그 누구보다 행복해 보인다.  [사진=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캡처]

이현우의 변화를 이끈 건 바로 ‘가족’이라는 새로운 둥지였다. 그는 2009년 44살의 늦은 나이에 13세 연하의 큐레이터와 결혼해 이제 어느덧 9살과 7살의 아이를 둔 가장이 됐다.

이현우는 결혼 이후 ‘내’가 아닌 ‘주변’을 바라보게 됐고, 고슴도치처럼 까칠했던 성격에서 친구같은 아들바보로 변신했다고 말한다.

젊은 시절 그는 인기에 취한 나머지 자기중심적이었던 것은 물론 비혼주의자였다. 하지만 결혼과 함께 그는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보기 시작했다. 총각 때 무심코 했던 말과 행동들이 얼마나 주위 사람들에게 큰 상처를 주었는지를 비로소 깨달았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제 전부예요.” 2017년의 이현우는 세상 여느 아빠처럼 ‘아들 바보’다.

9살 동하, 7살 주하와 글램핑 여행을 떠난 이현우의 모습은 이를 잘 대변해 준다. 그는 자신보다 항상 아이들을 먼저 챙기고 다 식은 밥을 나중에 먹는다. 총각 때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오늘날 이현우에게는 ‘성실함’ ‘친절함’ ‘자상함’ ‘섬세함’ 같은 단어가 딱 들어맞는다.

KBS 쿨FM ‘이현우의 음악앨범’을 2007년부터 11년째 진행하고 있다. 라디오 스튜디오 벽면에는 10년 넘게 이 프로그램을 진행한 'DJ 이현우‘를 기념하는 ’골든 페이스‘ 조형물이 걸려 있다. KBS라디오 DJ를 통틀어 단 3명뿐인 영광의 기념물이다.

또한, 2015년부터 tvN의 맛집 토크쇼 '수요미식회‘에서는 ’한 끼를 먹더라도 맛있게 먹자!‘는 미식 좌우명을 지닌 맛전문가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이현우는 미국생활 시절, 일 때문에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요리를 배웠다고 한다. 그는 50가지 이상의 파스타 요리가 가능할 정도로 뛰어난 요리실력은 물론 한 입만 맛보면 레시피가 보일 정도로 장금이 뺨치는 미각의 소유자로 알려져 있다.

'요즘 이현우는 젠틀맨'의 이미지가 강하다.  [사진=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캡처]

이현우는 2003년부터는 연기 영역에도 뛰어들어 무난히 안착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왔다. 하지만 그의 본업은 역시 ‘가수’다. 그는 90년대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였다.

이현우는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이민을 간 뒤 그곳에서 성장한 재미교포 출신 가수다. 가수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무작정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고, 우연히 음반 제작자를 만나 1991년 데뷔곡 ‘꿈’을 발표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지금은 발라드 가수라는 이미지가 워낙 강하지만 록, 힙합, 일렉트로니카 등 다양한 장르를 두루 섭렵한 뮤지션이었다.

그런 만큼 이현우가 지금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역시 ‘노래’다. 요즘은 오는 11월에 있을 공연을 앞두고 밴드 멤버들과 맹연습 중이다. 특히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소극장 무대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이현우는 ”가창력도 아니고, 무대매너도 아니고, 화려한 조명도 아니다‘라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감정 전달이다”라고 강조한다.

이날 이현우는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를 통해 “그냥 아이들한테 친구 같은 아빠로 남고 싶고 아내한테는 늘 애인 같은 남편으로, 그리고 제 자신에 있어서는 계속해서 좋은 사람으로 진화하는 과정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포부를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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