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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의 몰락 '선수가 없다', 원인과 해결책은? [포럼현장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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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의 몰락 '선수가 없다', 원인과 해결책은? [포럼현장Q]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9.2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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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고등학교 여자 농구부가 20개 팀인데 10명을 채우는 학교가 2,3팀에 불과하다. 선수수급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당연히 수비 훈련도 제대로 할 수 없다.”

선수가 없다. 이호근 숭의여고 감독은 고등학교 팀에서는 자체 5대5 훈련도 진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1984년 LA 올림픽에서 은빛 쾌거를 이뤘던 여자농구가 이제는 올림픽 출전조차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이토록 몰락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돌파구는 없는 것일까.

▲ 25일 서울 광화문 kt 스퀘어에서 제3회 한국농구발전포럼이 개최됐다. 1부 '여자농구 저변 확대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와 관련해 숭의여고 2학년 박지현 선수 어머니 장명숙 씨(왼쪽부터), 이호근 숭의여고 감독, 손대범 점프볼 편집장, 전주원 아산 우리은행 코치, 임근배 용인 삼성생명 감독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사진=KBL 제공]

25일 서울 광화문 kt 스퀘어에 한국 농구계를 대표하는 다양한 얼굴들이 모였다. 위기에 놓인 여자농구의 변화를 위한 많은 이야기가 나왔다.

손대범 점프볼 편집장의 사회 속에 임근배 용인 삼성생명 감독, 전주원 아산 우리은행 코치, 이호근 숭의여고 감독, 숭의여고 2학년 박지현 어머니인 장명숙 씨가 ‘여자농구 저변 확대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띤 토론을 펼쳤다.

◆ 줄어드는 대학팀-성적만 바라보는 감독, 여자농구는 총체적 난국

용인 삼성생명에서 감독을 경험한 뒤 현재는 고등학교 팀을 맡고 있는 이호근 감독은 누구보다 프로와 학교 체육 간의 괴리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었다. 그는 “여자농구가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숭의여고를 포함해 5~6명으로 구성된 팀이 10개 팀에 달한다”며 “프로에 가면 로테이션 수비 등을 제대로 소화해야 하지만 사람이 없어 5대5 수비 훈련이 힘들다. 수비를 열심히 하라고 강조하지만 선수들로서는 (상대 선수를) 따라다니는 것도 버거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도 고개를 끄덕였다. “고등학교 선수들이 입단해 운동을 시켜보면 기본기가 부족한 것을 많이 느낀다”면서도 “그러나 지도자들을 탓할 수는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클럽 시스템을 통해 농구를 취미로 즐기는 여학생은 과거와 비교해 월등히 많아졌다. 여자농구가 침체기라는 이야기가 맞나 싶을 정도. 그러나 정작 클럽에서 활약하다가 엘리트 선수로 넘어오는 경우가 많지 않다.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모두가 프로에 갈 수는 없고 대학교에 진학해 실력을 키워 프로에 도전하거나 새로운 삶을 꾸려가야 하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

대학 팀이 줄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 중 하나다. 학부모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참석한 장명숙 씨는 “우리 아이가 처음 농구를 시작할 때만 해도 대학교가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헀다”며 “그러나 서울 내에서는 하나도 생겨나지 않았다. 현재 있는 9개 팀에서도 선수를 잘 뽑지 않으려고 한다. 20개 고등학교 팀에 160여명이 갈 곳이 없어지는 셈이다. 운동을 해야 할 메리트를 느끼지 못한다. 더 많은 대학이 생겨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 이호근 숭의여고 감독(가운데)이 여자농구 발전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이호근 감독은 “많아해 한 해에 12~15명이 프로에 진출한다. 나머지는 대학에 가야한다. 성심대와 수원대의 경우 당초 선수를 안 받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다행히 이후에 정정했지만 이게 현실”이라며 “그러나 대학도 구조조정을 한다면 1순위가 운동부가 될 수밖에 없다”고 난감한 현실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역대 최악으로 불리는 저출산 시대다. 이 감독은 “저출산이 심각한 문제다. 숭의여고의 경우 올해 2명이 졸업한다. 타 학교에서 1명이 오지 않으면 시합에 나설 수 없다”며 “일반 학생 중에 농구를 하고 싶어하는 선수가 있다. 키가 160㎝ 정도. 그런데 받지 않을 방법도 없다”고 말했다.

전주원 코치는 “열악한 저변의 문제는 여자농구에만 국한되는 것도 아니고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라며 “인구 감소 문제가 크다. 내가 고등학생일 때와 비교하면 출산이 3분의 1로 줄었다. 결국 소수의 자원들을 어떻게 장기적으로 끌어들일 것이냐가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과거에 비해 많이 변했지만 지나치게 성적 위주로 팀을 이끄는 것 또한 여전한 문제로 지적된다. 이로 인해 실력이 뛰어난 선수들은 ‘혹사 논란’에 시달리게 되고 몸에 무리가 오기도 한다. 임근배 감독은 “고등학교 때 이미 수술을 마친 선수들도 여럿 있다. 그런 게 개선돼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또 운동을 힘들게 시키고 욕하며 가르치다보니 클럽에서 유입된 선수들이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 외인 투자 줄여 대학 지원, 지도자 고용 보장 등 시도할 방법은 많다

다양한 대책도 논의됐다. 가장 많은 이야기가 나온 것은 대학 농구팀 활성화다. 매년 프로에 입단할 수 있는 선수는 10명 남짓. 대학이라는 공간은 훗날 프로 진출을 위한 길인 동시에 그렇지 못할 경우에 대비한 일종의 안전장치 역할까지도 한다. 대학 팀이 많아지면 선수들로서는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안심하고 농구에 전념할 수 있다.

임근배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줄여 이를 대학 팀에 투자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현재 팀 별로 외국인 선수에 4~5억 원을 투자한다. 한림성심대가 농구를 접느니 마느니 하는데 이를 반만 줄여 투자해도 대학 팀엔 큰 도움이 된다”며 “아마 농구의 일이기 때문에 프로 팀에서 의지만 가진다고 되는 건 아니다. KBA(대한농구협회)와 문체부에서 힘을 써주셔야 한다. 이 같은 방법을 통해 대학을 12개팀 정도로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 감독은 실질적인 지원 뿐 아니라 협회와 연맹 차원에서 아마농구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어떤 게 더 나은 방법일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현재 팀을 운영 중인 학교를 잘 유지토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신선우 WKBL 총재께도 말했지만 초중고 농구부를 운영 중인 학교 교장 및 기타 선생님들과 만나 식사라도 함께 하며 감사의 뜻을 전하고 그러한 스킨십을 통해 운동부 운영에 열의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농구협회나 KBL 등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오른쪽)은 대학 농구팀 지원에 대해 강조하면서도 '1인 1기'를 통해 여자농구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KBL 제공]

이호근 감독은 “부산대가 좋은 예다. 재정적으로 상황이 나은 지방 국립대의 적극적 참여는 선수들에게 희망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전주원 코치도 “어린 선수들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모티브를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대학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임근배 감독은 대학팀 증가에 힘을 주면서도 초·중·고등학교 팀의 환경 개선으로 시선을 돌렸다. “초·중·고등학교 선수들은 물론 프로까지 통틀어도 코트에 즐거운 마음으로 나온다는 선수들은 10%도 안 될 것”이라며 “그만큼 힘들게 운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부분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재밌게 농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는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선수들이 재밌게 임 감독은 “최소 중학교까지는 재밌고 즐겁게 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학교에서 그런 의지가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도자들이 성적에만 목매지 않을 수 있게 고용 보장을 해야 한다. 즉각적인 대안이 되기는 힘들 수 있지만 이런 부분도 분명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농구에 대한 관심을 늘릴 수 있는 장기적인 대안도 제시했다. “어른들은 생활체육을 많이 하는데 학생들은 운동할 시간도 줄고 있다. 1인 1기를 해야 한다. 이에 대한 법안 발의를 하고 체육진흥법을 개정을 통해 모든 학생들 하나의 종목씩 배운다면 농구도 발전하게 될 것”이라며 “교육부, 보건복지부, 문체부가 다 연관되는 일로 체육계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이게 안 되면 아무리 다양한 시도를 해봐야 미봉책에 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원 코치는 “이러한 목소리가 커져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다들 이 자리에 모이셨을 것”이라며 “일본은 어떤 일을 할 때 100년을 계획해 진행한다고 한다. 지금도 노력하고 있지만 이 정도로는 여자농구가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협회나 매체에서도 더욱 많은 관심을 갖고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 남자 농구 샐러리캡에 대해 토론한 2부에서는 이재범 바스켓코리아 기자(왼쪽부터), 유도훈 인천 전자랜드 감독, 손대범 점프볼 편집장, 김성기 안양 KGC 사무국장, 이준우 KBL 사무처장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사진=KBL 제공]

이어 2부에서는 '남자 농구 샐러리캡 이대로 좋은가'를 주제로 토론이 이어졌다. 유도한 인천 전자랜드 감독, 김성기 안양 KGC 사무국장, 이준우 KBL 사무처장, 이재범 바스켓코리아 기자가 자리했고 다양한 이야기가 벌어졌다.

이재범 기자는 “프랜차이즈 선수들이 샐러리캡 문제로 팀을 떠나야하는 상황이 적지 않았다”며 “프랜차이즈 선수들에 대한 소프트캡의 도입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샐러리캡의 기본 골격은 유지하면서도 특수한 상황에 대해 예외 조항을 두자는 것이다. 샐러리캡을 어겨 패널티를 받으면서까지라도 영입해야 할 선수가 있다면 이를 용인하자는 뜻이다.

김성기 국장은 “연차별로 최저연봉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것이 샐러리캡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예외로 두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준우 사무차장은 “더욱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해 농구계와 언론 등이 모두 모여 토론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논의를 이어갈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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