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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이승우 또 결장, 그저 '유니폼 판매원'에 불과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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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이슈] 이승우 또 결장, 그저 '유니폼 판매원'에 불과한 걸까?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9.21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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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이승우(19·헬라스 베로나)의 데뷔전은 또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이승우는 마케팅을 위한 ‘유니폼 판매원’에 불과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오’다. 그렇다면 교체로도 경기에 나서기가 왜 이리도 힘든 걸까.

베로나는 21일(한국시간) 스타디오 마르크 안토니오 베니고디에서 열린 삼프도리아와 2017~2018 이탈리아 세리에A 5라운드 홈경기에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벤치를 지켰다.

출전기회를 찾아 낯선 이탈리아 땅까지 건너왔지만 뛸 수 있는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입지는 바르셀로나에서와 다를 점이 없다.

▲ 헬라스 베로나 이승우가 21일 삼프도리아전에서도 결장했다. 데뷔전이 자꾸만 미뤄지고 있다. [사진=이승우 공식 트위터 캡처]

◆ 맨유 입단 당시 박지성 떠오르는 행보, 이승우는 유니폼 판매원인가?

초반에는 비자 발급이 이뤄지지 않아 그런가보다 했다. 이후에는 아직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인가 싶었다. 그런데 결장이 자꾸만 반복되자 이제는 정말 이승우를 활용하기 위해 영입한 것이 맞는 것인가라는 의구심까지 들고 있다.

그러나 베로나의 이승우 영입 이유는 전력 보강을 위한 것이 맞다. 지난 시즌 세리에B에서 승격한 베로나는 150만 유로(20억 원)를 들여 바르셀로나에서 입지가 흔들리던 이승우를 데려왔다. 1억 유로(1343억 원)도 우스워진 이적시장에서 이승우의 이적료는 보잘 것 없는 수준이었지만 시장이 상대적으로 작은 세리에A, 그것도 승격팀인 베로나에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였다.

이승우의 이적료는 올 여름 베로나가 영입한 선수들 중 최고액이었다. 100년 이상의 팀 역사상 10위에 해당할 정도로 큰 투자였다. 4년이라는 계약기간도 그에 대한 기대치를 나타내는 것이었다.

파비오 페치나 감독 또한 이승우의 영입 당시 뛰어난 실력을 칭찬하며 기대감을 표했다. 모이스 킨과 함께 팀에 큰 도움이 될 자원이라는 것이다.

◆ 벤치만 달구는 이승우, 이유는?

승격한 베로나는 아직 리그에 적응 중이다. 세리에B와 확연한 수준 차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선수를 기용해보며 최적의 조합을 찾고 있다.

그런데 그 중에 유독 이승우만 선택을 못 받고 있다. 나이가 어려서라고 치부하기에는 힘들다. 이승우와 함께 영입된 2000년생 킨은 벌써 3경기에 출전했다. 다니엘레 베르데(21), 모하메드 살림 파레스(21)도 각각 5경기, 3경기에 나섰다.

이승우 결장이 길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수비 불안에서 찾을 수 있다. 베로나는 리그 5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2무 3패(승점 2)로 강등권인 18위. 승격하자마자 강등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불안한 수비가 원인이다. 이날은 무실점 경기로 소중한 승점을 추가했지만 앞선 4경기에서 무려 11골을 내줬다. 반면 득점은 단 1점. 심지어 이마저도 페널티킥으로 만든 것이었다.

주축으로 활약했던 마테오 비안케테가 부상으로 나서지 못하고는 있다고 하지만 불안해도 너무 불안하다. 한 때 유벤투스와 바르셀로나 등 명문팀을 거친 호세 마르틴 카세레스(30)의 실력은 예전 같지 않다.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라운드 AS 로마전에서는 0-3으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후반 수비수가 퇴장당하며 공격수 투입 시점을 잡지 못했고 이날은 불안한 상황 속 0-0으로 팽팽히 흘러가고 있었기에 무리하게 승리보다는 무승부로 승점 1을 챙기자는 생각이 강했다. 한 장은 킨에게, 나머지 2장의 교체카드는 중원의 무게를 더하는 데 활용했다.

결국 정리하자면 공격 옵션에서는 킨에 밀리고 있어 경기에 출전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그 이상의 공격 카드 투입은 현재 베로나로선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이승우에게 선뜻 기회를 주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승우는 지난 시즌 3부 리그에서 뛰었던 바르셀로나B에서도 단 1경기에 출전했다. 지난 5월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맹활약하기는 했지만 아직 성인 무대에서는 더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한 가운데 팀이 불안에 쫓기자 쉽게 이승우 카드를 꺼내들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거금을 들인 공격수를 언제까지고 벤치에 앉혀둘 수는 없는 일이다.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벌써 강등권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과감한 테스트를 해볼 필요가 있다. 이승우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공격에서 답이 보이는 상황도 아니다.

주로 약팀들이 사용하는 선 수비 후 역습 작전은 이승우를 사용하기에 가장 적절한 전술이 될 수있다. 스피드와 드리블이 좋은 이승우는 카운터 어택에 능하기 때문이다. 실점하지 않기 위해 수비에 중점을 두면서도 한 방을 노리기에 적합한 자원이다.

결국 시간문제다. 팀 훈련에서 꾸준히 좋은 면모를 보이며 신뢰를 쌓아 벤치에서 준비하는 자세로 기다리는 게 이승우가 할 수 있는 전부다. 그러나 기회는 조만간 찾아올 것이다. 쫓길수록 돌파구를 찾기 위한 방법을 찾기 마련이고 그 중심에 이승우가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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