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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니퍼트의 심상치 않은 가을, 두산베어스엔 선두 도약만큼 중요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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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초점] 니퍼트의 심상치 않은 가을, 두산베어스엔 선두 도약만큼 중요한 문제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7.09.28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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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4경기 19⅓이닝 23실점(21자책), 평균자책점 9.78.

프로야구에 갓 입문하는 신인 선수의 적응기 성적이 아니다. 지난 시즌 22승(3패)을 차지하며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두산 베어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36)의 9월 성적이다.

KIA 타이거즈를 제치고 페넌트레이스 1위로 가을야구를 준비하려는 두산이지만 어쩌면 그보다 니퍼트의 컨디션 회복이 더욱 중요한 문제일지 모른다.

니퍼트는 2011년 국내 프로야구에 처음 발을 디뎠다. 이후 꾸준한 활약으로 팬들로부터 ‘니느님’이라는 칭호를 얻으며 당당히 두산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통산 94승(43패)으로 역대 외국인 투수 가운데 최다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이 여성과 결혼까지 한 니퍼트는 이미 프로야구 팬들에겐 외국인 선수가 아닌 국내 선수처럼 인식되고 있다. 일부 팬들은 ‘니서방’이라고 부르며 귀화를 권유하고 있기까지 한 상황.

흔들림은 있었을지언정 무너지진 않았다. 2015년이 고비였다. 시즌 내내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고 6승(5패)에 그쳤다. KBO리그 데뷔 후 5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 쌓기에 실패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 32⅓이닝 동안 2실점, 완봉승 포함 3승 평균자책점 0.56을 기록하며 두산의 역대 4번째 우승의 주역이 됐다.

니퍼트는 지난해만큼은 아니지만 올 시즌도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활약했다. 14승 8패. 그러나 9월 들어 급격한 난조를 겪었다. 평균자책점은 3.50에서 4.20까지 치솟았다.

등판 경기에서 매 이닝 수비가 끝날 때마다 야수들을 기다려주고 고마움을 표하는 등 친절함과 선함이 트레이드마크인 니퍼트지만 최근 부진과 함께 신경질적인 행동도 늘었다. 마운드에서 물러난 뒤 글러브를 집어던지는 등 예전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장면을 종종 연출하고 있다.

27일 kt 위즈전에서도 초반부터 흔들렸다. kt 타선은 어렵지 않게 니퍼트를 공략했다. 변화구에 타자들은 좀처럼 속지 않았고 속구는 파울로 걷어내거나 안타로 만들어냈다. 1회에만 안타 4개, 볼넷 하나를 허용하며 27개의 공을 던져 3실점했다.

203㎝ 큰 신장의 니퍼트는 높은 타점에서 뿌리는 빠른 속구가 강점이다. 타자들은 “2층에서 내리 꽂는 것 같다”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그러나 최근 이 같은 속구의 위력이 잘 발휘되지 않고 있다.

다행히 2회부터 안정을 찾았다. 6회까지 안타를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출루도 단 한 타자에게만 허용했다. 그것도 볼넷이었다.

그러나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니퍼트는 지난 12일 가을야구에서 만날 수 있는 NC 다이노스에 3⅓이닝 동안 무려 11실점을 했다. 지난달 31일 KIA전에서는 4이닝 7실점(6자책). 9위 삼성 라이온즈(5이닝 3실점 1자책), kt를 상대로 그나마 나아진 투구를 펼친 것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

두산은 시즌 종료까지 3경기를 남겨뒀다. 니퍼트의 선발 등판 기회는 없다. 니퍼트가 가을야구에서 큰 역할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등판기회가 없다는 것은 더욱 불안하다. 그렇기에 다음달 3일 SK 와이번스와 시즌 최종전에서 불펜 대기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적지 않은 나이이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이 오히려 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 3연패에 도전하는 두산으로선 니퍼트에 대한 불안감을 털어버리는 게 무엇보다 큰 숙제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니퍼트의 불펜 대기와 휴식 중에 어떠한 선택을 할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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