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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포트] 아이오아이(I.O.I) 그 후 반년, 11명 소녀들의 고민과 숙제는??(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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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포트] 아이오아이(I.O.I) 그 후 반년, 11명 소녀들의 고민과 숙제는??(下)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7.09.1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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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아이오아이(I.O.I)의 행로는 요즘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워너원에도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걸 그룹과 보이그룹이라는 차이점도 분명히 있지만 ‘프로듀스101’를 통한 프로젝트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 종료 후 각자도생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유사점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아이오아이 멤버들이 처한 현실과 고민을 적나라하게 엿보는 것도 아이돌그룹이 지배하는 한국 가요계의 현황을 읽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 우주소녀 유연정과 다이아 정채연, '중간 합류'는 같지만…

새로운 걸 그룹으로 데뷔뿐만 아니라 기존 걸 그룹으로 합류한 아이오아이 멤버들도 있다. 바로 우주소녀의 유연정과 정채연이다.

2016년 2월 데뷔한 우주소녀는 유연정의 합류 전에도 독특한 콘셉트와 꾸준한 음원 성적을 거두며 '라이징 걸 그룹'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우주소녀는 별자리를 모티브로 한 콘셉트가  장점인 그룹이다. 새 멤버 유연정은 기존 황도 12궁에 새로운 별자리인 땅꾼자리로 투입됐다. 우주소녀가 가지고 있던 기존 콘셉트를 해치지 않으면서 유연정 영입을 스토리에 성공적으로 입힌 사례로 기획사의 기획력이 빛난 경우다.

유연정이 합류한 이후 발표된 첫 곡 '비밀이야'는 새로운 별자리 소녀인 유연정의 합류라는 이야기와 콘셉트를 잘 살린 뮤직비디오와 몽환적인 곡이 높게 평가받으며 높은 음원 성적과 음반판매량을 기록했다.

다이아 정채연은 연기자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 = 스포츠Q DB]

반면 정채연의 다이아 재 합류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정채연은 '프로듀스101' 출연 전인 2015년 다이아를 통해 데뷔했다. ‘프로듀스101’에서 높은 성적을 거둔 정채연은 아이오아이 활동 도중 다시 다이아로 재 합류해 ‘이중 활동’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후 정채연은 드라마 '혼술남녀', '다시만난 세계'와 같이 연기 방면에서 호평을 받으며 '연기돌'로 거듭났다. 그러나 소속 그룹 다이아는 정채연의 재 합류에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최근 다이아는 아이돌 그룹 재기 프로젝트 예능 프로그램 ‘더 유닛’에 합류 소식을 알려 가요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 아이오아이 멤버들, 새로운 시작이 '기대 이하'인 이유? 소속사의 '기획력' 필요해

각자 다른 방식으로 새 출발을 한 아이오아이 멤버들. 그러나 이들의 ‘새 출발’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아이오아이 시절의 영광을 재현해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최근 걸 그룹 시장은 군웅할거 시대라고 일컬어 질 만큼 많은 걸 그룹이 데뷔하면서 경쟁력을 갖추기 쉽지 않아졌다. 아이오아이로 한 차례 데뷔했다는 점은 인지도 면에서 멤버들 개인에게 강력한 장점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기존 고착화된 이미지로 인해 새로운 그룹에 융화되지 못한다는 단점을 필연적으로 갖는 양면성을 지닌다. 

아이오아이 출신 멤버들의 재도약 실패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기획사의 기획력 부재다. 아이오아이 출신 멤버들의 인지도를 이용하겠다는 마케팅 전략은 좋지만 전체 그룹의 큰 그림 없이 조급한 데뷔는 팬들의 외면을 받기 십상이다.

'갓세정', '아재 세정'이라는 캐릭터가 있던 김세정은 동화 콘셉트가 돋보이는 구구단 데뷔곡 '원더랜드'(Wonderland)에서는 시선을 끌지 못했다. 김세정이 ‘프로듀스101’과 아이오아이에서 보여준 매력을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걸그룹 구구단·프리스틴·위키미키 [사진 = 스포츠Q DB]

아이오아이 멤버들이 소속된 새로운 그룹에 대한 기존 팬들의 구매력 역시 낮아졌다. 그렇다보니 이제 활동이 끝난 아이오아이 팬덤의 '충성도'에 의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아이오아이 팬인 대학생 김서윤(24) 씨는 "아이오아이 멤버들을 응원하지만 각자 뿔뿔이 흩어진 아이오아이 '팬질'을 예전처럼 하지는 않는다. 새로운 그룹에서는 아이오아이에서 멤버들 끼리 보여줬던 '시너지'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서윤 씨는 "결국 아이오아이 인지도와 캐릭터에 의존하기보다 새로운 매력으로 새로운 팬들을 불러 모아야 한다"며 새롭게 데뷔한 아이오아이 파생 걸 그룹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동안 아이오아이 멤버들 중 활동 종료 후 가장 가시적인 성과를 보인 것은 솔로 활동으로 두각을 나타낸 김청하와 우주소녀에서 활동 중인 유연정이다. 김청하의 경우 솔로이기 때문에 기존 개인 팬덤을 고스란히 흡수할 수 있었다. 

유연정의 경우 우주소녀를 기획한 스타쉽의 기획력이 빛났다. '별자리'라는 콘셉트를 이용해 기존 그룹의 이미지와 콘셉트를 해치지 않고 새로운 멤버를 받아들이는 윈-윈(win-win)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기획사 입장에서도 아이오아이 출신 멤버들의 활용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아이오아이를 탄생시킨 '프로듀스101' 시즌1 [사진 = 스포츠Q DB]

익명을 요구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 A 씨는 "아이오아이 출신 멤버들은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만큼 소속된 걸 그룹의 활동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다른 멤버들과의 '밸런스'를 해친다는 단점 또한 있다"면서 "기획사는 아이오아이 출신 멤버들을 중심으로 그룹을 짜거나, 혹은 다른 멤버들에게 초점을 맞춰 데뷔를 준비한다. 전자의 경우 그룹의 밸런스가 무너지고 후자는 유명 멤버의 장점을 그룹의 인기로 살리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고 진단했다. 

아이오아이 멤버들의 아이오아이 활동 이후 새로운 도전은 기존 아이오아이 팬들에게 아쉬운 성과다. 아이오아이 활동 종료 이후 반년, 앞으로 각자 다른 방식으로 '새 출발'을 한 아이오아이 멤버들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아이오아이 고민은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남동생 그룹’ 워너원의 고민이기도 하다. '프로듀스101'과 아이오아이·워너원으로 얻은 각 멤버들의 매력이 프로젝트 활동 종료 이후에도 꾸준히 대중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각 기획사들의 고민이 절실한 시점이 아닐 수 없다. 

[Q리포트] 아이오아이(I.O.I) 그 후 반년, 11명 소녀들의 현주소는?(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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