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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FA컵 준우승, 포항까지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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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FA컵 준우승, 포항까지 '나비효과'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1.24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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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플레이오프 진출권 걸린 3위에 사활…26일 맞대결이 분수령

[스포츠Q 박상현 기자] FC 서울의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을 간절히 바란 팀은 서울 말고도 더 있었다. 바로 포항이다.

포항은 서울이 FA컵 우승을 차지하면 사실상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낼 수 있었는데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 이제 치열한 3위 싸움을 벌여야 한다.

서울이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성남FC에 승부차기에서 져 준우승에 그치면서 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티켓을 확보하지 못했다.

한국에 배정된 본선 티켓 3장은 모두 소진됐다. 현대오일뱅크 2014 K리그 클래식 우승과 2위를 확정지은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이 한장씩 가져갔고 성남이 마지막 남은 한 장을 가져갔다.

한국에 남은 것은 0.5장. 바로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이다. 플레이오프를 통해 이길 경우 본선에 합류한다.

▲ 포항과 서울은 FA컵과 AFC 챔피언스리그 등을 통해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이제 오는 26일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티켓을 놓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대결을 펼치게 됐다. 사진은 지난 7월 서울과 포항의 FA컵 경기. [사진=스포츠Q DB]

플레이오프는 3라운드에 걸쳐 진행된다. 1라운드에는 쿠웨이트와 요르단, 오만, 바레인, 레바논, 시리아, 미얀마, 말레이시아, 인도, 싱가포르의 팀이 나서고 2라운드부터는 우즈베키스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카타르, 이라크, 중국,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가 합류한다.

◆ 포항과 서울, 웃는 팀은 단 하나

K리그 클래식 3위팀에 주어지는 것은 플레이오프 3라운드 진출권이다. 1, 2라운드를 거쳐 올라온 팀과 본선진출권을 놓고 마지막 결전을 펼친다. 3라운드는 내년 2월 17일 벌어진다.

한국은 동아시아권에 속해 있기 때문에 중국이나 태국, 베트남 등의 팀과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전력만 놓고 본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다른 팀보다 1개월 일찍 시즌을 시작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컨디션이 흐트러질 염려가 있다.

그러나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가 시즌 운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두 번째 문제다. 이젠 플레이오프 티켓만이라도 따내야 한다.

서울이 FA컵 우승을 차지해 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티켓을 따냈더라면 포항이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낼 수 있었다. 현재 승점 57로 3위를 달리고 있는 포항은 서울, 수원전 등 2경기를 남겼다. 승점 54로 5위를 달리고 있는 제주가 오는 30일 서울과 마지막 대결을 남겨뒀기 때문에 쌓을 수 있는 최대 승점이 57이다. 포항으로서는 승점 1만 더해도 자력으로 4위가 확정된다.

▲ 황선홍 포항 감독이 지난 8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승부차기를 준비하고 있는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포항은 FA컵과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승부차기 끝에 서울에 진 아픔을 되갚겠다는 각오다. [사진=스포츠Q DB]

현재 4위인 서울이 3위로 올라가더라도 이미 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티켓을 확보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포항은 4위만 차지해도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낼 수 있었다.

그러나 서울이 FA컵 우승을 놓치면서 포항과 서울의 3위 경쟁이 더욱 뜨거워지게 됐다. 두 팀 가운데 한 팀은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오를 수 없다.

포항과 서울이 나란히 2경기씩 남겨뒀다. 아직까지 유리한 쪽은 승점 3 차로 앞서 있는 포항이다.

결국 오는 26일 맞대결이 3위를 가르는 분수령이 된다. 만약 포항이 승리한다면 승점차가 6으로 벌어져 30일 벌어지는 정규리그 최종전 결과에 관계없이 3위를 확정짓고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티켓을 확보한다.

포항이 승리하지 못한다면 서울에도 기회가 생긴다. 서울과 포항이 비긴다면 여전히 승점차가 3이 된다. 포항은 30일 수원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3위를 확정짓게 된다. 그러나 포항이 수원전에서 진다면 문제가 복잡해진다. 이 경우 서울이 제주를 꺾고 승점 58로 같아지기만 해도 3위로 올라서게 된다. 현재 서울이 골득실에서 포항에 13-12로 앞서기 때문에 승점이 같아지면 포항을 앞지르게 된다.

▲ 최용수 서울 감독(오른쪽)이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과 FA컵 결승전에서 승부차기가 불리하게 진행되자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AFC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티켓을 따내려면 FA컵 우승 실패 충격을 이겨내고 26일 포항전에 집중해야 한다. [사진=스포츠Q DB]

◆ FA컵·AFC 챔피언스리그 맞대결서 모두 서울이 승자…포항 설욕 다짐

서로가 서로에게 지는 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서울이 포항에 지면 3위 탈환이 완전히 무산되는 것처럼 포항이 서울에 지면 자력 3위가 힘들어진다. 26일 경기에서 질 경우 포항은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4위로 내려가게 된다. 이 경우 30일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정해진다. 서울이 제주를 이긴다고 전제했을 때 포항은 수원을 상대로 큰 점수차로 이겨야 하는 부담이 생긴다.

그렇기에 오는 26일 오후 7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두 팀의 맞대결은 K리그 클래식 빅매치다. 한 경기에 따라 시즌 농사가 좌우된다.

포항은 스플릿 라운드 들어 2무 1패로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최근 10경기에서 1승 4무 5패에 원정 5연패를 기록 중이다. 주전 골키퍼 신화용의 부상에 수비부터 허리, 공격까지 위력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서울은 성남에 일격을 받아 상승세가 꺾였다. FA컵 준우승의 충격을 치유하는 것이 급선무다.

공교롭게도 포항과 서울은 올 시즌 여러 차례 악연을 맺었다. 그리고 모두 웃은 쪽은 서울이었다. FA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서울이 승리했고 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도 승부차기에서 서울이 이겨 4강에 올랐다.

장소 또한 모두 서울월드컵경기장이었다. 포항이 올 시즌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웃은 것은 4월 20일 벌어졌던 정규리그 1-0 승리 뿐이기 때문에 설욕을 벼르는 이유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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